[통신원수첩] 맨유 vs 첼시 라이벌전 ‘신사는 없었다’

입력 2009-1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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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자리가 걸려 있던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박지성, 비디치와 퍼디난드 등 맨유의 중심 수비수들이 결장해 첼시가 다소 우세할 것이란 예상을 깬 치열한 접전이었다. 결국 올 시즌 홈경기 100%% 승률을 자랑하는 첼시가 1-0으로 이기며 선두를 지켜냈다.

라이벌 전이었던 만큼 경기장 분위기는 마치 용광로 같았다. 양 팀 선수들 모두가 긴장과 흥분이 섞인 상태로 격렬한 경기를 치렀고, 때때로 흥분한 퍼거슨 감독의 고함 소리가 기자석까지 들릴 정도였다. 양팀 서포터 역시 흥분이 극에 달해 서로를 향해 욕설과 야유를 퍼붓는 행동도 이어졌다.

특히 첼시팬들의 비신사적인 행동은 이날 경기 ‘옥에 티’로 남았다. 경기 도중 관중석으로 날아간 볼을 밖으로 안 내주자 안전요원들이 나서 볼을 찾아 낸 장면만 두 번이 나왔다. 맨유 골대 쪽으로 쓰레기를 던지기도 해 골킥을 하려던 반 데 사르는 경기장 청소까지 도맡으며 경기를 운영해야 했다.

선수들의 흥분도 최고조에 달해 간혹 이성을 잃은 듯한 행동이 나왔다. 후반 중반 맨유 골라인 안에서 넘어진 드록바가 한참을 누워 있다가 경기장 밖으로 천천히 걸어 나가자 플레처는 손으로 욕을 하는 제스처를 하며 “빨리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 쳤고, 프리킥을 빠르게 전개 하려던 조니 에반스는 카르발류가 의도적으로 방해하자 그를 발로 차버리기도 했다.

결국 전쟁 같던 경기가 첼시의 승리로 끝나자 장내 아나운서는 “첼시가 맨유를 이겼다!”라고 소리쳐 분위기를 돋웠다. 이에 첼시팬들은 모두 일어서 흘러나오는 빅토리 송에 맞춰 춤을 추며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당연히 퍼거슨 감독은 행복하지 않았다. 그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존 테리의 헤딩골은 오프사이드였다”고 불평을 토로했고, 이에 안첼로티 감독은 “그 당시 골라인 안은 너무 정신없는 상태였고 잘 보지 못했다”고 받아쳐 경기 후에도 양 팀의 흥분은 조금도 사그러들지 않았다.런던(영국)|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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