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억 지바롯데행’ 김태균 “한화 파격 제의에 흔들렸었다”

입력 2009-1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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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와 역대 프로야구 해외진출 사상 최대규모 계약을 발표한 김태균은 역시 국내 최고액을 제시한 원 소속팀 한화에 미안함과 고마움을 함께 전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FA협상 뒷이야기 공개
“상상초월 금액 제시받고 한화 잔류할 뻔”…지바롯데와 사상최대 몸값 3년 계약 ‘새출발’

“한화가 나도 깜짝 놀랄 금액을 제시해 솔직히 놀랐다. 해외진출 목표를 이뤄 기쁘지만 한화 구단과 동료, 한화팬들이 생각나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FA 최대어 김태균(27)이 마침내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마린스와 계약하면서 한국인으로는 14번째, 한국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는 11번째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선수가 됐다.

김태균은 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전날 방한한 지바 롯데 세토야마 류조 대표와 만나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1억엔, 연봉 1억5000만엔 등 총 5억5000만엔(7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무조건 보장되는 금액이다.

또한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에 관해서는 추가협상을 하기로 했다. 연간 최대 5000만엔(3년간 1억5000만엔)의 인센티브가 책정될 전망이어서 사실상 3년간 최대 7억엔(91억원)의 조건에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계약시 보장된 총액 기준으로 보면 일본뿐 아니라 미국무대까지 총망라해 역대 해외진출 선수 중 최고 대우다.

이승엽은 2004년 지바 롯데와 2년 계약을 하며 일본 무대에 진출할 때 계약금 1억엔, 연봉 2억엔 등 총 5억엔을 받았다. 인센티브 5000만엔도 추가됐다. 박찬호를 비롯해 미국에 진출한 선수도 계약시 보장받은 금액은 김태균에 못 미친다.

그러나 김태균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친분 있는 한국 기자들과 따로 만나 “금전적인 면만 생각했다면 한화에 잔류해도 될 뻔했다”며 전날 한화와의 마지막 협상 뒷얘기를 털어놨다. FA 역사상 최고액은 심정수가 2004년 말 삼성과 계약한 4년간 총액 60억원.

김태균은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한화가 제시할 최대치를 예상하면서 심정수 선배와 같은 금액이거나 이를 약간 웃도는 조건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상상도 하지 못한 금액을 불렀다. 일부러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입이 벌어질 뻔했다. 마지막 날이 아니라 며칠만 더 빨리 제시했더라면 그 자리에서 사인을 해버렸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화 윤종화 단장은 “금액에 대해서는 서로 비밀로 하기로 해 말할 수는 없지만 구단으로서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고만 말했다. 한화로서는 생색내기용 역대 최고대우가 아니라 70∼80억원 가량 베팅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바 롯데 세토야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보물과 같은 선수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 4번타자로 전 경기에 출장해주기를 바란다”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태균은 14일 지바 롯데 고위층과 함께 일본으로 출국해 19일까지 머무를 계획이다. 홈구장인 마린스타디움과 지바 롯데측에서 제공한 최고급 아파트를 둘러볼 예정.

16일에는 일본 취재진을 모아놓고 입단기자회견을 한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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