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의 여왕’ 스릴러에 빠지다

입력 2009-1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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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예진, 송윤아. 양회성 기자yohan@donga.com

‘백야행’ 손예진…“너무 아픈 캐릭터 운명적 만남”
‘시크릿’ 송윤아…진실감춘 살인용의자 묘한 매력
‘비밀스러운 여인의 미스터리한 향기.’

손예진과 송윤아가 결정하기 쉽지 않은 어려운 선택에 나섰다. 흔히 여배우의 매력을 비교적 드러내기 쉬운 장르로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등을 꼽지만 이들은 그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특히 두 여배우 모두 그동안 청순하거나 친근한 이미지로서 관객과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그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나란히 스릴러 장르를 선택했다. 두 사람 모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핵심에서 정체 혹은 진실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하고 미스터리한 향기로 여배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공교롭게도 두 여배우는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속에서 자신들이 지닌 진실의 실체를 간직한 채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이끈다.

손예진은 19일 개봉하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이하 ‘백야행’, 감독 박신우·제작 시네마서비스, 폴룩스 픽쳐스)에서 살인 용의자의 딸로 자라나 피할 수 없는 운명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간다. 14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영화 속에서 그녀가 지닌 아픔의 무게는 사건의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좀체로 파악되지 않는다.

손예진은 ‘백야행’ 속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여배우로서 자신의 운명을 떠올렸다. 깊은 아픔을 감춰야 하는 극중 캐릭터는 여배우로서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처지와 상황과 닮아 있는 듯했다. 그래서 그녀는 연기를 하며 “처음으로 몸과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자신 안의 “약함과 슬픔을 보여주기 싫었다”는 여배우로서 고백이 캐릭터와 겹치며 더욱 큰 아픔으로 다가간 셈이다.

송윤아의 무대는 12월3일 개봉하는 ‘시크릿’(감독 윤재구·제작 JK필름, 그린피쉬픽쳐스). 극중 형사(차승원)의 아내로서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된 그녀는 자신이 지닌 진실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남편의 몸부림이 커질수록 더욱 감춰지는 그녀의 진실은 이제까지 배우 송윤아에게 보지 못한 매력으로 대체된다.

‘시크릿’은 올 3월 촬영을 완료한 영화. 그러나 배우 설경구의 아내로서 살아가게 된 뒤 선보이는 그녀의 첫 작품으로 대중에게 받아들여진다. 결혼 직전 ‘웨딩드레스’라는 영화를 선택한 것과 맞물려 좀 더 성숙한 여배우에 대한 기대감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그녀는 “살인 용의자 캐릭터에 대한 우려는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자신감을 표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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