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비활동기간 훈련 필요하다

입력 2009-1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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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선수협회가 최근 비활동기간 중 선수들의 훈련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때는 벌금 5000만원을 제재한다는 보도를 봤다. 신인, 부상자 등 예외로 인정한 선수도 있기는 하다. 선수 보호 또는 사생활 보장 측면에서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국내 프로야구 실정상 과연 비활동기간의 훈련 금지가 올바른 선택일까. 미국에서 10년 넘게 미국 스포츠를 직접 취재하고 날마다 스포츠 뉴스를 접하면서 국내 선수들이 정상에 서는 길은 종목을 떠나 ‘훈련 외에는 없다’는 점을 새삼 확인했다. 비활동기간에 훈련을 금지할 경우 국내 프로야구는 다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없다고 단언한다.

한국프로야구가 WBC에서 준우승을 포함해 두 차례 연속 4강에 진출한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선수들의 우수한 자질 때문인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대회 일정이 3월이라는 점이다. 둘째 토너먼트에 익숙한 투수 로테이션과 빠른 교체다. 장담하건대 현재의 상태(훈련, 일정 등)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한국의 WBC 4강 진출은 매 대회 보장된다.

중남미를 포함해 메이저리그 소속 선수들은 2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다. 시즌 직후 1개월 이상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1월부터 본격적인 시즌 대비 훈련에 들어가는 한국 선수들의 몸 상태와 미국, 중남미 선수들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일본이 좋은 성적을 낸 이유도 훈련 일정이 빨라서다.

미국은 장기간 훈련을 제도적으로 막아놓았다. 모든 종목이 마찬가지다. 개인종목이야 홀로 훈련하면 되지만 단체종목은 원천봉쇄해 놓았다. 최근 북미프로풋볼(NFL) 클리블랜드 브라운스(1승10패로 지구 꼴찌)의 에릭 맨지니 감독이 성적이 좋지 않아 다른 팀보다 조금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당장 선수가 반발하고 나섰다. “게임 때 잘해야지 훈련에서 힘 다 빼고 어떻게 하느냐”며 반발한 것이다.

9월 풋볼 명문 미시건대학(최근 성적이 부진하다)의 리치 로드리게스 감독이 규정보다 많은 시간 동안 훈련했다고 전미대학체육협의회(NCAA)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오후 1시 이전에 훈련을 끝내는 이유도 하루 4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단체협약서 때문이다. 시범경기 때는 오전에 훈련하고 낮에 게임을 치르는 방식이다. 메이저리그는 그러나 캠프 기간 동안 쉬는 날이 없다. 시범경기 이동일이 휴식일이다.

미국은 이런 식의 훈련을 해도 문제가 없다. 스포츠와 연관된 인프라가 워낙 잘 구축돼 있어 훈련을 하고 싶으면 개인코치를 고용하면 된다. 웬만한 가정집에도 배팅케이지가 있는 곳이 미국이다. 슈퍼스타들은 집에 훈련장이 완비돼 있다.

한국은 제주도가 아무리 따뜻해도 겨울은 겨울이다. 시설도 미국과 비교할 수 없다. 구단의 단체훈련이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효과적이다. 3월 제2회 WBC 때 LG 봉중근은 ESPN의 오렐 허샤이저, 스티브 필립스(최근 경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하루에 8시간씩 훈련한다. 이런 훈련을 통해 구속도 향상됐고 좋아졌다”고 자신의 화려한 부활 배경을 설명했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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