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7차전 끝내기 홈런, WS서도 단 한번뿐

입력 2009-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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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 KIA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KIA가 9회말 1사 후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4-3패로 챔피언에 올랐다. KIA 나지완이 9회말 1사 후 끝내기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며 포효하고 있다. 잠실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24일 막을 내린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KIA 나지완이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한국시리즈 사상 시리즈를 끝내는 클린칭 게임에서 끝내기 홈런이 터진 것은 통산 2번째다. 2002년 삼성 마해영이 LG와의 6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나지완의 홈런은 승부의 피를 말리는 7차전 끝내기 홈런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7차전 끝내기 홈런은 처음이다. 나지완의 7차전 끝내기 홈런은 한국프로야구를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2009년 한국시리즈 역시 역대 최고의 명승부 가운데 하나다.

앞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끝내기 홈런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7차전에서 나지완과 같은 끝내기 홈런이 터지기는 쉽지 않다. 유구한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7차전 끝내기 홈런은 단 한번뿐이었으니까. 확률적으로 그만큼 어렵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도 클린칭 끝내기 홈런은 딱 2차례 나왔다. 1993년 조 카터와 1960년 빌 매저로스키다. 199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조 카터는 3승2패로 앞선 6차전에서 9회말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끝내기 3점홈런을 터뜨려 캐나다에 2번째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안겼다. 하지만 이 홈런은 6차전에서 터졌다.

7차전 홈런은 196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에서다. 9-9 동점을 이룬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키가 작은 2루수 빌 매저로스키가 양키스의 구원 랠프 테리로부터 극적인 끝내기 좌월솔로홈런을 터뜨렸고 피츠버그는 10-9로 승리해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8번타자였던 매저로스키는 이 홈런으로 은퇴 후 29년 만인 2001년 원로위원회에서 구제받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매저로스키는 메이저리그 17년 통산 타율 0.260, 2016안타, 138홈런, 853타점으로 두드러진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다.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KIA가 통산 10번째 우승을 거두자 국내 프로야구 기자단은 MVP를 나지완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1960년 피츠버그가 매저로스키의 끝내기 홈런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을 때 MVP는 패한 팀인 뉴욕 양키스의 보비 리처드슨이 수상했다. 리처드슨은 타율 0.367, 1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기록상으로는 MVP감이었지만 잘못된 결정이었다. 이 MVP는 미국야구기자단(BBWAA)의 최대 오점으로 남는다. 이후 월드시리즈 MVP는 항상 이긴 팀에서 선정됐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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