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KIA 유니폼 입기 힘들다”

입력 2009-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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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퍼는 어디로….’ 장성호와 KIA가 평행선만 긋고 있다. 구단으로부터 서운한 감정을 느낀 장성호. 1년 계약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KIA. 과연 양 측은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새 둥지 찾아 떠난다”…왜?
구단 “실력 저하”…1년 연봉계약 고수

장성호 “협상 딱 한번 구단에 섭섭해”

양측 골 깊어져…트레이드 가능성도


“더 이상 같이 하기 어렵다고 봐야할 것 같다.”

사실상 팀을 떠나고 싶다는 의미다.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한 뒤 둥지를 찾지 못한 장성호(32)가 KIA를 떠나 다른 팀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FA 협상과정에서 구단에 섭섭한 감정을 느꼈다며 “물은 이미 엎질러졌을 뿐만 아니라 퍼져 흩어져 버렸다”는 말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더 이상 입기 힘들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장성호는 4일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기간에 구단과 딱 한번 만났을 때, 팀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렇게 된 이상 다시 KIA에 몸담게 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밝혔다.

구단은 현재 장성호와 FA 다년계약이 아닌 1년 연봉 계약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장성호가 FA를 선언하기 전부터 정해진 것이었고, 타구단과의 협상기간을 넘겨 다시 원소속구단과 협상이 가능해진 현 시점에도 유효하다.

그렇다고 서둘러 매듭을 짓겠다는 계획도 없다. 주요 연봉 재계약자와의 협상이 마무리된 뒤 ‘천천히’ 장성호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5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장성호는 대폭삭감 대상으로 분류돼 연봉협상 순위에서도 뒤로 밀려있다. 이는 장성호가 섭섭한 마음을 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단도 그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거두지 않아서다.

김조호 단장은 “감독이 장성호가 미워서 게임에 많이 안 뛰게 했겠느냐”며 올 시즌 출장 기회가 적었던 것은 장성호 본인에게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구단은 우선 1년 재계약을 하고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우리 팀에서 내년 시즌 활약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트레이드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선수 본인이 트레이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말에 “정 그렇다면 본인의 뜻을 받아들여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계약 후 트레이드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처럼 선수나 구단, 양측의 감정은 이미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 루비콘강을 건너도 한참 건넌 분위기다.

따라서 유일한 해법은 ‘1년 계약 뒤 트레이드’밖에 없어 보인다. 그러나 대폭삭감 방침이 정해진 연봉협상뿐만 아니라 타 구단과의 트레이드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트레이드는 카드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KIA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장성호를 타구단에 쉽게 내줄 리는 만무하다. 이래저래 장기전 양상이 불가피한 장성호와 KIA의 줄다리기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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