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스 “찬호 SOS”

입력 2009-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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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루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이 8일(한국시간) 윈터미팅이 시작되자마자 박찬호 에이전트 제프 보리스와 만나 의견을 타진, 박찬호와 재계약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 확인됐다. [스포츠동아 DB]

“불펜 경쟁자들보다 실력-몸값 등 유리”
필라델피아는 확실히 박찬호(36)를 원한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시작되자마자 필라델피아 루벤 아마로 주니어 단장과 박찬호의 에이전트 제프 보리스가 만났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미국 ESPN의 호르헤 아랑구레 기자는 8일(한국시간) 스포츠동아 필자인 대니얼 김을 통해 “보리스와 아마로 단장이 이미 만나 박찬호의 계약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의미가 있는 만남임에는 틀림없다”고 알려왔다. 11일까지 진행되는 윈터미팅은 메이저리그 각 구단이 내년 시즌 전력을 구상하고 필요한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영입을 타진하는 자리. 따라서 아마로 단장의 발 빠른 행보는 박찬호와의 계약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지역 언론의 잇따른 보도도 이를 뒷받침한다. 필리스닷컴은 이날 ‘윈터미팅을 시작한 필라델피아의 5가지 이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첫 번째 과제로 ‘불펜 보강’, 그 중에서도 ‘박찬호와의 재계약’을 꼽았다. “지난 2년 간 우수자원들이 불펜을 지켰지만 올해 마무리 브래드 릿지가 부상 등으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는 점을 들면서 “박찬호와의 재계약에 실패한다면 브랜던 라이언(디트로이트)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필라델피아가 눈독 들이고 있다는 라이언의 존재도 언급하되 박찬호를 잡지 못했을 때를 대비한 카드로 평가한 것이다.

또 뉴스저널은 “박찬호는 올해 연봉이 250만달러에 불과해 라이언보다 필라델피아 예산에 더 딱 맞는 선수”라면서 “아마로 단장이 ‘보리스도 박찬호가 불펜 투수로 적격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는 올해 선수 영입 예산 중 불펜 투수에 400만∼500만달러 정도를 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500만달러 이상의 연봉에 다년 계약을 원하는 라이언보다는 박찬호가 최적의 카드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 셈이다. 게다가 라이언은 뉴욕 양키스 등과의 경쟁을 통해 몸값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라이언에 대한 언급은 박찬호와의 계약을 끌어내기 위한 심리전으로 보인다는 게 현지 평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의 필라델피아 담당기자도 “박찬호와의 계약이 팀의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고 썼다.

게다가 필리스닷컴은 ‘불펜 시장은 언제나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윈터미팅에서 여러 팀이 경쟁하고 있다’는 내용까지 포함시켰다. 박찬호가 실력과 몸값에서 다른 경쟁자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암시다. 보리스와 아마로 단장이 서둘러 협상 테이블을 차린 만큼 박찬호도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했을 듯하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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