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빠르게 재밌게…‘5분 더’ 뜬다

입력 2010-0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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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감 넘치는 EPL처럼…”

파울 줄이고 엔터테인 가미

승리 축구→팬 위한 축구로

‘5분 더 프로젝트 5mm’

7일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프로축구연맹 주최 15개 구단 이사, 감독 간담회를 통해 정해진 올 시즌 K리그 모토다. ‘5분(5minute) 더(more)’라는 의미로 플레잉타임(실제 경기시간)을 5분 늘리는 것 뿐 아니라 선수들이 팬들에게 5분 더 다가서자는 뜻도 포함돼 있다.


○플레잉타임을 5분 더

이날 간담회에서 포항 김태만 사장은 ‘스틸러스 웨이’의 취지와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포항은 올 시즌 깨끗한 경기 매너와 심판판정 수용으로 플레잉타임을 늘리자는 스틸러스 웨이 정책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홈경기마다 만원에 가까운 관중이 들어오고 컵 대회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며 ‘성적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이다.

K리그 지난 시즌 플레잉타임은 57분 24초(매 라운드 베스트 팀 평균)로 EPL(07∼08시즌 5경기, 63분 10초)과 일본 J리그(08시즌 5경기, 62분 48초·이상 포스코 경영혁신실 정책 조사자료)에 비해 뒤진다.

반면 경기 당 파울은 36개로 다소 많은 편인데 올 시즌 플레잉타임은 60분으로 늘리고 경기 당 파울은 30개 이하로 줄이는 게 연맹의 목표다.

그러나 이는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연맹 관계자는 “선수, 심판, 감독, 구단, 연맹이 모두 합심이 돼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각 구단 이사, 지도자 뿐 아니라 경기, 심판, 상벌위원장까지 모두 간담회에 초청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대구 이영진 감독 역시 “선수들은 불필요한 파울과 경기지연 행위를 하지 않고 심판들도 규정대로 정확하게 휘슬을 불어줘야만 이 취지가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선수보다 팬들을 위한 축구로

팬들에게 5분 더 다가서자는 건 기존의 ‘승리지향’에서 ‘팬들을 위한 축구’로 K리그의 인식자체를 아예 바꾸자는 개념이다.

현재 K리그는 관중에게 흥미를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는 없고 플레이 하는 선수나 감독, 구단들의 승리와 수당에만 목적을 둔 축구가 벌어지고 있다.

프로의 기본인 관중을 배제한 리그 운영과 경기방식, 플레이 때문에 같은 선수들이 출전해도 리그 경기에는 관심이 없고 국가대표 경기에만 대중의 관심이 몰리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지난해에는 타이틀 스폰서조차 구하지 못한 채 리그가 벌어지는 상황이 이르렀다. 낮은 시청률 탓에 공중파는 물론 케이블 TV에서도 리그 경기를 외면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 없이는 리그 존립이 흔들릴 상황이다.

만일 승리보다는 관중과 엔터테인먼트 강화 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수만 있다면 K리그는 가장 인기 있는 리그로 바뀔 수 있다.

한편 연맹은 경기 전후 인터뷰 정례화를 더욱 강화하고 선수와 팬들이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취합, 정리해 내년 2월부터는 대대적인 캠페인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산|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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