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스포츠동아 DB
‘스나이퍼’설기현(31·사진)이 K리그로 온다.
포항 스틸러스는 17일 설기현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1년.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고 별도 이적료는 없다. 설기현과 올 6월까지 계약돼 있던 원 소속 팀 풀럼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얼마 전만 해도 “새로운 팀을 알아보고 있지만 K리그 복귀는 없다”고 말했던 설기현은 현실적인 이유로 마음을 바꿨다. EPL을 비롯해 잉글랜드 챔피언십이나 다른 유럽 리그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무엇보다 남아공월드컵 출전을 위해서는 당장 뛸 수 있는 팀이 절실했다. 광운대에 재학 중이던 2000년 축구협회의 유망주 해외진출 계획에 따라 벨기에 1부 리그 로열 앤트워프에 입단한 뒤 같은 리그 안더레흐트를 거쳐 잉글랜드 챔피언십 울버햄턴과 EPL 레딩, 풀럼을 경험한 설기현은 이로써 10년 여 만에 처음 K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설기현이 K리그 입단을 결심하고 국내 구단에 의사를 타진한 시점은 작년 말. 그 중에서도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낸 포항과 수원 등이 1순위였다. 수원은 거절했지만 포항이 적극 뛰어 들었다. 포항 수뇌부는 레모스 신임 감독이 8일 입국한 뒤 설기현 영입에 대해 2∼3차례 미팅을 가졌다. 레모스 감독은 “포항이 작년에 많은 성과를 이뤄냈지만 아직 부족하다. 유럽 리그를 경험한 선수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찬성의사를 내비쳤다. 그 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발표는 17일 했지만 실질적으로 14일 경 이미 양 측은 합의를 끝마쳤다. 포항은 데닐손-스테보가 한꺼번에 빠져 나간 공백을 얼마 전 영입한 모따와 설기현이 충분히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기현은 18일 귀국해 20일 오전 구단 사무실에서 입단식을 갖고 오후 훈련부터 곧바로 참가할 예정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