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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차범근(57) 감독의 위대한 도전이 다시 한 번 시작됐다.
기회를 잡은 팀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수원도 올 시즌 최대 목표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로 잡았다. 수원 선수단의 동계훈련이 진행 중인 전남 강진에서 만난 차 감독은 “K리그 우승 못지않게 아시아클럽챔피언에 꼭 도달하고 싶다”고 했다. 월드컵 지역 예선과 본선 무대를 비교한 것도 아시아 챔프에 대한 열망을 여실히 드러낸 대목이다.
●아시아를 찍고, 세계로
차 감독은 “포항이 너무 부러웠다”고 한다.
비록 FA컵을 차지했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게 뼈아팠다. K리그도 아쉬웠지만 아시아 챔스리그는 더욱 안타까웠다. 2008년 K리그를 평정한 뒤 차 감독은 기존 멤버에 2~3명쯤 보강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웬걸. 당초 기대와는 달리 상황은 더 악화됐다. 주력들이 줄줄이 빠져나갔고, 원하는 만큼 보강은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8강 진출 좌절. 반면 포항은 승승장구하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수원이 유독 못해서 죄송했고, 책임감을 느꼈다.”
물론 차 감독이 성적만 강조하는 게 아니다. 팬들에 어필하려면 재미있는 축구, 즐거운 축구를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분위기는 좋다. 작년 12월부터 일찌감치 동계훈련에 돌입한 게 효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적은 부상자가 자신감의 원천이다. 예년에는 10명 안팎에 달했으나 올해는 3명에 불과하다. 짜임새가 갖춰졌고 조직력도 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백지훈, 서동현, 이관우 등 기존 핵심들만 되살아나면 금상첨화라고.
●원하는 축구를 위해
차 감독은 ‘원하는 축구’를 위해 일부 포지션, 특히 측면 공격수의 보강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울산 공격수 염기훈이다. 차 감독은 염기훈 영입 의지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염기훈은 수원에 절실히 필요하다. 전북에 있던 시절부터 꼭 데려오고 싶었다. 2007년 여름에도 일이 잘 진행되다 막판 울산으로 떠나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실제로 수원은 올해 선수단 등번호를 정하며 염기훈 등 일부 보강 멤버들을 위한 자리를 비워둘 정도로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울산도 염기훈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서로 조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차 감독은 “염기훈 본인도 수원에 오길 원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멤버가 대거 바뀌었는데, 측면에서 공격진에 볼을 배급하고 자신이 직접 해결할 능력을 지닌 염기훈이 오면 크게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