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10개 때리면 8개 홈런

입력 2010-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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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괌 스프링캠프서 티배팅을 하고있는 양준혁.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괌 스프링캠프 달구는 투혼의 ‘대포 소리’
프리배팅 10개 때리면 8개 홈런
외야 수비에 펑고 까지 악착같이
코치들“부상 도질라 제발 살∼살”


어느덧 18년째. 그러나 한점 후회도 없어 보인다. 새파란 후배들은 여전히 그를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다. 마치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몸과 마음 모두 가벼울 뿐.

삼성 양준혁(41)이 괌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감탄사를 자아내고 있다. 얼마 전까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2개월 가까이 재활에만 매달린 노장선수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괴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배팅 때는 거뜬히 10개 중 7∼8개의 타구를 외야 펜스 너머로 날려보낸다. 타자들의 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장태수 수석코치와 일본인 타네다 히토시 타격코치가 혀를 내두를 지경. 두 코치는 “마무리훈련도 건너 뛴 고참선수가 이 정도면 후배들이 본받아야 한다”며 양준혁의 훈련 상황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양준혁 역시 자신에 찬 모습이다. 타격훈련 도중 간간이 팀 관계자들에게 “저 아직 죽지 않았죠?”라고 물으며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오전·오후 1인당 45분씩 주어지는 프리배팅에서 힘 좋은 후배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

비단 타격만이 아니다. 양준혁은 기본적인 러닝과 외야수비 및 펑고 받기 훈련까지 착실히 소화하고 있다. “몸(부상 후유증) 생각해서 살살 좀 해라”라고 코치들이 당부할 정도라는 게 캠프 내내 선수단 뒷바라지에 지극정성인 김정수 1군 매니저의 설명.

물론 양준혁의 몸상태는 현재로선 완벽하지 않다. 지난해 시즌 초반 왼쪽 허벅지, 중반 왼쪽 종아리가 잇달아 고장 나 고생한 만큼 본인도 신중하게 호흡을 조절하고 있다. 정상 컨디션의 80%% 수준이라 아직까지는 ‘몸조심’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러닝 때나 순간적인 몸놀림이 필요한 펑고 받기 때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괌으로 떠나기 전 “부상만 없다면 올해 우승에 도전할 만하다”, 또 괌에 도착해서는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자”며 유독 부상 방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준혁, 박진만, 진갑용 등 고참 세 명이 팀을 이끌어줘야 전력이 한층 세진다”고 역설했다. “난 아직 죽지 않았다”는 양준혁의 우렁찬 목소리가 반가운 이유다.

28일 하루도 열심히 땀을 쏟은 양준혁은 “몸상태는 좋다. 작년에 부상으로 고생했으니 올해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고 싶다”며 “아직 타격감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즌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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