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스포츠동아DB
우즈의 필드 복귀는 누구나 바라는 희망사항이다. 그렇기에 그의 복귀소식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는 어떤 구체적인 근거 없이 단순히 우즈가 이 대회에서 그동안 많은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복귀전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기사다.
이렇게 따지면 우즈가 PGA 투어에서 우승하지 못한 대회를 먼저 찾는 게 낫다. 외신에 따르면 우즈는 최근 섹스중독 재활치료 중이다. 아내의 적극적인 도움까지 보태져 어느 정도 치유된 상태다. 이혼설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최근엔 재결합 쪽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위자료 때문이다.
수순대로 일이 잘 진행되면 우즈는 당연히 필드에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복귀와 동시에 왕좌에 올라야 한다는 점이다. 실망한 팬들을 다시 끌어 모으기 위해선 우승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불륜 스캔들 이후 우즈는 거의 훈련을 하지 못했다. 방황으로 시간을 보냈고, 은둔하면서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 사이 3개월 가까이 클럽을 잡지 않지 않았다. 아무리 호랑이라도 발톱이 무뎌졌을 시간이다.
더구나 3개월 동안 몸이 아니라 마음의 상처가 컸다는 게 더 문제다. 골프는 99%가 멘탈이고 나머지 1%도 멘탈이다. 프로라고 다르지 않다.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무릎 부상으로 필드를 떠났던 우즈는 8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에서 공동 17위의 그저 그런 성적을 거뒀지만 세 번째 대회인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올라 역시 우즈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2009년처럼 재활을 위해 8개월의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고 철저하게 준비하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2주 뒤 복귀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가장 완벽한 모습, 첫 대회부터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 놓지 않은 상태에서 복귀했다가는 팬들에게 실망감만 더 안겨줄 수 있다. 2개월 뒤면 마스터스가 열린다. 마음을 다스리고 몸을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