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태극기 세리머니’ 눈위에서도 보고싶다

입력 2010-0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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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는 세계가 인정하는 스포츠 강국이다. 하계와 동계대회의 메달 획득에 큰 차이가 없다. 스포츠가 균형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뒤늦게 스포츠에 뛰어든 중국은 하계와 동계종목의 격차를 줄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밴쿠버동계올림픽을 참관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빙상은 선수도 많고 메달도 많이 나오는데 눈위에서 벌어지는 종목은 선수도 적고 메달도 따기 힘든 상황이다”라며 설상 종목에 집중 투자할 뜻을 밝혔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치중돼 있는 국내 동계스포츠의 불균형을 지적한 셈이다.

실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3수에 나선 한국으로서는 동계종목의 균형적인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올림픽 종목에서 골고루 메달을 딴다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더구나 국내처럼 설상종목의 여건이 열악한 데서는 10위권 진입도 난망이다. 예전 우스갯소리로 한국의 국가대표 크로스컨트리 선수가 노르웨이의 집배원보다 실력이 못하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계와 동계올림픽에서 균형있게 메달을 획득하기엔 북반구에 있는 나라가 유리하다. 시드니올림픽을 개최한 호주는 스포츠 강국이지만 동계종목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호주는 하계대회에서 총 445개의 메달을 딴 데 비해 동계대회에서는 고작 6개에 그치고 있다. 쿠바도 하계 188개의 메달과 달리 동계는 전무하다.

미국은 15일(한국시간) 동계올림픽 사상 노르딕 복합경기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해 잔칫집 분위기다. 은메달을 딴 조니 스필레인(30)은 금메달을 딴 선수보다 더 주목받고 있다. 미국도 동계종목은 하계에 비해 취약한 편이다. 하계종목에서 총 2318개의 메달을 획득한 반면 동계에서는 217개의 메달을 따냈다.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국은 미국이 아닌 노르웨이다.

1948년부터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은 2008베이징올림픽까지 하계 215개, 동계 31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31개 가운데 29개가 ‘효자종목’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2개도 스피드스케이팅이다.

언제쯤 눈위의 종목에서도 메달리스트가 탄생할 수 있을지, 동계올림픽의 균형발전이 시급한 실정이다.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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