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는 없다…2약(넥센-한화)만 있을뿐

8개구단 감독들이 본 2010 판도

조범현 선동열 김경문 족집게 예언
KIA SK 두산 롯데 삼성 LG 6강 점쳐
김성근은 “다 강하다…대혼전 예상”

미디어데이 직후 만난 LG 박용택은 뼈있는 농담을 했다. “감독님들이 4강후보 꼽는 것 들으면서 질문하고 싶은 거 참느라 혼났다. 넥센과 한화만 빠진 것이 아니라 LG도 없더라. 도매금으로 넘어간 거 아니냐?” 물론 웃으면서 꺼낸 애교성 농담이지만 프로야구 판세를 바라보는 시선이 묻어난다. 아무리 넥센 김시진 감독이 아니라고 강변해도, 이렇게 하자고 따로 밀실에서 합의 본 것도 아닌데도 움직일 수 없는 분위기. 6강 2약.


○된장 다 먹어봐야 맛 아나?(6강 2약)

선거에서 여론조사는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그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놓고 의문을 표시하면 이런 반문이 돌아온다. “된장 다 먹어봐야 맛 아나? 한 손가락 찍어보면 아는 것 아닌가?”

시범경기는 곧 된장의 간을 본 시기다. 야구로 밥을 먹는 현장 사람들은 동물적인 직감으로 어디의 내공이 센지를 간파한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그런 분위기는 덩어리처럼 무게감을 갖는다.

여기에 두산 김경문 감독은 쐐기를 박았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넥센, 한화는 어렵다. 나머지 6팀의 경쟁이다.” KIA 조범현 감독, 삼성 선동열 감독도 에둘러 표현했지만 비슷한 시각이었다. KIA 두산 삼성 롯데 SK의 경합이 그것이다.


○너희들이 야구를 알아?(혼전)

반면 족집게 예측으로 소문난 SK 김성근 감독은 8팀의 혼전을 점쳤다. “시범경기 붙어보니 다들 강하다. 4강 꼽기 어렵다. 초반에 어느 팀이 흐름을 잡느냐에 달렸다.” 넥센 김 감독은 아예 “그런 말씀(2약)은 잘못 말씀 한 것. 4강안에 분명히 넥센이 있을 것”이라고 직설화법을 쏟아냈다. 한화 한대화 감독도 선발진에 대한 자신감을 은근히 드러내며 “귀찮게 하겠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넥센과 한화 감독은 4강 희망은 선명하게 드러냈어도 우승은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무의식의 발언 속에서도 KIA SK 삼성 두산과 지향점이 엇갈리는 대목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