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진. 스포츠동아DB
후반 44분 뒤지던 포항이 계속 공격을 퍼붓자 어느 서울 팬이 외쳤다. 서울과 포항의 쏘나타 K리그 2010 5라운드 경기가 열린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전북과 홈 개막전에서 패했던 서울은 여러 조건에서 승리를 예감했다.
포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대비하느라 주전 상당수를 제외한 채 경기에 나선 데다 프로야구 개막과 맞물린 날짜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 2만3000여 홈 팬들이 스탠드를 채워준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은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음에도 불구, 포항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서울은 슛을 16번이나 날렸지만 소득은 전반 25분 터진 에스테베스의 한 골에 불과했다. 반면 1.5군이 나선 포항은 볼 점유율에서 51대49로, 실제경기시간(APT)에서도 29분25초로 28분40초의 상대를 앞섰다.
사실 이런 예상외의 결과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포항에서 올 시즌 서울로 이적한 주전 수비수 최효진의 선견지명이 있었다. 경기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최효진은 “포항에서 뛸 때 서울과 경기를 할 때면 내용은 포항이 좋았지만 정작 승리를 챙긴 기억은 드물었다”고 했다.
서울은 이전까지 홈에서 포항과 10차례 만나 7승2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켜왔다. 다행히 1-0 승리로 기분 좋은 징크스는 유지했지만 썩 달갑지는 않은 경기 내용에 서울의 팬들은 이기고도 찝찝한 마음이었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