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부끄러운 경찰들

입력 2010-04-1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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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 10대 소녀 성매수… 신고도 은폐
불법 게임장 차려놓고 1년간 30억대 수익
현직 경찰이 10대 소녀에게 돈을 건네고 성관계를 가졌다가 적발됐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모 지구대 김모 경위(56)가 정신지체 3급 지적장애인으로 특수학교 고교과정 1학년에 재학 중인 A 양(17)과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사건을 자체 감찰에서 확인해 수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경위는 4일 오후 4시경 관할지역에 사는 A 양에게 전화를 걸어 집 앞에 나오게 한 뒤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근처 전철역 지하 환승주차장으로 갔다. 그는 그곳에서 A 양과 성관계를 가진 뒤 3만 원을 건넸다. 김 경위는 A 양을 다시 집 앞에 내려준 뒤 오후 4시 54분 태연히 지구대에 복귀했다. 이로부터 약 1시간 뒤 “경찰관 아저씨와 주차장에서 성관계를 가졌어요”라는 A 양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112지령실은 신고가 접수된 해당 지구대로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 지시는 마침 지구대에 근무하고 있던 김 경위가 받았다. 그는 곧바로 A 양을 다시 찾아가 “왜 신고를 했느냐. 신고하면 안 되지 않냐”며 다그쳤다. 겁에 질린 A 양은 “알았다”고 말했고 지구대로 복귀한 김 경위는 ‘허위신고’라며 거짓 보고를 했다. 조사 결과 김 경위는 올 2월 말 관내를 순찰하다 A 양을 만나 휴대전화 번호를 알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자칫 묻힐 뻔한 이 사건은 경찰의 자체 감찰에서 드러났다. 분당서 청문감사관실은 112 신고의 적정 처리 여부를 확인하던 중 7일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하고 김 경위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김 경위는 이 과정에서 성매수 사실은 시인했지만 성폭행은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 경위가 A 양을 만나게 된 과정과 성관계를 가진 정황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김 경위를 대기발령하는 한편 수사 결과에 따라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영진 부장검사)는 12일 불법 게임장을 차려놓고 1년 간 3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혐의(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 위반)로 현직 경찰관 안모 씨(48) 등 3명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 씨는 불법 게임업자 강모 씨(54) 등과 동업해 2005년 4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상가에 불법 바다이야기 게임기 80대를 설치하고 한 달에 3억 원가량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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