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는 '펠레의 저주'를 깨뜨릴 수 있을까?
펠레가 메시를 월드컵을 빛낼 스타로 지목했다. 펠레는 14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에서 "메시는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잘하고 있지만 그동안 대표팀에서는 그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마 출중한 실력은 다가오는 월드컵에서 발휘될 것”이라고 밝혔다.
‘축구황제’로 불리는 역대 최고의 선수에게 받은 극찬이지만 메시의 기분은 달갑지 않을 것이다. 펠레의 예상은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징크스가 있기 때문이다.
메시로서는 자신의 기량을 평가했다는 자체가 꺼림칙하다. 단순한 예상일 수 있지만, ‘펠레의 저주’가 현실화 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두고 벌써부터 부상, 슬럼프 등 메시에 관한 불길한 상상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펠레의 저주’는 큰 대회를 앞두고 펠레가 예상한 우승후보들이 탈락하거나 우승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콜롬비아를 우승후보로 예상했는데 16강도 오르지 못하고 탈락한 것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프랑스가 조별예선에서 미끄러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펠레는 이번 만큼은 메시의 활약을 확신하고 있다. 그는 2008-2009시즌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쥔 메시의 수상을 예상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펠레는 자신이 메시와 비교되는 것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 펠레는 인터뷰에서 "매번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려고 하는데 나는 농담처럼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 '먼저 디에고 마라도나를 뛰어넘고 자국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아라'고 말한다. 이후 1000골을 넣은 선수가 나오면 그때가서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누구인지를 가리자"고 말했다.
통산 1000골을 넣지 못한 선수라면 아예 자신과 비교대상도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펠레는 현역시절 비공식 경기를 포함해 총 363경기에서 1280골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유일하게 펠레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선수는 메시다. 일각에서는 메시가 '마라도나를 넘어섰다'고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득점으로 따진다면 메시는 펠레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133골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펠레가 메시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펠레는 “메시의 열렬한 팬”이라면서 “그가 1000골을 넣는다면 전설이 될 것”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