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골 골 골… 메시를 어찌할꼬!

입력 2010-04-07 18: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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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공격능력 마라도나의 재림
정해진 패턴 없어 지역방어도 곤란

전담마크 불가…결론은 협력 압박
“무조건 수비수 1~3m이내 묶어야”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허정무호와 만날 아르헨티나의 주포 리오넬 메시(23·FC바르셀로나)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 캄프에서 열린 아스널(잉글랜드)과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선발 출전한 메시는 팀이 0-1로 뒤진 전반 21분 천금의 동점골을 시작으로 37분 역전골, 42분 추가골, 후반 43분 쐐기골까지 작렬하며 4-1 역전승을 진두지휘했다.

바르셀로나는 1차전 원정 2-2 무승부를 포함해 합계 6-3으로 4강에 진출, 지난 시즌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린다. 바르셀로나의 4강 상대는 CSKA모스크바(러시아)를 1-0으로 꺾은 인터 밀란(이탈리아)이다.


● 막을 수 없는 메시아?

올 시즌 메시가 3골 이상 넣은 것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챔스리그를 합쳐 4번째다. 한 번 터지면 그치지 않는 엄청난 폭발력에 전 세계 축구팬들은 ‘마라도나의 재림’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미드필드부터 최전방으로 파고드는 침투 능력과 환상적인 드리블, 왼발-오른발을 두루 활용하는 자유자재 슛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기에 방향과 템포를 쉬이 바꾸는 남다른 능력을 갖췄다.

이날 메시는 스리톱의 한 축을 이루며 맹활약했다. 바르셀로나가 기록한 15개의 슛 중 8개가 메시의 몫. 그 중 6개가 골문으로 향한 유효 슛이었고, 4개가 아스널의 골 망을 흔들었다.

패스도 40차례를 시도해 33회를 성공, 83%에 달한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패장’ 아스널 웽거 감독조차 “(메시가) 드리블을 시작하면 수비가 불가능했다. 빠른 속도와 자유로운 방향전환에 속수무책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완벽하게 졌다”고 갈채를 보냈다.
바르셀로나 과르디올라 감독도 “메시의 동점골을 기점으로 우리는 완벽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럽 언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스카이스포츠와 가디언, 더 타임즈 등은 메시에게 ‘마에스트로’‘마법사’ 등 각종 수식을 붙였고, UEFA 공식 홈페이지는 “4골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메시의 코멘트를 싣는 한편, ‘메시아’란 표현을 썼다.

메시는 총 8골로 16강에서 탈락한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7골·포르투갈)를 제치고 챔스리그 득점 1위에 올랐다.


● 메시 막는 유일한 해법은 압박과 협력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위력을 더해가는 메시 탓에 대표팀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비록 아르헨티나대표팀으로 뛰며 남미예선 18경기에 모두 나서 4골에 그쳤지만 허정무 감독에게는 ‘골칫덩이’ 그 자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김세윤 대한축구협회 비디오분석관으로부터 전달받은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영상 자료만 해도 엄청나다. 허 감독은 메시에 대해 “워낙 기량이 특출하기 때문에 남다른 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A매치와 소속 팀의 내용이 다른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란 의미다.

실제로 메시는 딱히 정해진 고유의 패턴이 없다. 측면과 전후좌우, 정해진 루트 없이 말 그야말로 ‘프리 롤’로 뛴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 어느 순간 멈춰서고, 슛할 듯 패스를 한 뒤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슛을 시도해 상대 벤치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자신이 특히 좋아하는 슛 지역도 없어 방어마저 곤란하다.

그렇다고 메시만을 봉쇄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축구협회 조영증 기술국장은 “80년대 축구도 아니고, 아르헨티나 공격진에 메시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담 마크맨을 붙일 수없다. 일단 메시에 가장 근접한 이가 바짝 붙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학범 전 성남 감독도 “누구든 메시를 1~3m 내외로 묶어둬야 한다. 패스가 정확하고, 움직임을 예측하는 게 어려우므로 위험 지역으로 들어오기 전부터 차단과 커버에 돌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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