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텔의 CPU 전략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3-5-7’이라고 할 수 있다. 보급형 PC용으로 코어 i3, 중급형 PC에는 코어 i5, 그리고 고급형 PC에는 코어 i7을 탑재시킨다는 것이다. 당연히 성능은 코어 i3 < i5 < i7의 순이며, 가격도 이에 비례한다.
센스 NT-R480-PS55A-2은 인텔의 최신 CPU인 코어 i5 520M을 탑재했다<<왼쪽 사진의 로고 부분을 확대해 오른쪽 사진을 넣어주세요>>
삼성전자 센스 NT-R480-PS55A-2(이하 센스 R480)에 탑재된 CPU는 인텔 코어 i5 520M인데, 무난함을 강조하는 이 노트북의 컨셉과 잘 어울리는 만능형 CPU다. 클럭(Clock : 동작속도)은 2.4GHz이며, 코어의 개수는 2개. 상위 모델인 코어 i7과 비교하면 클럭 수치가 조금 낮은 편이고 코어의 수가 절반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클럭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터보부스트(Turbo boost) 기술, CPU 코어의 수가 2배로 늘어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는 하이퍼 쓰레딩(Hyper Threading) 기술 등을 갖추고 있어서 기존의 CPU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 이상의 성능은 그다지 의미도 없다).
CPU 정보 분석 프로그램인 ‘CPU-Z’로 코어 i5 520의 자세한 사양을 확인했다
코어 i5 520M의 성능을 가늠해보기 위해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산드라(Sandra)를 기동, CPU의 연산 성능을 측정하는 ‘Processor Arithmetic’ 메뉴를 실행해 보았다. 측정 결과, 코어 i5 520M은 상위 제품인 코어 i7에 비하면 성능이 뒤졌지만 기존의 펜티엄, 코어2 듀오 등에 비하면 확실히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코어2 듀오 급의 PC로도 인터넷, 문서작성, 영화 감상, 게임 등의 일반적인 작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은 거의 없으니, 이보다 한 수 위인 코어 i5 정도면 일반인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고성능인 셈이다.
산드라(Sandra)를 이용해 CPU의 연산능력을 측정했다. 정수연산 능력이 높으면 일반적인 프로그램 구동에 유리하고, 부동소수점연산능력이 높으면 3D 게임 등 멀티미디어를 처리할 때 유리하다
넉넉한 메모리 갖췄지만 32비트 윈도우는 아쉬워
센스 R480은 4GB의 DDR3 메모리를 갖췄다
코어 i5가 확실히 고성능 CPU이긴 하지만 그 성능을 확실히 이끌어내기 위해선 다른 장치들도 그에 걸맞은 수준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부팅 속도를 높이고 각종 프로그램을 좀 더 부드럽게 실행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PC 부품, 메모리(램: RAM). 센스 R480은 4GB의 DDR3 메모리를 장착하고 있는데, DDR3면 요즘 PC에서 쓰는 최신의 메모리 규격이고, 4GB 정도면 요즘 쓰는 어지간한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넉넉한 용량이다.
다만, 제품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운영체제가 윈도우 7 홈 프리미엄 32비트 버전이라는 점이 약간 아쉽다. 4GB 이상의 메모리를 전부 활용할 수 있는 64비트 버전 윈도우와 달리, 32비트 버전의 윈도우는 4GB 이상의 메모리가 장착되어 있어도 3GB 정도까지 밖에 활용을 못 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메모리 사용량을 표시해주는 Windows 작업관리자 탭에서도 약 3GB(3,060MB)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32비트 윈도우의 한계 때문에 3GB 정도 밖에 메모리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64비트 윈도우는 4GB 이상의 메모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종 프로그램 호환성 측면에서 32비트 윈도우에 비해 열세한 단점도 있다. 실제로(2010년 2월 현재), ‘알약’이나 ‘네이버 백신’과 같은 몇몇 프로그램이 64비트 윈도우에서 실행되지 않는다. 약간의 성능이 저하되는 것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지만, 프로그램의 실행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은 엄청난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기 때문에 32비트 윈도우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제조사의 입장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소비자들에게 64비트 윈도우도 선택 가능하도록 배려했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GPU는 어때?
3D 게임을 원활히 구동하기 위해선 GPU(graphics processing unit : 그래픽 연산칩)의 역할이 중요하다. 센스 R480에 장착된 GPU는 엔비디아사의 ‘지포스 GT 330M’으로, 노트북용 GPU 중에서는 상위권에 속하는 모델이다. 고성능 GPU와 함께 1GB의 넉넉한 비디오 메모리를 갖춘 점도 눈에 띄는데, 비디오 메모리의 용량이 크면 고해상도 텍스쳐 매핑(texture mapping: 3D 물체의 질감을 표현하는 기법)을 보다 원활히 처리할 수 있다. 요즘 나오는 최신 게임들이 현실적인 그래픽을 표현하기 위해 매우 정밀한 텍스쳐를 사용하는 일이 많은 것을 생각해 보면 1GB의 비디오 메모리는 매우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탑재된 지포스 GT 330M은 노트북용 GPU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모델이다
이처럼 센스 R480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사양을 갖췄다. 윈도우 7의 체험지수는 5.7(7.9 만점)로 기록되었는데, 하드디스크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6점 이상을 기록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윈도우 체험지수는 PC의 전반적인 성능을 짐작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이므로 본인 PC의 체험지수와 비교해 본다면 센스 R480의 대략적인 성능을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하다.
PC의 대략적인 성능을 알 수 있는 윈도우 7의 체험지수 측정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최신 PC의 성능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테스트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을 구동해보는 것이다. 혼자서 하는 패키지 게임은 GPU, 많은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하는 온라인 게임은 CPU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 CPU와 GPU의 밸런스가 좋지 못하면 다양한 게임들을 원활히 즐기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패키지 게임의 대표로서 ‘스트리트 파이터 4’, 온라인 게임의 대표로서 ‘아이온’을 구동해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 보았다(모든 그래픽 옵션은 초기값으로 했다).
게임 성능 테스트 1 : 스트리트 파이터 4
스트리트 파이터 4 벤치마크에서 평균 77.3 프레임, 성능 등급에서 A랭크를 기록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4의 벤치마크 메뉴를 이용해 성능을 테스트해봤는데, 평균 77.3 프레임을 기록해 매우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게임 자체에서 분석한 성능 등급 부분에서도 ‘A 랭크’를 기록하며, ‘이보다 그래픽 옵션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노트북으론 최신 패키지 게임이 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이젠 옛말인 듯하다.
게임 성능 테스트 2 : 아이온
아이온은 온라인 게임 중에서도 PC 요구 사양이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등장하는 마을이나 집합소 등에서 프레임 저하가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테스트에서는 필드와 마을로 나누어 프레임을 측정했다.
아이온 테스트에서 필드에서는 80~90프레임, 마을에서는 25~35프레임 정도를 기록했다
측정 결과, 플레이어의 수가 적은 필드에서는 80~90프레임을 기록하였고, 플레이어의 수가 많은 마을에서는 25~35프레임 정도를 기록했다. 상황에 따른 프레임 격차가 심한 편이긴 하지만 이것은 온라인 게임의 특성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대게 30프레임 정도면 원활하게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센스 R480의 게임 성능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라 할 수 있다.
CPU 클럭 및 발열의 변화
터보부스트 기능을 갖춘 인텔 코어 i5 CPU는 작업의 종류에 따라 CPU의 클럭이 시시각각 변하는 특성이 있다. 가벼운 작업을 할 때는 CPU의 클럭을 낮춰서 전력을 아끼고, 무거운 작업을 할 때는 CPU의 클럭을 높여서 작업 효율을 높인다는 뜻이다. 실제로, 센스 R480으로 게임 테스트를 하는 도중에 코어 i5 520M의 클럭이 2.4GHz에서 2.66GHz로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게임 테스트 도중에 코어 i5 520M의 클럭이 2.4GHz에서 2.66GHz로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렇게 높은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오래하면 노트북 본체의 열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열기를 제대로 배출해주지 못하면 타이핑하는데 불편을 겪을 수도 있고 제품의 수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후면 통풍구 부분의 온도는 높았지만 사용자가 직접 접촉하는 키보드 및 팜레스트(키보드 하단) 부분의 온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
센스 R480은 발열이 상당한 편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4를 구동하면서 후면 통풍구 부분의 온도를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해보니 섭씨 45~5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듯하다. 왜냐하면 사용자가 직접 접촉하는 키보드 및 팜레스트(키보드 하단) 부분의 온도는 불과 28~30℃ 정도였기 때문이다. 고성능 부품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본체 구조를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업그레이드 편의성 확인
아무리 좋은 노트북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성능의 한계가 와서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기 마련이다. 노트북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메모리 및 하드디스크 교체다. 센스 R480은 바닥에 있는 5개의 나사를 풀고 커버를 벗겨 메모리와 하드디스크의 교체가 가능하다(내부 부품을 교체하기 전에 반드시 외부 전원과 배터리를 분리하자).
센스 R480 밑면의 커버를 벗겨낸 모습
리뷰에 사용한 PS55A 모델의 경우, 2개의 메모리 슬롯에 각각 2GB의 DDR3 메모리가 1개씩 꽂혀있었다. 만약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한다면 기존의 2GB 2개를 빼내고 4GB 메모리 2개를 사서 총 8GB를 만드는 것이 좋을 듯하다.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하면 대용량의 프로그램을 좀 더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지만, 4GB를 초과하는 메모리를 달면 운영 체제 역시 윈도우 64비트 버전으로 바꿔야 함을 기억해두자.
2개의 메모리 슬롯이 있으며, DDR3 규격의 메모리를 사용한다
하드디스크를 업그레이드하려면 일간 기존의 하드디스크에 붙어 있는 손잡이(PULL이라고 쓰여있다)를 잡아당겨 빼내고 나서, 교체하면 된다. 하드디스크 업그레이드는 대개 저장 공간을 늘리기 위해 하는 것이다. 하지만 회전수가 높은 고속 하드디스크를 구매한다면 속도 향상 효과 역시 볼 수 있다. 센스 R480에 기본으로 장착된 하드디스크는 5,400RPM 회전수의 제품인데, 보다 성능을 높이고 싶다면 7,200RPM 규격의 하드디스크로 교체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손잡이를 잡아당겨 손쉽게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수 있다
탄탄한 기본기 + α
이번에 살펴본 삼성전자의 센스 R480은 14인치 노트북 특유의 무난함을 갖춤과 함께, 성능 및 휴대성, 부가기능 등에서 동종 제품보다 최소 반 발짝 정도 앞서 있는 제품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14인치 노트북들은 대체로 특성이 비슷하고 제품의 수도 매우 많아 구매 시 ‘변별력’을 기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조금 더’의 차이가 의외로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더욱이, 인텔의 신세대 CPU인 코어 i5를 탑재하고 있어, 코어2 CPU 기반의 기존 노트북에 비해 성능에 대한 잠재력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침 없이 다양한 용도로 쓸, 그리고 한동안 성능에 대한 걱정 없이 쓸 노트북을 찾는다면 삼성 센스 R480은 그야말로 ‘무난한 선택’이 될 듯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