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텔 코어 i7 980X 익스트림에디션(이하 코어 i7 980X)은 2010년 4월 현재까지 나온 PC용 CPU 중에서 최고의 사양을 자랑하는 제품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6개의 코어와 하이퍼쓰레딩(Hyper-Threading) 기능이 결합하여 총 12개의 쓰레드(thread: 운영체제에서 인식하는 CPU의 단위)의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덕분에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할 때 기존의 듀얼코어 CPU는 물론, 쿼드코어 CPU에 비해서도 유리하다.
또한, 기본 클럭(clock: 동작 속도) 또한 3.33GHz로 높은 편인데, 작업의 종류에 따라 코어의 클럭을 순간적으로 높일 수 있는 터보부스트(Turbo Boost) 기능이 추가되어 최대 3.6GHz까지 클럭을 높일 수 있다. 이는 특히 단일 작업을 할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사양이 높아도 실제로 사용할 때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진정 가치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없다. 지금부터 코어 i7 980X를 직접 사용해 보며 체험한 성능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정확한 성능을 가늠해보기 위해선 비교할 만한 대상이 필요하다. 이번 테스트에서 코어 i7 980X의 맞상대를 할 시스템은 같은 코어 i7 시리즈이면서도 하위 모델인 코어 i7 920(쿼드코어+하이퍼쓰레딩, 클럭 2.66GHz) CPU, 그리고 2007년에 출시된 구형 모델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용자가 쓰는 코어2 쿼드 Q6600(쿼드코어, 클럭 2.4GHz) CPU를 탑재한 PC다.
비교 조건을 만들기 위해 3가지 시스템 모두 CPU 외의 사양을 동일하게 조절했다. 메모리는 DDR3 3GB,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260을 꽂았으며, 운영체계는 윈도우7 울티메이트 32비트 버전이다.
기본적인 연산능력 측정
산드라(Sandra)는 사용자 PC를 구성하고 있는 부품들의 자세한 정보를 보여주고, 각각의 성능 테스트도 할 수 있는 편리한 소프트웨어다. 산드라에는 ‘Processor Arithmetic’라는 항목이 있는데, 여기서 CPU의 연산능력 측정을 할 수 있다. 참고로 이 측정에서 사용하는 단위인 GIPS란, 초당 몇10억 개의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는지를 정수화해서 나타낸 것이다.
테스트 결과, 예상대로 코어 i7 980X는 매우 우수한 성능을 발휘했는데, 측정된 수치는 무려 106.36GIPS였다. 단순히 수치만 봐도 초당 1천억 개 이상의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코어 i7 920이 기록한 70.69GIP도 일반용 PC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매우 높은 성능이지만 코어 i7 980X의 성능이 워낙 우수해서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정도다.
동영상 인코딩 속도 측정
수치적으로 연산능력이 높다는 것은 알았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CPU의 연산 능력에 따른 성능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표적인 작업이 바로 동영상의 인코딩(encoding: 변환) 작업이니 이를 통해 코어 i7 980X의 성능을 측정해 보기로 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인코딩 프로그램은 ‘유마일 인코더(UmileEncoder)’다. 이를 이용해 700MB의 45분짜리 Xvid 파일을 300M의 아이팟용 H.264 파일로 변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리고 ‘멀티코어 사용’ 옵션을 체크해 CPU의 모든 쓰레드의 성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테스트 결과, 코어 i7 980X 시스템이 2분 25초로 가장 빠른 속도(18배속)를 냈고, 코어 i7 920 시스템은 이보다는 약간 뒤지지만 우수한 편인 3분 5초(15배속)를 기록했다. 코어2 쿼드 Q6600 시스템은 4분 30초(10배속)를 기록해 가장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코어 i7 980X는 높은 연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벤치마크나 동영상 인코딩 프로그램 구동 등은 매우 제한적인 활용 방법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효용성을 체감하기엔 다소 부족하다. 다음 기사에서는 고성능 PC를 사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 중 하나인 게임 구동 능력, 그리고 다중 작업 시의 성능과 CPU 점유율에 대해 집중적으로 테스트해 본 후 코어 i7 980X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해 보고자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