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이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소집해제와 동시에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하하.
■ 하하의 파란만장 예능복학사
새노래도 이별얘기.
‘또냐?’ 하겠지만 받은 곡이라…
그 때 그 감정으로 불렀으니 필은 충만…하하
물어들 보니 숨김없이 말한건데
‘결별마케팅’이냐 오해 속상하죠
“법원에서 근무해서 그런지 생각도 많아졌고….”
조금도 녹슬지 않은 재간둥이. 하하(본명 하동훈)는 손사래를 치며 병역을 마친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말했을 “여전히 적응 중”이란 표현을 썼다.
그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다고 했던 소식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돌아왔다니…. 오랜만의 만남인데도 ‘벌써?’라는 말이 먼저 불쑥 튀어나왔다. ‘더 있다 나오지’란 의미는 결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음 속으로 밀려드는 미안함.
돌아보면 결코 짧진 않았던 공익 근무 생활은 어땠는지 물어보니 그는 대뜸 “방황의 시절이었다”고 했다. 특히 지난 해가 그랬다며, 하하는 “팬 여러분이 아시는 큰 것도 있었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결별한 옛 연인 안혜경을 의미하는 듯 했다.
복귀하자마자 이런저런 TV 프로그램에 불려나갔고, 그래서 물어본 것에 대답한 것 뿐인데 노출 빈도가 잦다보니 ‘결별 마케팅’은 아니냐며 애꿎은 오해도 받고 있는 그다. 심지어 컴백과 함께 발표한 노래 ‘술병’도 이별이 주제여서 엎친데 덥친 격으로 이러한 의혹을 더욱 부채질하고 말았다. “그걸 노린 상술로 삼았다면 오히려 앨범을 못 냈을 거에요. 게다가 받은 곡이었고요.”
보통의 연예인이라면 대답은 여기까지다. 그러나 하하는 솔직했다. “물론 그때의 그 감정으로 부를 수는 있어도”라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어떤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한 것은 결단코 아니다”고 다시 한번 확실하게 못 박았다.
하하도 가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노래. 그 ‘의외’가 주는 신선함을 강조하고 싶었던 듯, 본인도 “모두가 놀라는 발라드”라고 ‘술병’을 소개했다.
노래하는 하하는 생각 이상으로 들을 만하다. 혹 숨겨둔 가창력을 이젠 드러낼 때가 됐다는 속내였을지도….
“전혀요! 음정, 박자 안 맞지만 제 나름의 느낌에 충실한 노래라고 할까요. ‘필이 충만’한 노래로 들어주셨다면 감사한 일이죠.”
예비역 연예인의 복귀 후유증은 남의 일이라는 듯, 하하는 지금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SBS에선 동료 MC몽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건 ‘하하몽쇼’란 토크쇼까지 내놨다. 비결은 무엇일까.
하하는 먼저 유재석, 박명수 등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형들의 무한 지원 덕분에 버틸 수 있다”는 말을 덧붙여. 그렇다면 ‘무한도전’의 그들이 하하를 이렇게 배려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의 대답은 역시나 경쾌했다.
“머리 숙일 때 제대로 숙이고, 꼬리 말 때 확 말아버렸던 게 주효하지 않았을까….”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