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스포츠동아DB
그가 괴물로 불리는 이유…야구인들이 말하다
“이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은 선동열 삼성 감독 이후 처음이다.”한화 류현진(23). 적장인 SK 김성근 감독조차 이렇게 인정해 버렸다. 13탈삼진 완봉패를 당한 1일 경기에서 그 위력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지금 천하무적이다.
선발 등판한 11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해냈고, 성적은 8승·방어율 1.66·탈삼진 86개다. 던질수록 더 강해지는 그의 괴력은 어디서 나올까.
“이런 압도감은 처음…선발 20승 충분”
정민철 코치 “명품 체인지업 언터처블”
이효봉 위원 “주자따라 완급조절 능숙”
○‘위대한’ 서클체인지업
스트라이크존까지 직구처럼 날아오다 눈앞에서 뚝 떨어지는 류현진의 서클체인지업은 몰라서 못 치고, 알아도 못 친다.
한 때 이글스 에이스였던 한화 정민철 투수 코치는 “딱 하나만 꼽으라면 무조건 서클체인지업”이라면서 “직구와 똑같은 팔동작으로 던진다. 그립 자체가 팔 스윙을 빨리 하기가 무척 어려운데, 현진이는 해낸다”고 했다.
스피드도 다르다. 전날 상대했던 SK 나주환은 “체인지업을 140km로 던지는데 어떻게 치냐”고 반문했고, SK 박경완과 정근우도 “체인지업이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하나도 아닌 두 종류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같은 서클체인지업이라도 볼카운트를 잡으려고 던질 때와 삼진을 잡으려고 던질 때 그립부터 다르다”고 했다. 정근우 역시 “이 정도면 칠 수 있겠다 하고 기다리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또 다른 게 들어온다”며 혀를 내둘렀다.
류현진이 직접 털어놓은 비법은 바로 ‘검지’. 이 위원은 “류현진은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슬라이더를 던지듯 검지에 살짝 힘을 줘서 공을 놓는다. 이게 바로 대각선으로 뚝 떨어지는 공”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위력적인 직구가 변화구를 뒷받침한다. 지난해보다 팔을 앞으로 더 끌고 나오면서 직구 구속이 늘고 볼끝은 더 묵직해졌다. 컨트롤은 말할 것도 없다. 김 감독은 “코너워크를 활용해 직구 스트라이크까지 마음대로 던지니 타자들은 속수무책”이라고 했다.
○‘생각대로’ 완급조절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류현진은 눈빛부터 다르다.
김 감독은 “1회부터 9회까지 같은 템포로 던지는 이닝이 하나도 없다. 우리가 안타 9개를 쳤어도 류현진이 전력투구할 때 친 건 하나도 없다. 핀치 때는 ‘쾅’하고 전혀 다른 공을 던진다”면서 “전날 삼진 13개 중 볼에 속은 게 7∼8개는 된다. 풀카운트에서도 커브를 던지는 게 류현진”이라고 했다.
이 위원 역시 “힘을 줄 때와 뺄 때를 적절히 조절하기 때문에 128개를 던지고도 힘이 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스로 경기를 만들어가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한화 성준 코치는 “마운드에서는 백전노장 같다. 포커페이스라 심리적인 면에서도 타자들을 압박한다”고 평가했고, 정 코치는 “국제대회 출전 없이 시즌 준비를 빨리 시작한 덕분에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고 시즌을 시작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쯤 되면 생애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도 무리는 아니다. 김 감독은 “20승과 1점대 방어율까지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류현진에게는 아무 것도 두려울 게 없지만, 타자들은 점점 더 류현진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문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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