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루니, 십자가 목에 걸고 몸풀기…기자 100명 ‘바글바글’

입력 2010-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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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대표팀 훈련장입니다.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웨인 루니가 몸을 풀고 있는 장면인데요. 월드컵이 시작하기 전 또 악동의 면모를 보여줬다죠? 김진회 동아닷컴기자

우승후보 잉글랜드 베이스캠프 가보니…
9일(한국시간) 루스텐버그 입성 5일 만에 처음 자유시간이 생겼다.

매일 ‘숙소-한국 대표팀 훈련장-숙소에 와서 기사작성’이라는 단조로운 일상을 보냈는데 허정무 감독이 선수들에게 하루 휴가를 주면서 기자들도 짬이 생겼다. 오늘의 목적지는 잉글랜드 대표팀 베이스 캠프인 로얄 바포켕 스포츠 캠퍼스.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마침 퇴근하던 호텔 직원이 근처에 산다며 태워다 주겠단다. 타기 직전 다시 한 번 호텔 직원이 맞는 지를 확인했다. 남아공에서는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부른다.

13일 잉글랜드-미국 경기가 벌어지는 로얄 바포켕 스타디움을 지나쳤다. 테러 대상 1순위로 지목된 경기장 근처 경비는 삼엄하다. 호텔 직원이 “이것 때문에 너무 길이 막힌다”고 푸념한다.

드디어 도착한 로얄 바포켕 스포츠 캠퍼스. 정문에서 1차로 몸수색을 당한 뒤 또 한 번 검색대를 통과했다. 보안요원이 점퍼의 지퍼를 채우라고 요구한다. ‘신사의 나라라서 그런 걸까.’

훈련장 옆 미디어 룸. 역시 다르다. 여러 대의 널찍한 테이블에 무선 인터넷도 빵빵 터진다. 공짜 음료수와 스낵도 있다. 한국 대표팀 훈련장 한편 스탠드에 쪼그리고 앉아 기사를 쳐야하는 열악한 환경이 스쳐 지나간다.

미디어 룸을 나오자 고풍스런 2층 건물 앞 필드에 몸을 풀고 있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보인다. 여기는 숙소와 훈련장이 일체형이다.

역시 인기가 대단하다. 100여명의 외신기자들이 바글바글하다. 조 콜, 존 테리 무엇보다 박지성의 팀 동료 귀염둥이 웨인 루니가 반갑다. 몸을 풀고 있는 루니를 향해 셔터를 누르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코치 보좌역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데이비드 베컴. 표정이 의외로 밝네.

리오 퍼디난드도 있다. 무릎 부상으로 벤치 신세다. 일단, 예의상 “부상은 좀 어떠냐”고 말을 건네자 “조별리그는 못 뛴다”는 답이 돌아왔다. 박지성에 대해 묻자 “한국 최고 스타다. 멋진 활약을 보일 것이다”고 덕담을 건넸다. 훈련은 고작 15분 공개여서 아쉬움을 남겼다.

외신기자들도 박지성에 대해 후한 평을 내렸다. 더 선의 션 커스티스 기자는 “EPL에서 뛰고 있다면 빅 스타다. 빅게임 경험이 풍부하다”고 칭찬했다. 스카이스포츠 닉 콜린스 리포터는 “월드컵에서 3골은 넣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발, 그 말대로 됐으면 좋으련만.

잉글랜드 대표팀 전망은 엇갈렸다. 닉 콜린스는 “16강에 올라가면 4강 결승도 가능하다”고 기대했지만 AFP 앵거스 맥킨논 기자는 “잉글랜드는 16강이 한계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대략 짐작은 했지만 한국의 성적에 대해서는 관심들이 없어 보였다. 대부분이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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