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1·7040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를 버디 8개, 보기 3개로 막아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전날까지 4오버파 146타로 공동 47위였던 우즈는 1언더파 212타로 단독 3위로 껑충 뛰어올라 선두 더스틴 존슨(미국·6언더파 207타)을 뒤쫓았다.
2라운드까지 버디를 3개 밖에 뽑아내지 못하며 불안했던 우즈는 이날 무려 8개의 버디를 쓸어 담으며 페블비치 코스를 휘어잡았다. 전반 9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3개씩 주고받으며 샷을 조율한 우즈는 후반 들어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 오랜만에 황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 환상적인 드로샷을 날려 ‘역시 황제답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후 가장 좋은 플레이였다.
우즈의 진가는 17번(파3)과 18번(파5)에서 발휘됐다. 17번홀에서는 둘째 날 보기, 18번홀에서는 첫날 보기를 적어내는 등 두 홀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 17번홀에서의 버디는 우즈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 한방이었다. 우즈도 버디 후 자신감을 되찾은 듯 손가락을 하늘로 들어올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18번홀에서는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 나무 뒤편으로 날려 보냈지만 260야드를 남기고 3번 페어웨이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놓는 기가 막힌 샷을 날렸다.
이글은 놓쳤지만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3위로 경기를 끝냈다.
우즈가 역전 우승할 경우 메이저대회 통산 15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려, 잭 니클로스가 보유한 최다승 기록(18승)에 3승 차로 바짝 다가선다.
우즈는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이전에도 US오픈에서 우승한 적이 있고 샷 감각이 나쁘지 않다”며 역전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최경주(40)는 마지막 두 홀을 견뎌내지 못했다.
16번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로 비교적 선전했지만 17번과 18번홀에서 보기와 더블보기로 무너지면서 공동 23위로 내려앉았다.
우즈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필 미켈슨(미국)은 2타를 잃고 중간합계 1오버파 214타 공동 5위로 뒷걸음쳤다. 우즈와는 2타 차지만 선두 존슨과는 7타 차여서 역전이 쉽지 않다. 우즈가 앞서 있는 상황에서 미켈슨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 위해선 역전 우승 밖에 없다.
2008년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라 국내에서도 유명해진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이 중간합계 3언더파 210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US오픈에 처음 출전한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은 5타를 잃고 공동 42위(9오버파 222타)로 떨어졌다. 기대를 모았던 양용은(38)은 2라운드에서 12오버파를 적어낸 끝에 컷 탈락했다. 양용은은 전반 9홀에서 버디 1개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후반 들어 버디 없이 보기 5개와 더블보기 1개, 트리플보기 2개를 하며 무너졌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