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이지리아 동료에서 적으로

입력 2010-06-21 17:36:56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의 경연장 월드컵에서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되는 일은 허다하다. 한국-나이지리아 전에도 이런 인연을 가진 선수가 몇몇 있어 관심을 끈다.


● 박주영 vs 하루나

AS모나코에서 골을 합작해내던 박주영(25)과 나이지리아 루크먼 하루나(20)는 이제 자국의 16강 진출을 놓고 서로의 골문을 노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루나는 이번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존 오비 미켈(첼시)을 대신해 중원의 사령관을 맡고 있다. 미켈에 비해 무게감은 다소 떨어지지만 특유의 왕성한 활동력은 한국 미드필더들에게도 부담이다.

허정무 감독은 최전방의 박주영과 염기훈(수원)에게도 적극적으로 미드필드 지역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주영과 하루나도 종종 맞부딪힐 공산이 크다.


● 이청용 vs 시투

이청용(22)은 볼턴에서 함께 뛰고 있는 대니 시투(30)를 이번에 적으로 만났다.

시투는 이청용보다 1년 먼저 볼턴에 입단해 작년 시즌 새내기 이청용을 따뜻하게 반겨준 동료기도 하다. 그러나 16강 진출의 성패가 달린 이번 맞대결에서 이런 친분은 큰 의미가 없다.

중앙 수비수 시투는 190cm 95kg의 거구로 강한 파워를 바탕으로 한 공중전에 능하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시투가 강할지 몰라도 땅에서만큼은 이청용이 한 수 위다. 역습 시 빠른 스피드로 상대 측면을 허물라는 특명을 받았다. 골문 앞까지 전진해 시투를 무력화시켜야 득점이 가능하다.

XII턴 구단 역시 “한국의 이청용과 나이지리아 시투가 23일 맞붙는다”며 소속 팀 선수 간 대결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 이동국 vs 야쿠부

이동국(31·전북 현대)과 야쿠부(28·에버턴)는 2007년 미들즈브러에서 6개월 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동국이 2007년 1월 입단했을 당시 야쿠부는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서 맹활약하고 있었다. 그해 7월 야쿠부가 에버턴으로 이적할 때까지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렸던 게 사실.

이번에도 대표팀 내 입지에는 차이가 있다. 야쿠부는 1,2차전 모두 선발 출전하며 라예르베크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지만 이동국은 2차전 후반 막판 출전하는 데 그쳤다. 나이지리아 전에서도 조커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출전 기회만 주어지면 결정적인 한 방이 있다. 옛 경쟁자 앞에서 축포를 터뜨릴 준비를 마쳤다.

더반(남아공)|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