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의 버튼으로 게임을 지배하는 마우스, 레이저 나가(Naga)

입력 2010-06-28 16: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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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는 우리가 컴퓨터를 하는 내내 가장 손길이 오래 머무는 주변기기다. 이렇게 요긴하게 쓰이는 마우스가 차별화된 성능과 다양한 기능을 필두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마우스 본연의 성능 향상은 물론 특화된 장점을 내세워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것에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게이밍 마우스'다. 이미 다양한 게이밍 마우스가 등장해 나름의 영역에서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게이밍 주변기기 전문 업체인 ‘레이저’가 신제품 '나가(Naga)'를 선보이고 나섰다.


레이저 나가는 MMORPG를 비롯해 복잡한 컨트롤이 필요한 게임을 위한 고성능 게이밍 마우스다. 나가(Naga)란, '뱀'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로 힌두교에서는 머리가 5~9개 달린 뱀으로 형상화하고 있는데 독특한 디자인 컨셉과 17개의 버튼이 이와 절묘하게 매치된다.

또한, 기민한 뱀을 연상시키는 5,600dpi의 레이저센서와 초당 200인치의 최대 트래킹 스피드를 지원하며, 1,000Hz 울트라폴링(응답률) 기술을 적용해 빠르고 정교한 움직임을 보장하는 것도 눈에 띈다.

디자인과 본연의 기능은 여타 게이밍 마우스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레이저 나가는 17개에 달하는 버튼 구성이 가장 큰 매력으로 기본 버튼 외에 키보드에 있는 숫자 패드를 마우스 한 켠에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키패드(3x4 배열)가 인상적이다.


MMORPG나 각종 게임을 즐기다 보면 키보드의 다양한 키를 조합하는 전략적인 컨트롤이 필요하다. 빠르고 절묘한 컨트롤(단축키, 매크로 등)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상황에서 나가 마우스를 사용하면 보다 손쉽게 각종 기능과 버튼을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마우스 조작 시 가장 자유로운 엄지손가락(오른손) 부분에 버튼을 배치해 조작 편리성을 고려했으며, 버튼에 은은한 블루 LED를 적용해 시인성을 높였다. 초기 상태에서 17개의 버튼은 숫자 키(123)와 숫자 패드(Num 123)의 기능을 수행하며, 전용 드라이버 설치 후에는 사용자 마음대로 자유롭게 버튼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또한, 레이저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애드온(Addon: 추가)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경우 현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워해머 온라인 등에서 17개의 버튼에 자신이 원하는 명령어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타 게임에 대한 지원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점차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레이저 측은 밝혔다.

다음에는 평소에 즐겨하던 MMORPG 게임을 플레이 해보며 나가의 실용성을 검증해 보았다. WOW를 플레이하며 애드온 소프트웨어를 실행하여 매크로 값을 조합하니 하나의 버튼으로 상황에 맞춰 다양한 컨트롤을 구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분일초를 다투며 급박하게 진행되는 게임 상황에서, 엄지손가락에 위치한 버튼은 크기가 너무 작아 정확도가 떨어지는 느낌. ‘굳이 이걸 마우스에 지정해놓고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다소 들었다.


애드온 소프트웨어에서 별도의 매크로 값이 제공되지 않는 리니지2의 경우, 게임상에 구현된 단축키를 마우스의 기능키로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 대규모 PVP가 잦은 리니지2에서 나가의 역할은 스킬 사용보다는 물약이나 보조 버프(능력 증가)를 실행하는 데 쓸모가 있으며, 모든 버튼을 전부 이용한다기보다는 누르기 쉬운 버튼만 설정해서 쓰는 게 효과적이라 생각된다(하지만 무엇보다 어느 정도 마우스 감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MMORPG에 특화됐다는 마우스 제조사의 특성과 달리, FPS 게임에서도 유용하다. 특히, 무기를 바꾸거나, 전략적 기능키를 조합해 사용할 경우 조작이 한결 수월해져 유리한 측면이 있으며, 고해상도 레이저센서(5,600dpi)와 울트라폴링(1,000Hz) 기술이 MMORPG보다 FPS 게임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볼 수 있다.

게임 외에도 실질적으로 17개 버튼의 사용처는 무궁무진하다. 이를 활용해 각종 문서 작업이나 복잡한 그래픽 작업의 능률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순 사무, 웹서핑 등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많은 수의 버튼이 추가된 까닭에 크기가 너무 커져서 잡기가 불편하지 않을까 우려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마우스와 크기에서 큰 차이는 없다. 그리고 인체공학적 디자인(다만, 오른손잡이에 한함)으로 인해 손에 딱 들어맞는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12개의 버튼이 추가된 엄지손가락 부분(좌측)에 일반적으로 자리했던 웹브라우저 앞/뒤 이동 버튼이 마우스의 왼쪽 클릭 버튼 쪽으로 옮겨갔다는 점이다. 익숙해지기 전까지 다소 사용에 불편함이 있다.

그리고, 기본 마우스 설정에서 각 버튼에 할당한 기능키가 마우스 드라이버와 프로그램을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어, 다른 마우스를 연결해 사용할 때 버튼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나가의 왼쪽 버튼에 위치한 웹브라우저 앞/뒤 이동 버튼을 누르기가 애매해서 기능을 서로 맞바꿔 썼는데, 드라이버를 삭제하고 다른 마우스를 연결해서 써보니, 맞바뀐 기능키가 그대로 적용돼 매우 난감했다.

또, 아까 잠깐 언급했지만 많은 수의 버튼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좁은 공간에 버튼을 구성하다 보니 크기가 작아져 정확성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함인지 키패드에 부착하는 우레탄 패드(스티커)가 구성품에 포함되어 있으나 이를 사용해도 그다지 탐탁지 않았다.


지금까지 디자인과 기능적인 측면에서 레이저 나가를 살펴봤다. 이제 마우스 본연의 성능 부가 기능에 대한 이야기로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5,600dpi를 지원하는 레이저센서는 유리는 물론 화강암, 카펫, 목재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바닥 환경에서도 만족스러운 인식률을 자랑하며, 사용자가 dpi를 자유롭게 조절(프로그램, 기능키)할 수 있다.

또한 프로파일 기능을 통해 게임 및 프로그램 별로 각각 기능키를 다르게 설정하여 저장할 수 있으며, 해당 프로그램 실행을 감지해 자동으로 저장된 프로파일을 불러올 수 있도록 한 점도 편리함을 더한다.

이밖에 직물을 꼬아서 엮은 형태의 엉킴 방지 케이블을 채택해 사용자의 불편함을 줄인 점과 USB 단자를 금도금으로 처리해 안정성과 인식률을 높인 점은 익히 알려진 레이저의 명성에 걸맞은 모습이다.

이처럼 레이저 ‘나가’는 차별화된 성능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게이밍 전용 마우스다. 뛰어난 센서와 기술이 적용된 게이밍 마우스는 많았지만, 지금껏 이토록 많은 버튼을 채택한 게이밍 마우스는 없었다. 프로파일을 통해 게임과 프로그램마다 나만의 ‘신들린’ 컨트롤을 가능하게 해줄 이 제품을 게이머라면 주목해 보자.

글 / 이기성(wlrl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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