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 4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 ‘공공의 적’을 연출, 흥행에 성공한 강우석 감독.(맨 왼쪽)영화의 주연 설경구(오른쪽에서 두번째)와 맺은 우정은 술을 매개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맘 맞는 사람들과 한잔…흥행도 술술 풀려
강우석 감독은 흥행 ‘비법’을 묻자 빙그레 웃으며 술을 꼽았다.
말이 술일뿐, 사람들과 만나 어울리기를 좋아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는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애주가이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 나누는 것을 즐긴다.
강 감독은 빨리 마시고 빨리 취한 뒤 일찍 집에 들어가기로 한때 유명했다. 여러 사람들이 어울리는 술자리에서 즐겁게 마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조용히 사라진다. 다음날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이유를 알기에 그가 먼저 일어난다고 흠잡는 사람도 없었다.
한때 그는 ‘폭탄주의 달인’으로 불렸다. 특히 그가 특유의 비율로 배합한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것)의 맛은 일품이라고 충무로 관계자들은 말한다. 강 감독은 “최근에는 ‘막소’로 바꿨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있던 날도 ‘오영감’(‘오늘의 영화감독’) 멤버들과 약속을 한 뒤 식당에 미리 전화를 걸어 시원한 막걸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막걸리를 한 병쯤 마신 뒤 소주와 막걸리를 섞어 마시면 좋다”고 귀띔했다.
잦은 술자리만큼 만나는 사람도 다양하다. 물론 영화 관계자들이 주요 멤버들이다. 1990년대 한국영화를 이끈 신승수, 정지영, 김의석 감독 등 ‘오영감’의 멤버들, 배우 설경구와 정재영, 자신의 조감독 출신인 ‘주유소 습격사건’의 김상진 감독과 ‘텔 미 썸딩’의 장윤현 감독, 시네마서비스의 투자배급 작품들로 인연을 맺은 배우와 제작자, 감독, 스태프 등 영화 관계자 들과 자주 자리를 함께 한다. 이런 술자리에서 오가는 대화와 함께 이들이 털어놓는 숱한 속내가 강우석 감독에게는 또 다른 아이디어이자 영화적 소재가 되는 셈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