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식 코미디 영화’를 정립한 영화 ‘투캅스’. 강우석 감독은 “가장 무모하게 찍었는데, 가장 큰 폭발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DB
강우석 감독이 꼽은 ‘내 인생의 작품 셋’
맨땅에 헤딩하다 대박 ‘투캅스’경영자서 감독 컴백작 ‘공공의 적’
너무 고민해 매일 두통약 ‘이끼’
강우석 감독은 1989년 ‘달콤한 신부들’을 시작으로 최근작 ‘이끼’까지 모두 17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이 중에는 쓰린 아픔을 안겨준 작품도 있고,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준 작품도 있다. 올해로 연출 22년을 맞은 강우석 감독은 어떤 작품에 큰 의미를 두고 있을까. 강우석 감독에게 ‘내 인생의 영화 3편’을 들어봤다.
강감독이 첫 번째로 꼽은 작품은 ‘투캅스’. 그는 “‘맨땅에 헤딩’하듯, 가장 무모하게 찍은 영화인데,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투캅스’는 1993년 12월 개봉한 코미디 영화로, 안성기·박중훈의 절묘한 호흡에 힘입어 86만433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서울 기준)의 관객을 동원했다.
강 감독이 ‘내 인생의 영화’ 두 번째로 꼽은 작품은 2002년 1월 개봉한 ‘공공의 적’이다.
그는 “감독 컴백작이라 꽤 의미가 있다”고 했다. 1998년 개봉한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 영화사 시네마서비스의 경영자로 투자와 배급에 몰두하다 다시 촬영 현장에서 메가폰을 들고 만든 영화이다.
‘공공의 적’은 전국 500만명을 동원했고, 곧바로 이어진 ‘실미도’는 한국영화 사상 첫 1000만 돌파 영화로 기록됐다. 강우석 감독은 이후 2008년작 ‘강철중:공공의 적1-1’까지 4년간 5편의 영화로 총 2317만333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기간 동안 감독 한 명이 기록한 흥행성적으로는 단연 최고 수치다.
그리고 세 번째 영화. 바로 ‘이끼’다. 강우석 감독은 “가장 고민을 많이 한 작품”이라며 “너무 고민하고 머리를 써서 매일 두통약을 먹었다”고 말했다.
조금 뜻밖인 것은 강우석 감독의 최고 흥행작인 1000만 영화 ‘실미도’가 빠진 것.
강 감독은 ‘실미도’를 선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 배우들을 데리고 그렇게 찍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케이션을 옮겨다니고 폭발신이 많아 감정적으로 여유가 없었다”면서 “부끄럽지 않게 찍었지만, ‘이끼’만큼 머리 싸매고 했다면 관객에게 더 오랫동안 남았을 작품”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