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인프라 개선, 야구인들이 앞장서자

입력 2010-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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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대구구장에서 성황리에 끝났다. 죽기 살기로 임한 경기는 아니지만, 각본없는 드라마 같은 양팀의 스코어와 다양한 볼거리 등으로 근래 가장 재미있었던 올스타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특히 삼성 레전드들의 모습은 대구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으리라. 단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구장이 너무 작아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유영구 총재 취임이래, KBO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프로야구가 개최되는 대전, 대구, 광주에 지방구장을 신축하는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크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징후가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야구발전실행위원회’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기초자치단체에 야구장을 건립하는 일이다. 특히 허구연 위원장은 불철주야 뛰어다니면서 기초자치단체장을 만나고 있다. 때로는 수모와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이것이 결국은 야구계를 위한 길이라는 믿음 하나로 뛰어다니고 있다. 고양시, 통영시, 함평군, 익산시, 양평군 등에서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타 여러 기초자치단체도 조금씩 관심을 갖고 자료를 요청하는 곳이 적지 않다.

이쯤에서 야구인들에게 드리고 싶은 부탁은 조그마한 성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지성처럼 사비 150억원을 투입해 ‘박지성 축구센터’와 같은 것을 야구인들도 만들자는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야구로 부와 인기를 얻은 경우, 지역의 유소년과 야구발전을 위해 의미있는 기부를 하자는 것이다. 기초자치단체에서 건설하고 있는 간이야구장의 경우 총예산이 많게는 150억 원에서 적게는 1억원 정도 소요되고 있는데, 이런 곳에 일정액 기부하여 구장명칭을 기부자 이름으로 하는 것이다. ‘박찬호 구장, 추신수 필드, 양준혁 볼파크, 이승엽 야구장, 이종범 경기장’ 등으로 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의미있는 일이 될 수 있다. 전남 강진베이스볼파크와 캄보디아에 조성된 ‘허구연 필드’도 허구연 위원이 직접 건설한 것이 아니라 일정액의 돈을 기부한 관계로 구장명칭을 부여한 것이다.

‘천하무적 야구단’도 ‘꿈의 구장’을 짓기 위해 저렇게 애쓰고 있는데, 야구에 직접 관계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이름으로 된 구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상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수억 원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니, 야구로 부와 명예를 얻은 사람들이 앞장서서 먼저 실천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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