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폭로·음원유출…노이즈 마케팅의 세계] 정가은-이파니 “스폰서 제의”…과거를 팝니다

입력 2010-08-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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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의 프로그램에서 예전 연예인과의 만남과 교제 사실을 잇따라 높은 수위로 공개해 온라인에서화제가 된 방송인 이파니(왼쪽). 세 사람이 같이 연관된 과거사를 방송에 함께 출연해서 공개해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켰던 채리나, 황혜영, 유리(오른쪽 위에서 부터 차례대로).

케이블TV의 프로그램에서 예전 연예인과의 만남과 교제 사실을 잇따라 높은 수위로 공개해 온라인에서화제가 된 방송인 이파니(왼쪽). 세 사람이 같이 연관된 과거사를 방송에 함께 출연해서 공개해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켰던 채리나, 황혜영, 유리(오른쪽 위에서 부터 차례대로).

■ 연예계 도 넘은 ‘과거마케팅’

옛연인·스폰서·우울증·성형…고백 유형 4가지

‘과거를 공개하면 뜬다?’

지금 연예계는 ‘과거고백’의 전성기다. 너도 나도 기회만 되면 예전에는 숨겼을 자신의 과거를 공개하는데 적극적이다. 단순히 ‘사실 과거에 연예인 000에게 관심 있었다’는 정도는 이제 더 이상 ‘핫’하지 않다. 좀 더 강하고 자극적인 과거일수록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과거에 만났던 상대의 이름을 나타내는 숱한 이니셜, 그리고 과거 고백의 극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뜨거운 눈물은 이런 류의 프로그램에서는 늘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아예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검색어를 겨냥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방송에서 과거 연애사를 공개한 후 “내일 검색어 기대되는 데요”라고 말하는 연예인도 있다.

‘과거 마케팅’을 애용(?)하는 연예인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대중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신인, 혹은 오랜 공백 후 컴백해 주목을 끌 무언가가 필요한 연예인이라는 점이다. 또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꾸준히 고백 거리를 만들어 내는 ‘자가 발전형’도 있다. 독하거나 강하지 않으면 환영 받지 못하는 연예인들의 과거 고백은 어떤 유형이 있을까.
● 옛 연인 폭로형|“연예인 000와 교제했다”

황혜영-채리나-유리, 한 남자스타와 얽힌 연애사
이파니 “옛 남친 부모가 협박했다” 케이블서 밝혀


열애와 결별, 결혼과 이혼 등 사생활에 대한 가십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연예인이다. 이제는 과거 연애사까지 자신들이 직접 이슈 거리로 만든다. 최근 황혜영, 채리나, 유리는 케이블 채널 QTV ‘순위 정하는 여자’에서 한 남자 연예인과 얽힌 사연을 공개했다. 사연인즉 채리나가 사귄 연예인 남자 친구가 당시 유리와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고, 그 전 여자친구는 황혜영이었다는 것.

방송인 이파니의 경우는 코미디TV ‘현영의 하이힐’에서 연예인인 전 남자친구와 커플 문신을 했다는 사실과 연하남 연예인으로부터 구애를 받았지만 아버지의 협박과 반대에 시달렸다는 것을 공개했다. 그녀는 여러 차례 자극적인 과거 공개 덕분에 온라인의 검색어에 단골로 오른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복잡다단한 연애사가 전체적인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소중한 추억의 일부분을 가십거리로 전락시켜 이슈화를 시키려는 태도와 그것을 악용하는 방송 콘셉트가 문제다”고 지적했다.
● 스폰서 언급형|“스폰서 제의 받았지만 거절”

정가은·이파니·이채은 등 고백…득 보다 실 많아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은 위험한 과거사 고백도 이어지고 있다. ‘롤코걸’로 사랑 받은 정가은은 한 케이블 방송에서 무명 시절 스폰서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사실을, 이파니와 이채은은 PD를 사칭한 남성에게 스폰서 제의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 그룹 샵 출신의 이지혜는 ‘순위 정하는 여자’에서 “과거 기업인들과 친하게 지냈다”는 모호한 발언으로 궁금증을 사기도 했다.

고 장자연의 자살사건 이후 연예인들의 성접대 논란과 이른바 스폰서에 대한 다양한 루머들이 등장하고 있다.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식의 모호하고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발언은 오히려 본인에게 득이 아닌 실로 작용하고 있다.
● 우울증 고백형|“그 시절 정말 죽고싶었습니다”

‘미달이’ 김성은·이하얀 등 자살충동 등 고민 털어놔

‘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로 사랑 받은 아역 배우 출신 김성은은 방송에서 대중들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워 우울증에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고 밝혔다. 그녀는 “나를 미달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칼로 찌르고 싶었다”는 충격적인 발언으로 한 순간에 화제의 인물로 등극했다. 하지만 공백 후 뜨거운 관심이 또 부담스러웠던지 정작 계획 중이었던 프로그램의 오디션에 불참해 연예계 컴백에 차질을 빚었다.

최근 다이어트에 성공해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이하얀도 이혼 후 충격과 생계의 어려움으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우울증이 전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연예인의 아찔했던 과거의 순간을 가볍게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일단 이슈가 되면 성공이다’라는 식의 단순하고 안이한 제작진의 생각은 연예인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 성형 공개형|“사실 얼굴에 칼 댄 경험있죠”

너도나도 공개…성형이슈를 인지도 향상에 적극 이용


과거 모습이담긴 사진이 공개되면 성형을 고백하는 것은 이제 신인들의 연예계 입문 코스가 됐다. 현영, 솔비, 이시영, 김나영 등 여자 연예인부터 개그맨 김기수, 아이돌 그룹인 제국의 아이들의 광휘까지 수를 세기 힘들 정도로 과거 성형 고백은 붐을 이룬다. 이러다 보니 성형이 한 달에 한번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펌을 하는 것 같은 미용처럼 다뤄진다.

한 연예 기획사 홍보 담당자는 “인지도가 낮은 신인의 경우 가장 주목을 받기 쉬운 이슈가 성형 고백이다”며 “최근에는 성형이 너무 일반화되어서 그 마저도 이슈화가 어려운 상황이라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 더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스포츠동아DB·QTV·아이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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