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칸첸중가 등정 의혹을 받고 있는 산악인 오은선 씨. 스포츠동아 DB
누르부 주장엔 왜 그랬는지 의아
산악인 오은선 씨(사진)의 히말라야 칸첸중가 등정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씨와 함께 칸첸중가를 등반한 3명의 셰르파 중 한 명인 페마 치링이 31일 “당시 더는 위로 갈 곳이 없었다”며 분명히 정상을 밟았음을 주장했다.
페마는 옹추, 누르부와 함께 지난해 5월 오 씨와 칸첸중가 등반에 나섰던 셰르파. 이 가운데 옹추와 누르부가 각각 등정 여부를 둘러싸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았지만 그 사이 페마는 침묵해왔다.
페마는 이날 연합뉴스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정상 사진 속 칸첸중가의 실제 지형과 다르다’는 의혹에 대해 “정상 근처에 돌멩이, 바위가 있었는데 거기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시간에 따라 항상 다를 수 있다”고 했다.
또 오씨에 이어 칸첸중가에 오른 산악인 김재수 씨가 ‘정상 부근에서 오씨의 모교인 수원대 깃발이 4개의 돌에 눌린 채 놓여진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페마는 “그 깃발이 어떻게 거기 있었는지 모르겠다. 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부는 곳인데, 깃발이 날아가지 않고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누르부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오 씨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페마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라면서도 “오씨가 파키스탄, 안나푸르나에도 같이 간다고 했는데 누르부는 칸첸중가 등반 때 입은 동상 때문에 못 가게 됐다. 혹시 그런 일 때문에 (감정이 상해)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은선 씨는 이날 일부 언론에 “의혹을 씻기 위해 칸첸중가를 재등정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