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명백한 내정간섭” 반발
사태 악화땐 亞게임 출전 못해
갖가지 횡포로 물의를 빚어온 국제복싱연맹(AIBA)이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KABF)에게 ‘회원국 제명’ 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 선수를 볼모로 한 AIBA의 내정간섭
KABF 관계자는 “최근 AIBA가 ‘9월10일까지 KABF가 새 집행부를 구성하지 않으면 AIBA회원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AIBA는 KABF 유재준 회장이 AIBA 우칭궈(대만) 회장의 반대파라는 이유로 KABF를 압박해 왔다. 우칭궈 회장의 재선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 때문. 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유 회장의 자유로운 직무수행을 보장했다. 회원국 집행부와 정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징계를 주는 것은 국제스포츠계의 상식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체육계에서는 이를 일종의 ‘내정 간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선수를 볼모로 한 압박이라 파장은 더 크다. KABF가 AIBA 회원 자격을 상실하면, 한국아마복싱은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출전이 가로막힌다. 정해진 절차를 밟아 새 회장을 뽑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3주. 사실상 10일까지 새 회장을 선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KABF 현 집행부도 대의원 총회를 개최할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상황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 미숙한 대처로 상황 악화시킨 대한체육회
외교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할 대한체육회의 오판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AIBA는 대한체육회 측에 꾸준히 유재준 회장의 사퇴를 종용해 왔다. 결국 대한체육회는 법원판결을 근거로 유 회장의 인준을 취소했고, 이 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결국 KABF는 8월23일 이사회를 열고 김승철 대한체육회 이사를 회장권한대행으로 선임했다.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KABF 정상화 방안의 하나. 김 회장권한대행은 대한체육회가 지명한 인물이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회장권한대행을 세우면 AIBA도 (부당한 압박을) 어느 정도 그만할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AIBA는 곧바로 제명이라는 강경책을 들고 나왔다. 대한체육회가 현 복싱연맹은 물론, AIBA측에도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한 체육계 인사는 “대한체육회가 양 쪽에 가서 하는 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태 악화땐 亞게임 출전 못해
갖가지 횡포로 물의를 빚어온 국제복싱연맹(AIBA)이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KABF)에게 ‘회원국 제명’ 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 선수를 볼모로 한 AIBA의 내정간섭
KABF 관계자는 “최근 AIBA가 ‘9월10일까지 KABF가 새 집행부를 구성하지 않으면 AIBA회원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AIBA는 KABF 유재준 회장이 AIBA 우칭궈(대만) 회장의 반대파라는 이유로 KABF를 압박해 왔다. 우칭궈 회장의 재선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 때문. 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유 회장의 자유로운 직무수행을 보장했다. 회원국 집행부와 정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징계를 주는 것은 국제스포츠계의 상식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체육계에서는 이를 일종의 ‘내정 간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선수를 볼모로 한 압박이라 파장은 더 크다. KABF가 AIBA 회원 자격을 상실하면, 한국아마복싱은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출전이 가로막힌다. 정해진 절차를 밟아 새 회장을 뽑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3주. 사실상 10일까지 새 회장을 선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KABF 현 집행부도 대의원 총회를 개최할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상황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 미숙한 대처로 상황 악화시킨 대한체육회
외교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할 대한체육회의 오판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AIBA는 대한체육회 측에 꾸준히 유재준 회장의 사퇴를 종용해 왔다. 결국 대한체육회는 법원판결을 근거로 유 회장의 인준을 취소했고, 이 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결국 KABF는 8월23일 이사회를 열고 김승철 대한체육회 이사를 회장권한대행으로 선임했다.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KABF 정상화 방안의 하나. 김 회장권한대행은 대한체육회가 지명한 인물이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회장권한대행을 세우면 AIBA도 (부당한 압박을) 어느 정도 그만할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AIBA는 곧바로 제명이라는 강경책을 들고 나왔다. 대한체육회가 현 복싱연맹은 물론, AIBA측에도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한 체육계 인사는 “대한체육회가 양 쪽에 가서 하는 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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