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극장가는 한국영화의 경연장이 된다. 가족과 친구, 연인와 찾는다면 푸짐한 영화의 성찬을 맛볼 수 있다. (맨 위) 영화 ‘그랑프리’ ‘퀴즈왕’ (가운데) ‘무적자’ ‘해결사’ (맨 아래) ‘시라노…’ ‘옥희의 영화’.
극장가도 추석에 풍성한 영화의 잔치 마당을 펼쳐놓았다. 호쾌한 액션과 달콤한 로맨스, 밀고 당기는 연애 감정, 고되지만 그래도 희망을 꿈꾸는 일상,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 김태희와 양동근, 설경구와 이정진, 송승헌과 주진모, 엄태웅과 이민정, 이선균 등 톱스타급 배우들이 총출동해 펼쳐내는 추석 잔칫상의 상차림을 들여다보자.
● 좌절과 희망…‘그랑프리’ VS ‘퀴즈왕’
톱스타 김태희가 여성 기수로 변신한 ‘그랑프리’(감독 양윤호)는 절망 속에 쓰러진 뒤 다시 일어서 희망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다. 2300m의 거리를 말과 함께 내달리며 여기수로서 꿈꾸는 첫 그랑프리 우승은 이뤄질까. 김태희는 양동근과 호흡을 맞추며 ‘중천’과 ‘싸움’에 이어 다시 한 번 흥행에 도전한다. 치열한 승마 연습 끝에 나서는 그녀의 각오가 다부지다.
‘퀴즈왕’은 특유의 코미디와 유머 감각을 자랑해온 장진 감독의 신작. 김수로와 한재석을 새롭게 엮어내고 류승룡, 장영남, 류덕환, 임원희, 신하균, 정재영 등 이른바 ‘장진 사단’의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무대다. 133억원의 상금이 내걸린 퀴즈쇼에 출연한 이들의 이야기가 그 다양한 삶을 든든한 바탕삼아 펼쳐진다.
● 액션…‘무적자’ VS ‘해결사’
‘무적자’는 ‘파이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을 연출한 송해성 감독이 홍콩 느와르의 대표작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한 작품. 저우룬파(주윤발), 디룽(적룡), 장궈룽(장국영)이 주연한 원작을 한국적 정서와 드라마로 재구성했다. 송승헌, 주진모, 김강우, 조한선이 깊고 절절한 형제애와 우정, 배신과 의리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9일 개봉한 ‘해결사’(감독 권혁재)는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주연배우 설경구가 온몸을 내던지며 리얼 액션의 호쾌함을 선보인다. 살인누명을 뒤집어쓴 해결사가 풀어가는 사건의 비밀과 그 주변을 이루는 이정진, 오달수, 송새벽 등 주조연급 남자배우들의 조화가 관객을 모았다.
● 로맨스…‘시라노…’ VS ‘옥희의 영화’
엄태웅과 이민정, 최다니엘, 박신혜가 주연한 ‘시라노:연애조작단’(감독 김현석)은 연애에 서툰 남녀를 이어주는 시라노 에이전시 사람들의 좌충우돌 해프닝.연애가 뜻한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엄태웅이 이끄는 시라노 에이전시 사람들도 의뢰인 최다니엘과 그의 목표인 이민정 사이에서 미션의 소동을 벌인다.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옥희의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다. 이선균과 정유미, 문성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영화과 학생인 옥희를 둘러싸고 그 동기와 교수 사이에 오가는 미묘한 감성을 그려낸다. 정곡을 찌르는 포착의 순간이 ‘홍상수표’의 유머러스한 면모를 또 다시 과시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