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진출 준비를 위해 3년의 공백을 가졌던 임정희는 “미국시장은 포기한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다.
한국 더 알려야 美 팝무대 설수 있어
연령·장르 떠나 이젠 걸그룹과 경쟁
‘거리의 디바’ 임정희가 30일 미니앨범 ‘진짜일리 없어’를 발표하고 3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온다.
그녀는 2007년 9월 3집 발표 이후 미국 진출을 위해 국내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6월 2년간의 미국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이번 음반 작업을 해왔다.
2007년 3집 타이틀곡 ‘사랑에 미치면’에 미국 유명 힙합 듀오 아웃캐스트가 래퍼로 참여했고 미국에서 발표할 음반도 프로듀서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그녀다. 하지만 아쉽게도 미국 진출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서운하다기보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팝의 본고장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고, 훌륭한 뮤지션들을 직접 체험했다는 것이 좋았어요. 그걸 잠시 접어야 한다는 것이 아쉽죠. 미국 음반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아직 진행형이에요. 포기할 수 없는 꿈입니다.”
임정희의 미국 음반 발표는 마침 터진 금융위기로 인해 기약 없이 미뤄졌다. 미국 현지의 유망한 신인도 음반을 제대로 발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낯선 가수에게 선뜻 투자를 하겠다는 회사는 없었다.
“아시아 뮤지션의 실력이 뒤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한국 배우들은 이미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하잖아요. 미국 음반사들은 아시아 뮤지션이 미국에서 팝 음악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음반제작을 쉽사리 결정할 수 없었던 거죠.”
그래도 임정희는 한국인 특유의 투지와 끈기만은 인정받았다고 했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연습하는 모습을 미국 친구들이 처음엔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한국인들은 그렇게 열심히 한다는 인식이 점점 생겨났다고 한다.
“한국이 더 많이 알려져야 해요. 그래서 아시아 뮤지션들이 거부감 없이 활동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합니다.”
3년 만에 국내로 돌아온 임정희는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의 절대 권력이 됐고, 가요계 전통 장르인 발라드가 ‘틈새 장르’가 돼버린 생경한 풍경에 놓여있다.
“3년 전에도 걸그룹이 있었지만, 숫자가 급격히 늘어났어요. 실력도 모두 뛰어나고. 연령과 장르를 떠나 그들과 선의의 경쟁을 해야죠.(웃음)”
임정희는 15일 온라인에 먼저 공개한 수록곡 ‘헤어지러 가는 길’은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등에서 투애니원의 ‘캔트 노바디’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타이틀곡 ‘진짜일리 없어’는 방시혁이 영화 ‘인셉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곡으로, 네오솔 사운드에 일렉트로닉 신시사이저를 곁들였다.
“박진영 프로듀서가 장문의 메일로 격려와 축하를 해줘 힘이 납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지만 많은 공연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