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장시간 운전이 얼마나 힘들고 피곤한지를 늘 몸소 체험하고 있다. 혹자들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일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 말하지만, 실제로 서너 시간 이상 연속으로 운전대를 잡아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강한 압박을 느끼게 된다. 본 리뷰어만 해도 1시간만 넘으면 온 몸에 좀이 쑤시고 오금이 저리곤 한다. 그래도 그들은 운전대를 놓을 수 없다. 지치고 힘들지만 천직으로 여기고 오늘도 누군가를 위해 밤으로 낮으로 페달을 밟는다.
달리는 동안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잠깐씩은 쉬면서 피로18를 풀어줘야 한다. 이럴 때를 위해 차 안을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 액세서리를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 그 액세서리는 푹신한 쿠션이 될 수도, 편안한 시트가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언제든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 재생기도 유용할 수 있다(운전 시에는 동승자들이 즐기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도 있다).
DMB TV와 라디오 방송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각종 미디어를 접할 기회가 적은 전업 운전자들. 온종일 운전대와 씨름해야 하는 2평 남짓의 폐쇄적 공간을 자신만의 멀티미디어 아지트로 탈바꿈하게 해주는 액세서리, 자동차용 디빅스(Divx) 플레이어인 새로텍 에이빅스 T20이다.
멀티미디어 파일 재생의 집합소, 디빅스 플레이어
디빅스는 영상/음성 신호를 각 기기에 맞게 압축 또는 해제하는 코덱(codec,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의 한 종류로, 일반적인 동영상 파일에 주로 적용되고 있어 이러한 파일을 재생하는 기기를 통칭 ‘디빅스 플레이어’라 한다. 컴퓨터용 영상, 음악, 사진 파일 등을 컴퓨터 없이 TV와 바로 연결하여 출력할 수 있으며 ‘멀티미디어 재생기’ 혹은 ‘동영상 재생기’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최근 대형 TV가 보편화함에 따라 그 활용도면에서 재평가되고 있는 컴퓨터, AV(오디오/비디오) 주변기기다.
디빅스 플레이어는 TV나 컴퓨터, AV 기기 등에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음성 입출력 단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제품들은 고해상도(HD) 동영상 파일도 원활히 재생할 수 있는 성능도 겸비하고 있다. 디빅스 플레이어에는 대부분 컴퓨터용 하드디스크가 내장되는데, 최근에는 1TB(1,024GB)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선보이고 있어, 드라마와 같은 시리즈물을 즐겨 보는 사용자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손바닥만한 멀티미디어 쥬크 박스
무엇보다 일단 작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담뱃갑 두 개를 붙여놓은 듯한 크기와 두께다. USB로 연결하는 외장 하드디스크 크기라고 예상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조그마한 걸로 영화를 제대로 볼 수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콤팩트한 크기가 인상적이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새로텍의 일반용 디빅스 플레이어인 ‘D7 클래식(관련 기사: http://it.donga.com/review/2541)’의 기조를 유지한 ‘초 심플’ 블랙 하이그로시 형태다. 다만 우측에 있는 리모컨 외부 수신부 연결 단자가 이 수려한 디자인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뿐(꼭 이렇게 투박한 단자로 구성해야 했을까). 어쨌든!
뒷면에 영상/음성 출력을 위한 대부분의 포트가 마련돼 있다. 우선 크기의 제약으로 인해 컴포넌트와 콤포지트 단자는 제거됐다. 대신 HDMI 단자가 제공된다. 만약 TV 등에 HDMI 단자가 있다면, HDMI 케이블 하나로 디지털 고해상도 영상/음성 신호를 출력할 수 있다. 그럼 HDMI 단자가 없는 TV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느냐, 그건 아니다. 제품과 함께 들어 있는 컴포지트 변환 AV 케이블을 이용하면 된다. 차량용 제품이니 내비게이션 등에 연결하려면 이러한 변환 케이블이 필요하다(내비게이션과 연결하는 방식은 잠시 후 자세히 다룬다). 이 AV 변환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한 단자가 ‘AV’ 단자다. 그 옆에 있는 ‘OPTICAL’ 단자는 사운드를 디지털로 출력하는 용도인데, 일반적으로 다채널(5.1채널, 7.1채널 등) 스피커에 연결하는데 사용된다(컴포넌트 및 컴포지트 등의 AV 연결 단자에 대해서는 관련 기사(http://it.donga.com/openstudy/2716/)를 참고하라).
크기가 다른 USB 포트도 두 개 있는데, 작은 것은 컴퓨터와 연결해서 각종 파일을 복사/이동하는 데 사용하고(USB 케이블만 연결해도 이동식 디스크로 바로 인식했다. 컴퓨터에 따라 인식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이때는 전원 어댑터까지 연결하면 된다), 큰 것은 USB 외장 하드디스크 등을 연결하여 미디어 파일을 재생할 때 사용한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SD 메모리 슬롯은 예상하는 대로, 디지털카메라 등에 사용하는 일반 SD 메모리를 꽂아 사진 등을 출력할 수 있다. 간단한 구성이긴 하지만, 종합 멀티미디어 재생기로서 있어야 할 건 꼼꼼히 챙겨 구성한 것이 일단 호의적인 느낌이 들게 한다.
참고로 큰 USB 포트에 USB 무선랜 카드를 꽂으면 네트워크 공유도 가능해진다. 이는 새로텍 D7 클래식과 동일한 기능이다. 유선랜 포트는 없지만 무선랜 카드를 꽂아 네트워크 공유를 통해 파일을 복사, 이동할 수 있다(단, USB 무선랜 카드는 따로 구매해야 한다).
평소에 본 리뷰어는 제품 내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내부가 어떻든 뭔 상관인가. 유용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그만이지), T20을 보니 과연 내부 구조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강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조심스레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와는 달리 매우 간단한 구성이었다. 주요 구성품은 메인보드 기판과 500GB짜리 노트북용 하드디스크 하나. 물론 멀티미디어 재생에 필요한 각종 칩이나 콘덴서 등을 작은 메인보드에 집적한 것이 ‘기술’이긴 하겠지만, 일반 사용자인 본인이 보기에는 그냥 단순해 보인다. 아마도 사용자 스스로가 하드디스크를 손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부품 구성을 최대한 간소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단, 혹시라도 뚜껑을 열 계획이라면 외부 리모컨 포트에 연결된 케이블을 주의해야겠다. 납땜 상태에 따라 쉽사리 떨어질 수 있을 테니까. 여담이지만, 충격 흡수를 위해 하드디스크 밑바닥을 말랑말랑한 고무로 덧대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TV 및 내비게이션 연결
새로텍 에이빅스 T20은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연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제작된 디빅스 플레이어지만, TV와도 간단하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TV 등에 HDMI 포트가 있다면 HDMI 케이블로 각각 연결하면 끝. 1,080p급의 고화질을 그대로 TV로 출력할 수 있으니 HDMI 연결을 적극 권장한다. TV에 HDMI 포트가 없을 땐 컴포지트 변환 AV 케이블로 연결하면 된다. 물론 이때는 화질이 약간 저하되긴 하지만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고 나름대로 볼만하다. 어차피 HDMI 포트가 없는 TV라면 TV 자체가 일반 화질(SD) 수준으로 출력될 것이니 딱히 불만을 가질 것도 없다.
자동차용 내비게이션의 경우 대부분 외부 입력을 지원한다. T20과 같은 미디어 기기나 자동차 후방 카메라 등을 연결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마치 이어폰 잭 같은 모양의 AV 단자를 제공하는데, T20은 이 AV 단자와 연결하며 된다. 다만 AV 케이블 보유 상황에 따라, 양쪽 AV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한 암 젠더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는 동네 전파사만 가도 쉽게 구할 수 있다(‘컴포지트 케이블 확장용 암 젠더 주세요’라 하면 된다).
전원 케이블까지 연결하면 기본 준비는 완료. T20을 켜면 내비게이션의 외부 출력 화면에 ‘abigs’ 로고가 나타나며, D7 클래식과 유사한 메인 화면이 나타난다(T20을 위해 ‘파인디지털 IQ 3Dv’ 내비게이션이 수고해 주셨다. 이에 대해서는 여기(http://it.donga.com/review/699/)를 참고하자).
이때부터 T20 리모컨을 통해 각 메뉴를 돌아다니며 미디어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기본적인 조작법 및 기능은 에이빅스 D7 클래식과 거의 유사하므로 생략하도록 한다. 참고로 리모컨 외부 수신부는 T20을 콘솔박스(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나 글러브 박스(조수석 전면 하단)에 넣고 사용할 경우에 원활한 리모컨 조작을 위해 필요한 것이니 활용토록 한다.
재생 기능은 D7 클래식과 거의 동일
미디어 파일은 컴퓨터에서 재생할 수 있는 대부분을 재생, 출력할 수 있다. 일반적인 동영상 파일은 avi 파일은 기본이고, 고해상도 mkv 파일, 아이폰/아이팟용 mp4 파일, DVD 이미지 파일인 iso 파일, HD 화질의 tp, ts 파일, 윈도우 전용 asf, wmv 파일 등 웬만한 파일은 모조리 재생한다(단, 동영상 압축 형식에 따라 가끔 재생되지 않는 파일도 가끔 있다). 물론 자막 파일인 smi, srt 등도 지원한다. 음악 파일과 사진 파일도 마찬가지.
1,080p 화질을 지원하는 LCD TV에 HDMI 케이블로 연결해 고화질 동영상을 재생해 본 소감은 한마디로 ‘대만족’이다. 이토록 작고 가벼운 기기에서 이러한 화질과 사운드를 출력해 낸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물론 이전 리뷰 제품인 D7 클래식도 이와 동일했지만, 크기가 작다 보니 그러한 ‘신기한 만족감’이 더한 것이라 생각됐다. 물론 대부분의 동영상 파일을 가리지 않고 어떠한 문제도 없이 재생해 냈다. 자막 글꼴도 선명하고 가독성이 높다.
한편 차량의 경우, 본 리뷰에 찬조 출연한 ‘파인디지털 IQ 3Dv’의 자체 사운드 출력과 음질이 나름대로 괜찮아서, 카 스테레오를 연결하지 않고도(카펙 등으로) 충분히 들어줄 만한 사운드를 출력해 냈다. 물론 빵빵한 사운드가 뒷받침되어야 할 영화는 카펙 등을 통해 카 스테레오로 출력하는 것이 좋겠다.
T20을 자동차 대시보드 위에 뒀을 때, 리모컨은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에서도 정확하게 제어가 가능하다. 만약 T20을 글러브 박스에 넣어둔다면 리모컨 외부 수신부만 바깥으로 빼내어 사용하면 된다. T20의 리모컨은 일반용(기본 포함)과 자동차용(별도 구매) 두 가지가 있는데 어느 것을 사용해도 무관하며, 자동차용은 조작 버튼을 간소화하여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참고로 새로텍 측에서는 T20과 관련하여 차량용 패키지(시가 잭 전원 케이블, 차량용 리모컨, 외부 리모컨 수신부, AV 케이블, 젠더)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는 나만의 전용 상영관
굳이 이게 필요할까 생각하는 독자들이 적지 않으리라 예상한다. 25만 원(500GB 모델, 2010년 10월 초 인터넷 최저가 기준)의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당연하다. 물론 모든 사용자에게 필요한 제품은 아니다. 다만 이 리뷰 서두에 언급한 대로, 적어도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본 리뷰어는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 취미의 일환으로 가끔 노트북에 영화를 저장하여 자동차 카 스테레오에 연결하여 보곤 한다. 특히 음향효과가 매력인 공포영화는 늦은 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볼 때 긴장감과 전율이 배가된다. 이때는 화면 크기나 화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화에 집중하는 데는 역시 소리가 제일 중요하니까.
에이빅스 T20은 이러한 경우에 적합하다. 내비게이션에 연결해 볼 수 있으니 노트북보다는 취급이 용이하고 리모컨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7인치 화면(내비게이션 평균 화면 크기)이라 비주얼이 약하긴 하지만, 밀폐된 자동차 안에 퍼지는 사운드는 가히 전용 상영관이라 해도 무방하다. 제품 자체가 돌비와 DTS 등의 음향 효과를 지원하고 있어, 특히 DVD나 블루레이급 영상을 재생할 때 출력되는 사운드는 미세한 소리 하나하나마저 차 안 구석구석을 돌아 정확하게 귀에 꽂혔다.
T20은 하드디스크 용량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며, 최대 640GB 모델까지 출시되어 있다. 노트북용 하드디스크는 2010년 10월 초 현재 640GB가 구매할 수 있는 최대 용량이나, 나중에 1TB 이상이 출시되면 구매 교체하면 된다. 사실 500GB 정도면 1GB 용량의 영화를 500편 가까이 저장할 수 있으니 결코 적지 않은 용량이라 할 수 있다.
전업 운전자 중에는 시도를 넘어 여러 지방을 다녀야 하는 운전자도 많은데(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분들이 대게 그러하다), 이런 분들은 고속도로 휴게소나 일반 도로에 정차하여 휴식을 취하곤 한다. T20은 이런 운전자에게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 평소에 보고 싶었던 영화가 될 수도 있고, 시리즈로 보던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또 어린 자녀를 촬영한 영상이 될 수도 있고, 얼마 전 나들이 때 찍었던 가족사진이 될 수도 있다.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신 나는 음악이면 더욱 좋다. 틀에 박힌 DMB 방송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파일을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다는 건 그들에게 분명히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전업 운전자가 아니더라도 명절 귀성길, 귀경길처럼 오랜 시간 운전해야 할 때, 지루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재미있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저장하여 틀어 주는 것도 괜찮겠다. 리모컨을 건네 주며 원하는 걸 선택해 보라 하면, 교통 체증으로 인해 짜증 내던 아이들도 당분간은 얌전해질 것이다(그리 오래 가지 않겠지만).
운전 중 영화 시청은 절대 금물
본 리뷰어 역시 평소에 운전하며 다니는데, T20을 며칠 간 사용하면서 좋지 않은 운전 습관이 배는 듯해 자각이 요구됐다. 운전 중 전방에 시선을 고정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보고 또 본 영화지만(본 리뷰어의 대표적인 취미다. 본 영화 또 보기), 늘 컴퓨터에서 보던 장면을 운전하면서 보니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향했다. 평소에 내비게이션 DMB 방송을 켜 놔도 그런 적 없었는데… 큰일난다, 이러다가. 만약 T20과 같은 자동차용 미디어 기기를 사용할 것이라면(혹은 사용한다면), 운전과 영상 시청은 절대 멀티태스킹하면 안 된다. 눈알 한 쪽 씩 나눠서 볼 수 있는 기인이라면 모를까 운전할 때는 아예 제품을 꺼놓거나 켜더라도 음악 정도만 듣도록 하자. 한번 식겁한 후로 자동차 키를 꽂으면 T20 전원 케이블을 뽑아 놓는다.
이동성을 겸비한 다기능 디빅스 플레이어
약 3주간 본 리뷰어의 출퇴근 운전 길을 동행한 에이빅스 T20은 내비게이션보다 사용 빈도가 높았다. 그도 그럴 것이 늘 다니는 길만 다니니 내비게이션 쓸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본 리뷰어는 영어 공부를 위한 영화 몇 편과 강의 파일, 국내외 가수의 콘서트 실황 등을 저장하고 출퇴근 시간 30분 동안 시청했다. 확실히 없는 것보다는 있으니 편하고 유용했다. 오랜 시간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라 예상한다. 바지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고 가벼우니 차 안을 비롯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차 안에서 영화 볼 기회가 거의 없다든가, 아니면 운전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면, T20은 사실 가격대비 효용성이 그다지 높다고 볼 순 없다. 본 리뷰어 역시 출퇴근길에만 차 안에서 잠깐 사용하다 보니 제품을 100% 사용할 여건은 되지 못했다(차 막혀 봐야 30분 이내에 출퇴근하는 길이니). 따라서 하루 24시간 중 적어도 8시간 이상을 차 안에서 보내야 하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차라리 D7 클래식과 같은 고정형 디빅스 플레이어가 적합하다.
물론 차가 없더라도 평소에는 이동식 디스크로 사용하다가, 환경에 맞게 미디어 파일을 감상할 용도로 사용해도 별 무리는 없다. 크기가 작아 이동성이 좋다는 것은 생각보다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에이빅스 T20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한 제품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확실히 유용할 ‘이동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다.
차량용인데 왜 시가 잭 전원 케이블이 없나
제품 기획 당시 차량용 제품이라 지정했다면 차량용 시가 잭 전원 케이블은 제품 기본 패키지에 포함시켜야 했다. 현재 T20용 시가 잭 케이블은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 판매하고 있다. 대신 일반 AC 전원 어댑터는 기본 포함되어 있다. 사실 반대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가격을 만 원 올리더라도 시거잭 케이블을 기본 패키지에 포함시켰어야 할 것이다. 시거잭 케이블은 사용자에 따른 선택사항이라 하겠지만, 그리고 설사 현재까지 판매된 T20의 구매층 비율이 비운전자가 운전자보다 많다고 하더라도 ‘차량용 디빅스 플레이어’를 표방한 이상 AC 전원, 시거잭 전원 케이블은 모두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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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동안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잠깐씩은 쉬면서 피로18를 풀어줘야 한다. 이럴 때를 위해 차 안을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 액세서리를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 그 액세서리는 푹신한 쿠션이 될 수도, 편안한 시트가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언제든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 재생기도 유용할 수 있다(운전 시에는 동승자들이 즐기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도 있다).
DMB TV와 라디오 방송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각종 미디어를 접할 기회가 적은 전업 운전자들. 온종일 운전대와 씨름해야 하는 2평 남짓의 폐쇄적 공간을 자신만의 멀티미디어 아지트로 탈바꿈하게 해주는 액세서리, 자동차용 디빅스(Divx) 플레이어인 새로텍 에이빅스 T20이다.
멀티미디어 파일 재생의 집합소, 디빅스 플레이어
디빅스는 영상/음성 신호를 각 기기에 맞게 압축 또는 해제하는 코덱(codec,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의 한 종류로, 일반적인 동영상 파일에 주로 적용되고 있어 이러한 파일을 재생하는 기기를 통칭 ‘디빅스 플레이어’라 한다. 컴퓨터용 영상, 음악, 사진 파일 등을 컴퓨터 없이 TV와 바로 연결하여 출력할 수 있으며 ‘멀티미디어 재생기’ 혹은 ‘동영상 재생기’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최근 대형 TV가 보편화함에 따라 그 활용도면에서 재평가되고 있는 컴퓨터, AV(오디오/비디오) 주변기기다.
디빅스 플레이어는 TV나 컴퓨터, AV 기기 등에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음성 입출력 단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제품들은 고해상도(HD) 동영상 파일도 원활히 재생할 수 있는 성능도 겸비하고 있다. 디빅스 플레이어에는 대부분 컴퓨터용 하드디스크가 내장되는데, 최근에는 1TB(1,024GB)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선보이고 있어, 드라마와 같은 시리즈물을 즐겨 보는 사용자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손바닥만한 멀티미디어 쥬크 박스
무엇보다 일단 작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담뱃갑 두 개를 붙여놓은 듯한 크기와 두께다. USB로 연결하는 외장 하드디스크 크기라고 예상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조그마한 걸로 영화를 제대로 볼 수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콤팩트한 크기가 인상적이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새로텍의 일반용 디빅스 플레이어인 ‘D7 클래식(관련 기사: http://it.donga.com/review/2541)’의 기조를 유지한 ‘초 심플’ 블랙 하이그로시 형태다. 다만 우측에 있는 리모컨 외부 수신부 연결 단자가 이 수려한 디자인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뿐(꼭 이렇게 투박한 단자로 구성해야 했을까). 어쨌든!
뒷면에 영상/음성 출력을 위한 대부분의 포트가 마련돼 있다. 우선 크기의 제약으로 인해 컴포넌트와 콤포지트 단자는 제거됐다. 대신 HDMI 단자가 제공된다. 만약 TV 등에 HDMI 단자가 있다면, HDMI 케이블 하나로 디지털 고해상도 영상/음성 신호를 출력할 수 있다. 그럼 HDMI 단자가 없는 TV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느냐, 그건 아니다. 제품과 함께 들어 있는 컴포지트 변환 AV 케이블을 이용하면 된다. 차량용 제품이니 내비게이션 등에 연결하려면 이러한 변환 케이블이 필요하다(내비게이션과 연결하는 방식은 잠시 후 자세히 다룬다). 이 AV 변환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한 단자가 ‘AV’ 단자다. 그 옆에 있는 ‘OPTICAL’ 단자는 사운드를 디지털로 출력하는 용도인데, 일반적으로 다채널(5.1채널, 7.1채널 등) 스피커에 연결하는데 사용된다(컴포넌트 및 컴포지트 등의 AV 연결 단자에 대해서는 관련 기사(http://it.donga.com/openstudy/2716/)를 참고하라).
크기가 다른 USB 포트도 두 개 있는데, 작은 것은 컴퓨터와 연결해서 각종 파일을 복사/이동하는 데 사용하고(USB 케이블만 연결해도 이동식 디스크로 바로 인식했다. 컴퓨터에 따라 인식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이때는 전원 어댑터까지 연결하면 된다), 큰 것은 USB 외장 하드디스크 등을 연결하여 미디어 파일을 재생할 때 사용한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SD 메모리 슬롯은 예상하는 대로, 디지털카메라 등에 사용하는 일반 SD 메모리를 꽂아 사진 등을 출력할 수 있다. 간단한 구성이긴 하지만, 종합 멀티미디어 재생기로서 있어야 할 건 꼼꼼히 챙겨 구성한 것이 일단 호의적인 느낌이 들게 한다.
참고로 큰 USB 포트에 USB 무선랜 카드를 꽂으면 네트워크 공유도 가능해진다. 이는 새로텍 D7 클래식과 동일한 기능이다. 유선랜 포트는 없지만 무선랜 카드를 꽂아 네트워크 공유를 통해 파일을 복사, 이동할 수 있다(단, USB 무선랜 카드는 따로 구매해야 한다).
평소에 본 리뷰어는 제품 내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내부가 어떻든 뭔 상관인가. 유용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그만이지), T20을 보니 과연 내부 구조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강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조심스레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와는 달리 매우 간단한 구성이었다. 주요 구성품은 메인보드 기판과 500GB짜리 노트북용 하드디스크 하나. 물론 멀티미디어 재생에 필요한 각종 칩이나 콘덴서 등을 작은 메인보드에 집적한 것이 ‘기술’이긴 하겠지만, 일반 사용자인 본인이 보기에는 그냥 단순해 보인다. 아마도 사용자 스스로가 하드디스크를 손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부품 구성을 최대한 간소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단, 혹시라도 뚜껑을 열 계획이라면 외부 리모컨 포트에 연결된 케이블을 주의해야겠다. 납땜 상태에 따라 쉽사리 떨어질 수 있을 테니까. 여담이지만, 충격 흡수를 위해 하드디스크 밑바닥을 말랑말랑한 고무로 덧대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TV 및 내비게이션 연결
새로텍 에이빅스 T20은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연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제작된 디빅스 플레이어지만, TV와도 간단하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TV 등에 HDMI 포트가 있다면 HDMI 케이블로 각각 연결하면 끝. 1,080p급의 고화질을 그대로 TV로 출력할 수 있으니 HDMI 연결을 적극 권장한다. TV에 HDMI 포트가 없을 땐 컴포지트 변환 AV 케이블로 연결하면 된다. 물론 이때는 화질이 약간 저하되긴 하지만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고 나름대로 볼만하다. 어차피 HDMI 포트가 없는 TV라면 TV 자체가 일반 화질(SD) 수준으로 출력될 것이니 딱히 불만을 가질 것도 없다.
자동차용 내비게이션의 경우 대부분 외부 입력을 지원한다. T20과 같은 미디어 기기나 자동차 후방 카메라 등을 연결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마치 이어폰 잭 같은 모양의 AV 단자를 제공하는데, T20은 이 AV 단자와 연결하며 된다. 다만 AV 케이블 보유 상황에 따라, 양쪽 AV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한 암 젠더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는 동네 전파사만 가도 쉽게 구할 수 있다(‘컴포지트 케이블 확장용 암 젠더 주세요’라 하면 된다).
전원 케이블까지 연결하면 기본 준비는 완료. T20을 켜면 내비게이션의 외부 출력 화면에 ‘abigs’ 로고가 나타나며, D7 클래식과 유사한 메인 화면이 나타난다(T20을 위해 ‘파인디지털 IQ 3Dv’ 내비게이션이 수고해 주셨다. 이에 대해서는 여기(http://it.donga.com/review/699/)를 참고하자).
이때부터 T20 리모컨을 통해 각 메뉴를 돌아다니며 미디어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기본적인 조작법 및 기능은 에이빅스 D7 클래식과 거의 유사하므로 생략하도록 한다. 참고로 리모컨 외부 수신부는 T20을 콘솔박스(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나 글러브 박스(조수석 전면 하단)에 넣고 사용할 경우에 원활한 리모컨 조작을 위해 필요한 것이니 활용토록 한다.
재생 기능은 D7 클래식과 거의 동일
미디어 파일은 컴퓨터에서 재생할 수 있는 대부분을 재생, 출력할 수 있다. 일반적인 동영상 파일은 avi 파일은 기본이고, 고해상도 mkv 파일, 아이폰/아이팟용 mp4 파일, DVD 이미지 파일인 iso 파일, HD 화질의 tp, ts 파일, 윈도우 전용 asf, wmv 파일 등 웬만한 파일은 모조리 재생한다(단, 동영상 압축 형식에 따라 가끔 재생되지 않는 파일도 가끔 있다). 물론 자막 파일인 smi, srt 등도 지원한다. 음악 파일과 사진 파일도 마찬가지.
1,080p 화질을 지원하는 LCD TV에 HDMI 케이블로 연결해 고화질 동영상을 재생해 본 소감은 한마디로 ‘대만족’이다. 이토록 작고 가벼운 기기에서 이러한 화질과 사운드를 출력해 낸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물론 이전 리뷰 제품인 D7 클래식도 이와 동일했지만, 크기가 작다 보니 그러한 ‘신기한 만족감’이 더한 것이라 생각됐다. 물론 대부분의 동영상 파일을 가리지 않고 어떠한 문제도 없이 재생해 냈다. 자막 글꼴도 선명하고 가독성이 높다.
한편 차량의 경우, 본 리뷰에 찬조 출연한 ‘파인디지털 IQ 3Dv’의 자체 사운드 출력과 음질이 나름대로 괜찮아서, 카 스테레오를 연결하지 않고도(카펙 등으로) 충분히 들어줄 만한 사운드를 출력해 냈다. 물론 빵빵한 사운드가 뒷받침되어야 할 영화는 카펙 등을 통해 카 스테레오로 출력하는 것이 좋겠다.
T20을 자동차 대시보드 위에 뒀을 때, 리모컨은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에서도 정확하게 제어가 가능하다. 만약 T20을 글러브 박스에 넣어둔다면 리모컨 외부 수신부만 바깥으로 빼내어 사용하면 된다. T20의 리모컨은 일반용(기본 포함)과 자동차용(별도 구매) 두 가지가 있는데 어느 것을 사용해도 무관하며, 자동차용은 조작 버튼을 간소화하여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참고로 새로텍 측에서는 T20과 관련하여 차량용 패키지(시가 잭 전원 케이블, 차량용 리모컨, 외부 리모컨 수신부, AV 케이블, 젠더)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는 나만의 전용 상영관
굳이 이게 필요할까 생각하는 독자들이 적지 않으리라 예상한다. 25만 원(500GB 모델, 2010년 10월 초 인터넷 최저가 기준)의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당연하다. 물론 모든 사용자에게 필요한 제품은 아니다. 다만 이 리뷰 서두에 언급한 대로, 적어도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본 리뷰어는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 취미의 일환으로 가끔 노트북에 영화를 저장하여 자동차 카 스테레오에 연결하여 보곤 한다. 특히 음향효과가 매력인 공포영화는 늦은 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볼 때 긴장감과 전율이 배가된다. 이때는 화면 크기나 화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화에 집중하는 데는 역시 소리가 제일 중요하니까.
에이빅스 T20은 이러한 경우에 적합하다. 내비게이션에 연결해 볼 수 있으니 노트북보다는 취급이 용이하고 리모컨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7인치 화면(내비게이션 평균 화면 크기)이라 비주얼이 약하긴 하지만, 밀폐된 자동차 안에 퍼지는 사운드는 가히 전용 상영관이라 해도 무방하다. 제품 자체가 돌비와 DTS 등의 음향 효과를 지원하고 있어, 특히 DVD나 블루레이급 영상을 재생할 때 출력되는 사운드는 미세한 소리 하나하나마저 차 안 구석구석을 돌아 정확하게 귀에 꽂혔다.
T20은 하드디스크 용량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며, 최대 640GB 모델까지 출시되어 있다. 노트북용 하드디스크는 2010년 10월 초 현재 640GB가 구매할 수 있는 최대 용량이나, 나중에 1TB 이상이 출시되면 구매 교체하면 된다. 사실 500GB 정도면 1GB 용량의 영화를 500편 가까이 저장할 수 있으니 결코 적지 않은 용량이라 할 수 있다.
전업 운전자 중에는 시도를 넘어 여러 지방을 다녀야 하는 운전자도 많은데(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분들이 대게 그러하다), 이런 분들은 고속도로 휴게소나 일반 도로에 정차하여 휴식을 취하곤 한다. T20은 이런 운전자에게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 평소에 보고 싶었던 영화가 될 수도 있고, 시리즈로 보던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또 어린 자녀를 촬영한 영상이 될 수도 있고, 얼마 전 나들이 때 찍었던 가족사진이 될 수도 있다.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신 나는 음악이면 더욱 좋다. 틀에 박힌 DMB 방송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파일을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다는 건 그들에게 분명히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전업 운전자가 아니더라도 명절 귀성길, 귀경길처럼 오랜 시간 운전해야 할 때, 지루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재미있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저장하여 틀어 주는 것도 괜찮겠다. 리모컨을 건네 주며 원하는 걸 선택해 보라 하면, 교통 체증으로 인해 짜증 내던 아이들도 당분간은 얌전해질 것이다(그리 오래 가지 않겠지만).
운전 중 영화 시청은 절대 금물
본 리뷰어 역시 평소에 운전하며 다니는데, T20을 며칠 간 사용하면서 좋지 않은 운전 습관이 배는 듯해 자각이 요구됐다. 운전 중 전방에 시선을 고정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보고 또 본 영화지만(본 리뷰어의 대표적인 취미다. 본 영화 또 보기), 늘 컴퓨터에서 보던 장면을 운전하면서 보니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향했다. 평소에 내비게이션 DMB 방송을 켜 놔도 그런 적 없었는데… 큰일난다, 이러다가. 만약 T20과 같은 자동차용 미디어 기기를 사용할 것이라면(혹은 사용한다면), 운전과 영상 시청은 절대 멀티태스킹하면 안 된다. 눈알 한 쪽 씩 나눠서 볼 수 있는 기인이라면 모를까 운전할 때는 아예 제품을 꺼놓거나 켜더라도 음악 정도만 듣도록 하자. 한번 식겁한 후로 자동차 키를 꽂으면 T20 전원 케이블을 뽑아 놓는다.
이동성을 겸비한 다기능 디빅스 플레이어
약 3주간 본 리뷰어의 출퇴근 운전 길을 동행한 에이빅스 T20은 내비게이션보다 사용 빈도가 높았다. 그도 그럴 것이 늘 다니는 길만 다니니 내비게이션 쓸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본 리뷰어는 영어 공부를 위한 영화 몇 편과 강의 파일, 국내외 가수의 콘서트 실황 등을 저장하고 출퇴근 시간 30분 동안 시청했다. 확실히 없는 것보다는 있으니 편하고 유용했다. 오랜 시간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라 예상한다. 바지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고 가벼우니 차 안을 비롯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차 안에서 영화 볼 기회가 거의 없다든가, 아니면 운전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면, T20은 사실 가격대비 효용성이 그다지 높다고 볼 순 없다. 본 리뷰어 역시 출퇴근길에만 차 안에서 잠깐 사용하다 보니 제품을 100% 사용할 여건은 되지 못했다(차 막혀 봐야 30분 이내에 출퇴근하는 길이니). 따라서 하루 24시간 중 적어도 8시간 이상을 차 안에서 보내야 하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차라리 D7 클래식과 같은 고정형 디빅스 플레이어가 적합하다.
물론 차가 없더라도 평소에는 이동식 디스크로 사용하다가, 환경에 맞게 미디어 파일을 감상할 용도로 사용해도 별 무리는 없다. 크기가 작아 이동성이 좋다는 것은 생각보다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에이빅스 T20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한 제품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확실히 유용할 ‘이동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다.
차량용인데 왜 시가 잭 전원 케이블이 없나
제품 기획 당시 차량용 제품이라 지정했다면 차량용 시가 잭 전원 케이블은 제품 기본 패키지에 포함시켜야 했다. 현재 T20용 시가 잭 케이블은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 판매하고 있다. 대신 일반 AC 전원 어댑터는 기본 포함되어 있다. 사실 반대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가격을 만 원 올리더라도 시거잭 케이블을 기본 패키지에 포함시켰어야 할 것이다. 시거잭 케이블은 사용자에 따른 선택사항이라 하겠지만, 그리고 설사 현재까지 판매된 T20의 구매층 비율이 비운전자가 운전자보다 많다고 하더라도 ‘차량용 디빅스 플레이어’를 표방한 이상 AC 전원, 시거잭 전원 케이블은 모두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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