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가 삼성을 사지에서 구출했다. 배영수가 11일 잠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7 승리를 지키는 세이브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8회 2사 3루 동점위기서 등판
1.1이닝 2K 무실점 완벽 진화
8회말 2사 3루. 8-7로 겨우 앞선 삼성은 황당한 상황을 맞았다. 타구에 맞은 투수 안지만의 상태를 살피려다, 오치아이 코치가 실수로 두 번 마운드에 올라가는 해프닝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의 의지와 상관 없이 무조건 투수를 바꿔야 했다. 하는 수 없이 삼성은 5차전 선발로 내정했던 배영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결국 이 교체가 완벽한 전화위복이 됐다.1.1이닝 2K 무실점 완벽 진화
배영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뿌렸다. 최준석을 유격수 땅볼로 막아내 이닝을 끝냈고, 9회 첫 타자 김재호도 역시 유격수 땅볼로 솎아냈다. 그 후에는 7회 추격의 적시타를 터뜨렸던 김현수와 양의지를 나란히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006년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이후 4년 만의 첫 세이브.
4년 전 배영수의 팔꿈치 인대는 너덜너덜했다. 힘든 인대접합수술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팀을 위해 몸을 던졌고, 우승의 주역이 됐다. 그 때 그 에이스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삼성에게 이날 배영수의 세이브는 단순한 ‘1세이브’ 그 이상이다. 삼성의 자존심과 투지를 되살리는, 투혼의 상징이다.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