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파네마 소년’을 통해 모델에서 배우로 활동 영역을 확장한 이수혁.
모델 출신 이수혁에게 배우는 “막연한 꿈”이었다.
국내 유수의 패션지에 등장하고 크고 작은 패션쇼의 런웨이를 무대로 톱모델로 활약해온 그에게 연기는 “바람이고 상상”이었다.
11월4일 개봉하는 영화 ‘이파네마 소년’(제작 고스트라이터 필름)은 이수혁의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준 무대.
모델 출신다운 멋진 몸매에 묘한 감성을 자아내는 얼굴은 그 판타지 멜로에 딱이다 싶다. 마치 자신의 바람과 꿈이란 또 다른 판타지를 현실 속에 구현해내듯, 이수혁은 판타지의 사랑을 절묘하게 그려낼 줄 알았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손을 잡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극장을 찾아 영화를 만나온 그에게 그 꿈은 자연스럽게 자라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자신이 “왜 연기를 하고 싶었는지 답을 잘 못 찾곤 한다”고 말할 만큼.
그런 점에서 이수혁에게 연기는 운명과도 같은 것일까. ‘이파네마 소년’의 김기훈 감독은 패션지에서 발견하고 그를 점찍었다. 시나리오를 건넨 뒤 만남에서 당장 출연 제안을 해왔다. 그의 메일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시나리오 수정고를 보내오기도 했다.
운명과도 같은 배우를 꿈꾸면서 자연스레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됐고 결국 모델의 길로 나섰다. 그런데 그는 “그 경험은 그리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며 말했다. “화보 등 만들어진 이미지로만 비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는 이유다.
“심지어 런웨이 워킹을 제대로 배우지도 않았는데 카메라 앞에서 워킹하느냐는 선입견을 갖는 이들도 있다”는 말도, 듣기 좋은 낮고 굵은 목소리에도 “하이톤의 목소리를 가졌을 거라는 편견까지…”라는 말도 덧붙이며 아쉬워했다.
그 만큼 이젠 모델이라는 영역에 갇히고 싶지 않은 바람인 셈이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영화가 있다면 훗날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 마음 같아서는 앞으로 10년도 길지 않을까”라며 웃는 그는 드라마 ‘왓츠업’에 캐스팅돼 현재 촬영 중이다.
이수혁은 알려진 것처럼 배우 김민희의 연인이기도 하다. “나만의 일이 아니어서 언급 자체가 조심스럽다”며 “때로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하지만 감수해야 할 일이다”고 수줍게 웃었다. 역시 그런 선입견의 시선에서 벗어나고픈 바람이기도 하다.
사진제공|고스트라이터 필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