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서세원 “워낙 센 영화들 많아 개봉 밀렸죠”

입력 2010-10-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6년 만에 연출한 영화 ‘젓가락’을 내놓은 서세원. 새 영화를 두고 그는 “조금이라도 욕심을 버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새 영화 ‘젓가락’ 연출…6년만에 다시 영화제작 나선 서세원

지친 삶의 애환 노래로 풀어낸 시대극
자갈치시장 등서 구전가요 직접 모아
방송 없는 요즘 걷기운동·독서에 빠져


“남이 하지 않는 영화를 하잖아요. 그게 즐거운 거예요.”

방송인 서세원은 6년 만에 다시 영화 제작에 나선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하며 인기를 모았던 그는 2004년 ‘도마 안중근’에 이어 새 영화 ‘젓가락’을 28일 관객 앞에 내놓는다. 이번에도 그가 각본과 감독, 제작을 모두 맡았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는 70년 내 초 지방의 한 소도시 대포집이 배경인 시대극이다. 여고생인 주인공 지숙은 술을 파는 엄마를 미워하며 가난한 생활을 벗어나고자 공부에 매진하는 모범생. 영화는 막걸리 한 잔을 앞에 두고 삶의 애환을 노래로 풀어내는 여러 주인공들이 제각각 품은 사연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지숙 역을 맡은 하연주를 비롯해 개그맨 이수근, 정선희, 김현기 등이 출연한다.

“원래 어버이날에 맞춰 개봉하고 싶었지만 워낙 센 영화들이 많아서요. 하하. 추석에는 또 대작들 속에 밀렸고. 옛날 추억을 떠올리고 잊혀지는 구전가요 속에 담긴 인생의 맛을 전하고 싶었어요.”

‘젓가락’에는 작자 미상이지만 60∼70년대 사람들이 즐겨 부른 구전가요와 당시 사랑받았던 유행가 30여 곡이 등장한다. 서세원은 전라북도 영광, 부산 자갈치 시장 등에서 만난 사람들의 입을 통해 구전가요를 직접 모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낄낄이 연락선’, ‘쌍고동’ 시리즈처럼 이제는 제목조차 생소한 노래들을 영화에 담을 수 있었다.

‘젓가락’은 1986년 ‘납자루떼’로 연출을 시작한 서세원이 ‘도마 안중근’을 거쳐 세 번째 연출한 작품이다. 그가 영화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건 80년 ‘머저리들의 긴 겨울’ 주연을 맡고부터. 이후 ‘연분홍 치마’, ‘바보들의 청춘’ 등의 영화에 출연했고 2001년에 제작한 영화 ‘조폭 마누라’가 흥행해 주목받기도 했다.

서세원은 “‘젓가락’은 엄마와 딸의 관계에서 진짜 성공이 무엇인지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영화를 찍던 그 시기가 내 인생에서도 가장 어려웠던 때다. 영화를 보며 각자 갖고 있는 욕심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방송활동을 하지 않는 그는 요즘 하루에 3시간씩 걷기 운동을 빠트리지 않는다. 소문난 독서광답게 소설부터 철학, 경제, 역사책을 섭렵하는 습관도 여전하다.

“그동안 너무 달린 것 같아요. 철부지, 이단아 같은 느낌도 있고요. 영화를 개봉하고 연말부터는 여유롭게 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더 갖고 싶고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