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기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휴대용 IT 기기는 어느새 거치형(고정형) IT 기기를 따라잡을 만큼 눈부신 성능 향상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아직 거치형에 한참 뒤진 사항이 있으니 바로 사용 시간. 다시 말해 휴대용 IT 기기 탄생의 뿌리이자 한계인 배터리 사용 시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공개되고 있으나 한동안은 휴대용 IT 기기를 쓰면서 사용 시간에 신경 써야 하는 건 여전할 듯싶다.
휴대용 기기를 사용하는 한 사용 시간이라는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지만, 배터리 이용과 관리 방법에 따라선 사용 시간을 늘림과 동시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잘못 사용한다면 안 그래도 아쉬운 사용 시간이 더욱 짧아지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배터리 폭발 등으로 인한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휴대용 IT 기기의 일반적인 배터리 사용 수칙 세 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고자 한다.
한 박자. 배터리 1분이라도 오래 사용하기
배터리가 내장된 IT 기기의 경우 언제나 사용 시간의 1분 1초가 아깝다. 특히 배터리가 바닥나기 직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앞서 설명했듯이 배터리는 같은 용량이라도 용도와 작업 내용에 따라 사용 시간이 달라진다. 반대로 말하면 사용자의 관리와 사용 방법에 따라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어느 정도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용 시간을 늘리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화면(디스플레이) 밝기 설정 변경이다. 대다수 휴대용 IT 기기의 화면은 전력 소모가 적은 LCD를 사용하지만 그래도 이 LCD가 기기 전체의 전력 소모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기기를 조금이라도 오래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화면 밝기는 가급적 최소로, 당장 이용하지 않는다면 아예 꺼버리는 것이 좋다.
화면 설정뿐 아니라 당장 쓰지 않는 기능은 꺼두는 게 사용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노트북의 경우 사용하지 않는 CD-ROM을 제거(분리)하거나 각종 포트를 사용금지로 설정하여(메인보드 설정(CMOS) 혹은 노트북 전용 유틸리티로 변경 가능)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있는 기기(노트북, 스마트폰 등)는,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땐 꺼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기에 전력 관리 프로그램 등이 있을 경우 이와 함께 활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한편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노트북 등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리튬 이온(Li-ion) 방식의 배터리는 니켈 수소(Ni-MH) 등의 구형 배터리와는 달리, 완전 방전/충전을 할 필요가 없다(니켈 수소 배터리는 일부러라도 방전시킨 후 충전해야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히려 완전히 방전하게 되면 배터리 수명에 심각한 문제를 줄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충전해야 한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오래 충전할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해당 기기의 설명서나 배터리에 표기되어 있으므로 적정 시간을 확인하고 이를 따르는 것이 좋다.
잘못 알려진 배터리 상식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령 배터리를 냉동실에 두어 차갑게 하면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어난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냉동실에 배터리를 두면 배터리 내부의 액체 전해질에 악영향을 미쳐 오히려 배터리 성능과 수명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또 배터리를 망치로 두드리면 사용 시간이 늘어난다는 이야기 역시 근거 없으니 그대로 따라 하다간 배터리 사용 시간이 아니라 배터리 구매 비용을 늘어날 수 있다.
두 박자. 배터리 안전하게 사용하기
배터리라는 단어가 뉴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될 때는 언제일까. 배터리 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났을 때? 배터리의 무게가 극도로 줄어들었을 때? 아니다. 바로 배터리 안전사고가 생겼을 때다.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배터리 발화 및 폭발 문제는 배터리를 내장한 휴대용 IT 기기가 늘어날수록 사용자의 신변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2010년 6월에는 모 제조사가 휴대폰 배터리 3,604만 개(379억 원 상당)를 수입하면서 안전인증을 받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휴대폰 배터리는 리튬 2차 전지로 분류되어 2009년 7월부터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 상 자율안전확인 신고대상으로 포함시켜 관리하고 있다).
전자제품 구동을 책임지는 배터리는 내부에 전기 에너지가 있는 건 당연하며, 이에 따라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배터리는 일정 조건하에 폭발, 발화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배터리 사용자는 이 조건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로 인한 사고는 책임 문제를 떠나서 사용자 자신에게 가장 위험하기 때문이다.
우선 전자제품에 물기가 닿지 않도록 하는 기본 상식을 제외한다면 배터리 안전수칙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고열과 충격으로부터 피할 것. 그리고 가급적 정품 배터리를 사용할 것 정도다. 배터리의 원료인 리튬은 휘발성 물질이라 언제든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심한 충격 시 배터리 내부 물질(셀)이 손상되면 그 안으로 공기가 스며들어서 화학반응 등이 발생, 열과 함께 폭발할 수 있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안전을 위하여 음극과 양극이 합선(통전)되지 않도록 분리시키는 막을 설치하고 있으며, 설사 분리막이 없어지더라도 음양극의 통전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회로를 삽입하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국가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배터리는 섭씨 80도에서도 정상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위조, 모조 배터리는 안전 기준에 미치지 못할뿐더러 테스트 단계도 거치지 않는다. 몇 년 전 휴대폰 배터리 폭발로 인해 사망한 중국의 용접공은 이러한 위조 배터리가 내장된 휴대폰을 상의 주머니에 넣어두고 섭씨 50도 정도의 환경에서 작업하다가 이 같은 봉변을 당했다.
아울러 배터리 외관과 권장 사용 기간도 확인해야 한다. 배터리 외형이 부풀어 올랐다면 내부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났다는 증거이며 언제든 폭발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따라서 이때는 즉시 사용을 중지하고 해당 기기의 A/S 센터를 방문해 교체해야 한다. 배터리는 소모품임을 인지하고 권장 사용 기간에 따라 주기적으로 교체하여 배터리 사용 시간은 물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세상의 어떤 도구든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자에게 이로울 수도 있고, 해로울 수도 있다.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사용 방법을 숙지한다면 휴대용 IT 기기의 활용을 최대한 도와줄 것이고, 잘못 사용한다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둔갑한다. 우리 주변에는 휴대폰을 비롯하여 MP3 플레이어,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등 배터리를 이용하는 IT 기기가 실생활에 찰싹 붙어 있는 만큼 배터리 안전수칙을 확실히 알아두고 이를 항상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박자. 배터리 용량 알아보기
일반적으로 배터리를 사용하는 IT 기기의 경우 설명서와 패키지를 통해 배터리 용량과 사용 시간에 대해 표기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보고 배터리의 사용 시간을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이 표기가 어느 정도 맞는 편이다. 하지만, 알고 사용하느냐 모르고 사용하느냐는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 정보를 무작정 맹신하는 건 금물. 특히 배터리 사용 시간은 노트북, 넷북 등의 구매 척도 중 하나이므로 알아서 나쁠 건 전혀 없다.
배터리의 용량은 충전을 위한 전지인 ‘셀’의 개수와 셀당 충전 가능한 용량 단위인 mAh(milli Ampere hour)로 표기한다. 셀의 크기와 하나의 셀에 충전할 수 있는 용량은 규격화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2셀보다는 3셀, 3셀보다는 4셀짜리 배터리 용량이 더 클 확률이 높다. 배터리 용량이 크다는 것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 하지만 셀의 개수가 많아지면 배터리의 무게도 늘어나게 되므로 제품을 가볍게 만드는데 걸림돌이 된다. 반대로, 배터리 안에 셀이 적게 들어 있으면 그만큼 무게는 가벼워지지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단, 셀당 저장할 수 있는 용량(mAh)이 크다면 적은 수의 셀로도 어느 정도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셀의 개수가 같을 경우에는 어떨까? mAh 값이 큰 배터리가 무조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걸까? 절반은 맞는 얘기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전압. 기본 전압이 같을 때는 mAh가 높은 셀이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지만, 기본 전압이 다르다면 같은 mAh라도 전압이 더 높은 셀에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 예를 들어, 기본 전압이 3.7V인 5,200mAh 배터리와 7.4V인 5,200mAh 배터리가 있다고 치자. 두 배터리는 동일한 개수의 셀을 가지고 있다고 칠 경우, 7.4V의 배터리는 3.7V 배터리보다 용량이 두 배 많은 셈이 된다. 이렇게 배터리 용량이 셀 숫자와 mAh 수치에 각각 영향을 받는 것은 배터리의 재질과 셀의 연결 방법 차이 때문이다.
노트북 배터리의 경우 거의 90%가 리튬 이온을 주로 사용한다. 리튬 이온의 경우 1셀당 전압은 3.0~4.2V(공칭전압 3.7V)이고 용량은 제품마다 각각 다르다. 여기서 같은 리튬 이온을 사용한 노트북의 전압이 달라지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면 학교에서 해봤을 과학 실험을 떠올려보자. 3V의 건전지를 직렬로 2개 연결하면 6V 건전지 하나와 같다. 반면에 3V의 건전지를 병렬로 2개 연결하면 전압은 3V로 동일하나 이용 시간이 2배로 늘어난다. 노트북의 셀 개수와 전압이 다른 이유도 이와 같은 원리 때문이다. 만약 배터리의 전압이 11.1V라면 3.7V의 셀이 3개의 직렬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3.7V x 3 = 11.1V). 그리고 이것이 만약 6셀을 가지고 있는 노트북이라 하면 3셀이 직렬로 연결된 것이 병렬로 2개가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배터리의 용량과 사용시간을 계산하기 어렵다 보니, 해외에서는 mAh나 Ah(1,000mAh=1Ah) 대신에 시간당 전력 소비량 단위인 Wh(Watt hour)를 사용하는 추세이다. Wh는 Ah와 전압을 곱하여 나오는 수치로(예: 3.7V x 5.2Ah=19.24Wh) 같은 조건이라면 무조건 Wh가 높은 배터리가 더 긴 사용 시간을 자랑한다. 하지만,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기에 따라 전력소비량이 천차만별이기에 ‘Wh 수치 = 사용시간’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저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최적화되어 울트라씬 노트북이 기존의 훨씬 큰 배터리 용량을 가진 센트리노 노트북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가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여기에 배터리 사용 목적에 따른 사용시간 차이도 있다.
그래서 배터리 용량만으로 실질적인 IT 기기의 사용시간을 측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배터리의 용량이 IT 기기의 엄연한 ‘스펙’ 중 하나인 만큼 구매자가 각종 IT 기기를 비교할 때 배터리 용량을 계산할 줄 알고 이에 따른 사용시간 추정이 가능하다면 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글 / 김원회(justin22@chollian.net)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휴대용 기기를 사용하는 한 사용 시간이라는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지만, 배터리 이용과 관리 방법에 따라선 사용 시간을 늘림과 동시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잘못 사용한다면 안 그래도 아쉬운 사용 시간이 더욱 짧아지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배터리 폭발 등으로 인한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휴대용 IT 기기의 일반적인 배터리 사용 수칙 세 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고자 한다.
한 박자. 배터리 1분이라도 오래 사용하기
배터리가 내장된 IT 기기의 경우 언제나 사용 시간의 1분 1초가 아깝다. 특히 배터리가 바닥나기 직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앞서 설명했듯이 배터리는 같은 용량이라도 용도와 작업 내용에 따라 사용 시간이 달라진다. 반대로 말하면 사용자의 관리와 사용 방법에 따라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어느 정도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용 시간을 늘리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화면(디스플레이) 밝기 설정 변경이다. 대다수 휴대용 IT 기기의 화면은 전력 소모가 적은 LCD를 사용하지만 그래도 이 LCD가 기기 전체의 전력 소모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기기를 조금이라도 오래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화면 밝기는 가급적 최소로, 당장 이용하지 않는다면 아예 꺼버리는 것이 좋다.
화면 설정뿐 아니라 당장 쓰지 않는 기능은 꺼두는 게 사용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노트북의 경우 사용하지 않는 CD-ROM을 제거(분리)하거나 각종 포트를 사용금지로 설정하여(메인보드 설정(CMOS) 혹은 노트북 전용 유틸리티로 변경 가능)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있는 기기(노트북, 스마트폰 등)는,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땐 꺼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기에 전력 관리 프로그램 등이 있을 경우 이와 함께 활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한편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노트북 등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리튬 이온(Li-ion) 방식의 배터리는 니켈 수소(Ni-MH) 등의 구형 배터리와는 달리, 완전 방전/충전을 할 필요가 없다(니켈 수소 배터리는 일부러라도 방전시킨 후 충전해야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히려 완전히 방전하게 되면 배터리 수명에 심각한 문제를 줄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충전해야 한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오래 충전할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해당 기기의 설명서나 배터리에 표기되어 있으므로 적정 시간을 확인하고 이를 따르는 것이 좋다.
잘못 알려진 배터리 상식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령 배터리를 냉동실에 두어 차갑게 하면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어난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냉동실에 배터리를 두면 배터리 내부의 액체 전해질에 악영향을 미쳐 오히려 배터리 성능과 수명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또 배터리를 망치로 두드리면 사용 시간이 늘어난다는 이야기 역시 근거 없으니 그대로 따라 하다간 배터리 사용 시간이 아니라 배터리 구매 비용을 늘어날 수 있다.
두 박자. 배터리 안전하게 사용하기
배터리라는 단어가 뉴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될 때는 언제일까. 배터리 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났을 때? 배터리의 무게가 극도로 줄어들었을 때? 아니다. 바로 배터리 안전사고가 생겼을 때다.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배터리 발화 및 폭발 문제는 배터리를 내장한 휴대용 IT 기기가 늘어날수록 사용자의 신변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2010년 6월에는 모 제조사가 휴대폰 배터리 3,604만 개(379억 원 상당)를 수입하면서 안전인증을 받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휴대폰 배터리는 리튬 2차 전지로 분류되어 2009년 7월부터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 상 자율안전확인 신고대상으로 포함시켜 관리하고 있다).
전자제품 구동을 책임지는 배터리는 내부에 전기 에너지가 있는 건 당연하며, 이에 따라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배터리는 일정 조건하에 폭발, 발화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배터리 사용자는 이 조건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로 인한 사고는 책임 문제를 떠나서 사용자 자신에게 가장 위험하기 때문이다.
우선 전자제품에 물기가 닿지 않도록 하는 기본 상식을 제외한다면 배터리 안전수칙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고열과 충격으로부터 피할 것. 그리고 가급적 정품 배터리를 사용할 것 정도다. 배터리의 원료인 리튬은 휘발성 물질이라 언제든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심한 충격 시 배터리 내부 물질(셀)이 손상되면 그 안으로 공기가 스며들어서 화학반응 등이 발생, 열과 함께 폭발할 수 있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안전을 위하여 음극과 양극이 합선(통전)되지 않도록 분리시키는 막을 설치하고 있으며, 설사 분리막이 없어지더라도 음양극의 통전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회로를 삽입하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국가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배터리는 섭씨 80도에서도 정상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위조, 모조 배터리는 안전 기준에 미치지 못할뿐더러 테스트 단계도 거치지 않는다. 몇 년 전 휴대폰 배터리 폭발로 인해 사망한 중국의 용접공은 이러한 위조 배터리가 내장된 휴대폰을 상의 주머니에 넣어두고 섭씨 50도 정도의 환경에서 작업하다가 이 같은 봉변을 당했다.
아울러 배터리 외관과 권장 사용 기간도 확인해야 한다. 배터리 외형이 부풀어 올랐다면 내부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났다는 증거이며 언제든 폭발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따라서 이때는 즉시 사용을 중지하고 해당 기기의 A/S 센터를 방문해 교체해야 한다. 배터리는 소모품임을 인지하고 권장 사용 기간에 따라 주기적으로 교체하여 배터리 사용 시간은 물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세상의 어떤 도구든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자에게 이로울 수도 있고, 해로울 수도 있다.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사용 방법을 숙지한다면 휴대용 IT 기기의 활용을 최대한 도와줄 것이고, 잘못 사용한다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둔갑한다. 우리 주변에는 휴대폰을 비롯하여 MP3 플레이어,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등 배터리를 이용하는 IT 기기가 실생활에 찰싹 붙어 있는 만큼 배터리 안전수칙을 확실히 알아두고 이를 항상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박자. 배터리 용량 알아보기
일반적으로 배터리를 사용하는 IT 기기의 경우 설명서와 패키지를 통해 배터리 용량과 사용 시간에 대해 표기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보고 배터리의 사용 시간을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이 표기가 어느 정도 맞는 편이다. 하지만, 알고 사용하느냐 모르고 사용하느냐는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 정보를 무작정 맹신하는 건 금물. 특히 배터리 사용 시간은 노트북, 넷북 등의 구매 척도 중 하나이므로 알아서 나쁠 건 전혀 없다.
배터리의 용량은 충전을 위한 전지인 ‘셀’의 개수와 셀당 충전 가능한 용량 단위인 mAh(milli Ampere hour)로 표기한다. 셀의 크기와 하나의 셀에 충전할 수 있는 용량은 규격화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2셀보다는 3셀, 3셀보다는 4셀짜리 배터리 용량이 더 클 확률이 높다. 배터리 용량이 크다는 것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 하지만 셀의 개수가 많아지면 배터리의 무게도 늘어나게 되므로 제품을 가볍게 만드는데 걸림돌이 된다. 반대로, 배터리 안에 셀이 적게 들어 있으면 그만큼 무게는 가벼워지지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단, 셀당 저장할 수 있는 용량(mAh)이 크다면 적은 수의 셀로도 어느 정도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셀의 개수가 같을 경우에는 어떨까? mAh 값이 큰 배터리가 무조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걸까? 절반은 맞는 얘기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전압. 기본 전압이 같을 때는 mAh가 높은 셀이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지만, 기본 전압이 다르다면 같은 mAh라도 전압이 더 높은 셀에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 예를 들어, 기본 전압이 3.7V인 5,200mAh 배터리와 7.4V인 5,200mAh 배터리가 있다고 치자. 두 배터리는 동일한 개수의 셀을 가지고 있다고 칠 경우, 7.4V의 배터리는 3.7V 배터리보다 용량이 두 배 많은 셈이 된다. 이렇게 배터리 용량이 셀 숫자와 mAh 수치에 각각 영향을 받는 것은 배터리의 재질과 셀의 연결 방법 차이 때문이다.
노트북 배터리의 경우 거의 90%가 리튬 이온을 주로 사용한다. 리튬 이온의 경우 1셀당 전압은 3.0~4.2V(공칭전압 3.7V)이고 용량은 제품마다 각각 다르다. 여기서 같은 리튬 이온을 사용한 노트북의 전압이 달라지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면 학교에서 해봤을 과학 실험을 떠올려보자. 3V의 건전지를 직렬로 2개 연결하면 6V 건전지 하나와 같다. 반면에 3V의 건전지를 병렬로 2개 연결하면 전압은 3V로 동일하나 이용 시간이 2배로 늘어난다. 노트북의 셀 개수와 전압이 다른 이유도 이와 같은 원리 때문이다. 만약 배터리의 전압이 11.1V라면 3.7V의 셀이 3개의 직렬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3.7V x 3 = 11.1V). 그리고 이것이 만약 6셀을 가지고 있는 노트북이라 하면 3셀이 직렬로 연결된 것이 병렬로 2개가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배터리의 용량과 사용시간을 계산하기 어렵다 보니, 해외에서는 mAh나 Ah(1,000mAh=1Ah) 대신에 시간당 전력 소비량 단위인 Wh(Watt hour)를 사용하는 추세이다. Wh는 Ah와 전압을 곱하여 나오는 수치로(예: 3.7V x 5.2Ah=19.24Wh) 같은 조건이라면 무조건 Wh가 높은 배터리가 더 긴 사용 시간을 자랑한다. 하지만,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기에 따라 전력소비량이 천차만별이기에 ‘Wh 수치 = 사용시간’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저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최적화되어 울트라씬 노트북이 기존의 훨씬 큰 배터리 용량을 가진 센트리노 노트북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가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여기에 배터리 사용 목적에 따른 사용시간 차이도 있다.
그래서 배터리 용량만으로 실질적인 IT 기기의 사용시간을 측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배터리의 용량이 IT 기기의 엄연한 ‘스펙’ 중 하나인 만큼 구매자가 각종 IT 기기를 비교할 때 배터리 용량을 계산할 줄 알고 이에 따른 사용시간 추정이 가능하다면 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글 / 김원회(justin22@chollian.net)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