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의 유럽연수기] 박지성 만나면 밥값 안내도 될까

입력 2010-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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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바르셀로나를 떠나 런던으로

유럽 연수를 결심하고 처음 발을 디딘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작할 때는 막막하기까지 했지만 막상 떠나려니 서운함이 더욱 앞선다. 특히, 바르셀로나에서 가족과 같이 대해줬던 ‘구엘 (한인) 민박’ 식구들에게 감사드린다.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던 26일,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지난주까지 꽤 쌀쌀했는데, 날씨가 풀렸는지 따스한 기운까지 느껴졌다. 지난 주말에는 FC바르셀로나와 레알 사라고사의 경기를 TV 중계로 지켜봤다. 솔직히 내 관심은 백승호가 뛰는 바르셀로나 B팀 경기에 가 있었다. 헌데 아쉽게도 출전하지 못했다.

무릎 부상이라는데 다행히 심각하지 않았다. 며칠 전 훈련 도중 다쳤다는데 몸이 괜찮은 듯싶어 경기장에 나갔더니 루이스 엔리케 B팀 감독이 깜짝 놀라며 빨리 돌아가라고 지시했단다.

클럽 메디컬 팀에서 ‘완벽하다’는 결정을 해야 훈련할 수 있다나? 승호와 부모들은 처음 접하는 일이라 당황했단다.

“앞으로 어지간한 통증이 아니면 말도 하지 않겠다”고 농담을 했지만 개인적으로 이들의 철저한 선수 관리 시스템이 부럽기만 했다.

주말 경기에 앞서 1군 훈련을 마지막으로 참관한 뒤 과르디올라 감독과 티도 수석코치, 페페 심리 박사 등등 스태프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엔리케 감독과도 인사를 했다. 한국에서 준비해간 홍삼차를 선물로 줬는데, 이들 입맛에 맞을지 잘 모르겠다.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영국 런던이다.

국가대표팀에 몸담을 때 유럽 출장을 다니며 평소 잘해줬던 동문, 지인들과 이곳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한 턱 크게 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려고 왔다. 스페인에서 술, 담배를 끊고 철저히 금욕 생활을 했는데 영국에서 무너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영국 일정은 이곳 시간으로 30일 맨유-토트넘, 31일 볼턴-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고 다음 달 2일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동하는 코스다. 머리를 식히러 왔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릴 법 한 상황이다.

(박)지성이, (이)청용이와는 통화를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연락을 이미 취했는데, 경기 후에 식사하면서 그간 못다 했던 얘기를 나누자고 약속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얻어먹어야 할지, 아니면 사줘야 할지. 큰 형님 체면상 근사한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싶지만 ‘반 백수’ 신분인데, 한 번 얻어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솔직히 마드리드 연수도 많이 기다려진다. 얼마 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AC밀란을 크게 이기며 분위기가 급상승했다는데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가족들과 통화하다가 한국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는 얘기를 접했다. 타지에 있으려니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동아 독자 여러분들도 감기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시길.

<영국 런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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