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모뎀(modem)’이라는 기기를 알지 모르겠다. 간단히 말하자면, 전화선으로 수신된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 PC로 통신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던 데이터 변환 기기이다. 전송 속도는 1,200bps, 2,400bps, 9,600bps 순으로 발전해 14.4Kbps, 28.8Kbps 시절 ‘PC 통신’의 전성기를 보냈고, 56Kbps 모뎀을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사라졌다. 아마 현재 2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의 나이라면 이 모뎀에 대한 추억이 있을 듯하다.
본 기자도 마찬가지로 중학교 시절 모뎀으로 밤새도록 PC 통신을 해 한달 집 전화세가 30만 원이 넘었던 경험이 있다. 물론, 뒤를 이어 따라오는 부모님의 호된 몽둥이를 피하느라 정신없었지만, 그때의 추억은 지금도 종종 생각나며 미소 짓게 만든다. 지금은 어떤가? 이제는 가정마다 100Mbps 초고속 유선 인터넷 시대를 지나, 와이파이(Wi-Fi, 무선 인터넷) 100Mbps 전송 속도가 상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참… 세상 많이 변했다.
그렇게 유선을 떠나 무선 데이터 시대로 접어들면서, 2G, 3G라 불리는 이동통신 기술(관련 기사: http://it.donga.com/openstudy/1926/)이 주요 데이터 통신 기술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제는 4G 시대를 앞두고 있단다. 그리고 그 기술을 한국에서 개발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와이브로(WiBro)’가 그것이다. 와이브로, 다른 말로는 와이맥스(Wi-Max)라고도 불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와이브로, 와이맥스의 구분
와이브로는 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이다. 우리 말로 옮기자면, 무선 광대역 인터넷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10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 등이 개발에 성공했으며, 2005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에 의해서 국제표준으로 채택되었다. 또한, 2007년 10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3G 이동통신의 6번째 기술 표준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와이맥스는 World Interoperability for Microwave Access의 줄임말로 와이브로와 거의 같은 의미의 이동통신 기술이다.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 인텔에서 개발했으며, 기지국 주변 48km 거리 내에서 약 70Mbps의 전송 속도로 다운받을 수 있다. 다만, 초기에 한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이동될 때 지속적인 네트워크 연결을 보장하지 않았다.
즉, 와이맥스는 한 기지국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만, 이 범위를 벗어나면 데이터가 잠시 끊기는 단점이 있다는 것. 와이브로는 이러한 핸드오프(통화 채널을 자동으로 전환해 특정 무선 통신 구역에서 다른 무선 통신 구역으로 이동할 때 끊어지지 않게 하는 기능)를 보장하기에 이론적으로 120km/h의 속도로 이동하면서 평균 2Mbps로 이용할 수 있다.
사실, 이 두 기술은 그냥 같다고 생각해도 된다. 각 기술이 이용하는 주파수 대역만 다를 뿐 상호 호환이 되기 때문이다. 즉, 사용 주파수만 변경하면 와이맥스 칩을 탑재한 휴대용 기기로 와이브로 이동통신망을 통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인텔과 KT에서 공동 발표를 하며, KT 와이브로 이동통신망에서 인텔 와이맥스 칩을 탑재한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의미이다(관련 기사: http://it.donga.com/coverage/3197/).
와이브로, 와이맥스가 4G라고 불렸던 이유
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는 와이브로, 와이맥스를 공식적으로 3G 이동통신의 6번째 기술 표준으로 채택했지만, 당시에는 4G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았다. 차세대 이동통신의 기준이라며 주장한 것인데,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결국 와이브로와 와이맥스는 4G로 인정되지 못했고 그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참고로 4G 이동통신의 기준은 고화질 동영상 및 3D 입체 영상 등을 이동하면서도 끊김 없이 빠르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 LTE(Long Term Evolution) 통신 기술이 진정한 4G 이동통신이며, 각 이동통신사는 이를 곧 도입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제전기통신연합은 LTE 기술을 4G 기술 표준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단지 이를 서비스하고 있거나 서비스하려는 이동통신사, 개발사 등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방식, 즉 4G라고 홍보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도 지난 10월 21일, 국제전기통신연합이 와이맥스와 LTE 둘 다 4G 기술로 승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함에 따라 종지부를 찍었다. 또한 향후 4G 통신으로 선정될 기술의 후보를 정했는데, LTE 어드밴스드(LTE-Advanced)나 와이맥스2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4G 기술 표준 채택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고속 이동 시 100Mbps, 저속 이동 시 1Gbps를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LTE 진영과 와이맥스 진영은 자신이 4G 통신 표준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제는 둘 중 누구도 공식적으로 4G라고 불리기 어렵게 되었다.
와이맥스2의 등장
지난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차세대 통신 전문 전시회인 ‘4G 월드 2010’에서 삼성전자는 최대 330M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와이맥스 2’ 시스템을 시연했다. 이는 기존 와이브로(평균 2Mbps), 와이맥스(3~5Mbps)의 전송 속도를 대폭 향상시킨 것으로, 향후 4G 기술 표준 채택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새로운 차세대 기술을 선점해 향후 부가가치 창출에 앞설 수 있는 고무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이 장비까지 보급할 수 있다면,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이동통신 시장에서 세대가 바뀔 정도의 기술 표준이 채택되면 그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국제 표준에 먼저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것이 환영할 만하다. 최초의 유선 디지털 데이터 통신이라 할 수 있는 모뎀부터 지금의 4G 무선 데이터 통신까지 약 20년 동안 세상은 급격하게 변했고, 앞으로도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하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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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자도 마찬가지로 중학교 시절 모뎀으로 밤새도록 PC 통신을 해 한달 집 전화세가 30만 원이 넘었던 경험이 있다. 물론, 뒤를 이어 따라오는 부모님의 호된 몽둥이를 피하느라 정신없었지만, 그때의 추억은 지금도 종종 생각나며 미소 짓게 만든다. 지금은 어떤가? 이제는 가정마다 100Mbps 초고속 유선 인터넷 시대를 지나, 와이파이(Wi-Fi, 무선 인터넷) 100Mbps 전송 속도가 상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참… 세상 많이 변했다.
그렇게 유선을 떠나 무선 데이터 시대로 접어들면서, 2G, 3G라 불리는 이동통신 기술(관련 기사: http://it.donga.com/openstudy/1926/)이 주요 데이터 통신 기술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제는 4G 시대를 앞두고 있단다. 그리고 그 기술을 한국에서 개발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와이브로(WiBro)’가 그것이다. 와이브로, 다른 말로는 와이맥스(Wi-Max)라고도 불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와이브로, 와이맥스의 구분
와이브로는 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이다. 우리 말로 옮기자면, 무선 광대역 인터넷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10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 등이 개발에 성공했으며, 2005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에 의해서 국제표준으로 채택되었다. 또한, 2007년 10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3G 이동통신의 6번째 기술 표준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와이맥스는 World Interoperability for Microwave Access의 줄임말로 와이브로와 거의 같은 의미의 이동통신 기술이다.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 인텔에서 개발했으며, 기지국 주변 48km 거리 내에서 약 70Mbps의 전송 속도로 다운받을 수 있다. 다만, 초기에 한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이동될 때 지속적인 네트워크 연결을 보장하지 않았다.
즉, 와이맥스는 한 기지국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만, 이 범위를 벗어나면 데이터가 잠시 끊기는 단점이 있다는 것. 와이브로는 이러한 핸드오프(통화 채널을 자동으로 전환해 특정 무선 통신 구역에서 다른 무선 통신 구역으로 이동할 때 끊어지지 않게 하는 기능)를 보장하기에 이론적으로 120km/h의 속도로 이동하면서 평균 2Mbps로 이용할 수 있다.
사실, 이 두 기술은 그냥 같다고 생각해도 된다. 각 기술이 이용하는 주파수 대역만 다를 뿐 상호 호환이 되기 때문이다. 즉, 사용 주파수만 변경하면 와이맥스 칩을 탑재한 휴대용 기기로 와이브로 이동통신망을 통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인텔과 KT에서 공동 발표를 하며, KT 와이브로 이동통신망에서 인텔 와이맥스 칩을 탑재한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의미이다(관련 기사: http://it.donga.com/coverage/3197/).
와이브로, 와이맥스가 4G라고 불렸던 이유
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는 와이브로, 와이맥스를 공식적으로 3G 이동통신의 6번째 기술 표준으로 채택했지만, 당시에는 4G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았다. 차세대 이동통신의 기준이라며 주장한 것인데,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결국 와이브로와 와이맥스는 4G로 인정되지 못했고 그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참고로 4G 이동통신의 기준은 고화질 동영상 및 3D 입체 영상 등을 이동하면서도 끊김 없이 빠르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 LTE(Long Term Evolution) 통신 기술이 진정한 4G 이동통신이며, 각 이동통신사는 이를 곧 도입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제전기통신연합은 LTE 기술을 4G 기술 표준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단지 이를 서비스하고 있거나 서비스하려는 이동통신사, 개발사 등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방식, 즉 4G라고 홍보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도 지난 10월 21일, 국제전기통신연합이 와이맥스와 LTE 둘 다 4G 기술로 승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함에 따라 종지부를 찍었다. 또한 향후 4G 통신으로 선정될 기술의 후보를 정했는데, LTE 어드밴스드(LTE-Advanced)나 와이맥스2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4G 기술 표준 채택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고속 이동 시 100Mbps, 저속 이동 시 1Gbps를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LTE 진영과 와이맥스 진영은 자신이 4G 통신 표준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제는 둘 중 누구도 공식적으로 4G라고 불리기 어렵게 되었다.
와이맥스2의 등장
지난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차세대 통신 전문 전시회인 ‘4G 월드 2010’에서 삼성전자는 최대 330M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와이맥스 2’ 시스템을 시연했다. 이는 기존 와이브로(평균 2Mbps), 와이맥스(3~5Mbps)의 전송 속도를 대폭 향상시킨 것으로, 향후 4G 기술 표준 채택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새로운 차세대 기술을 선점해 향후 부가가치 창출에 앞설 수 있는 고무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이 장비까지 보급할 수 있다면,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이동통신 시장에서 세대가 바뀔 정도의 기술 표준이 채택되면 그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국제 표준에 먼저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것이 환영할 만하다. 최초의 유선 디지털 데이터 통신이라 할 수 있는 모뎀부터 지금의 4G 무선 데이터 통신까지 약 20년 동안 세상은 급격하게 변했고, 앞으로도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하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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