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서류 봉투를 들고 나와 안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그것이 바로 맥북 에어(MacBook Air)다. 여러 패러디 영상의 단골 소재이기도 했던 그 맥북 에어의 후속 제품이 드디어 국내에도 정식으로 선을 보였다. 달리 말이 필요 있을까? 맥북 에어는 예전에도 얇은 두께, 가벼운 무게가 특징이었다. 그런 맥북 에어가 더 작고 가벼워졌다니! 마치 종이라도 썰어 버릴 것 같은 두께의 노트북을 지금부터 만나 보자.
애플 관계자는 맥북 에어 신제품을 두고 ‘아이패드에서 영감은 얻은 노트북’이라고 했다. 휴대성이 높은 태블릿 PC와 일반 노트북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이라는 뜻. 이러한 컨셉이 이번 맥북 에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품 두께와 무게
신제품 맥북 에어는 11인치와 13인치 두 가지로 출시되며, 제품의 두께는 같다. 가장 얇은 부분이 0.3cm, 두꺼운 부분이 1.7cm에 불과하다. 마침 현장에 가지고 갔던 아이폰 3Gs와 맥북 에어의 가장 두꺼운 부분과 비교해 본 순간, 지금까지 출시한 노트북 중 가장 얇다고 해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IT동아 트위터를 통해 사진을 본 한 독자는 ‘측면으로 맞으면 절단 나겠다’라는 섬뜩한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무게는 11인치 제품이 1.06kg, 13인치 제품이 1.32kg이다. 메모리를 추가한다거나, SSD 용량에 따라 약간의 무게 증가가 있을 수도 있지만, 100g 정도의 차이만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13인치의 일반 노트북은 보통 2kg 이하면 가볍다고 할 수 있는데, 맥북 에어는 일반 노트북과 비교급이 될 수 없을 듯하다. 맥북 에어는 말 그대로 휴대하면서 사용하기에 딱 알맞은 노트북이다.
그리고 가벼운 무게의 이유 중 하나인 SSD 탑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하드 디스크를 대신할 차세대 저장 장치로 인정받는 것이 SSD이다. 하드 디스크보다 처리 속도가 빠르고, 가벼우며, 충격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아직 용량 대비 가격이 비싼 편이라 11인치 맥북 에어에는 64GB, 128GB가 탑재되어 있고, 13인치 맥북 에어에는 128GB, 256GB가 탑재되어 있다(SSD 관련 기사: http://it.donga.com/openstudy/241/).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현장에서 직접 들고 보고 만져 본 맥북 에어의 두께와 무게는 정녕 노트북 같지가 않았다. 잘 만들어진 알루미늄 재질의 도마라 해도 믿었을 것이다. 얇고 가벼운 노트북은 내구성이 약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을 듯한데, 제품 전체가 알루미늄 바디라 튼튼하다. 쉽사리 깨지거나 금이 갈 염려는 없어 보인다. 맥북 에어는 또한 여러 알루미늄판을 조립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알루미늄판을 가공하여 만든 것이라 더 견고하다(유니바디(Unibody) 디자인).
다만, 상판을 열기가 좀 부담스러웠다. 너무 얇다 보니 잡을 곳이 없었던 것. 손가락이 좀 큰 사람이라면 여는데 좀 애를 먹을지도 모르겠다. 이러다가 상판을 열기 위한 도구가 액세서리로 나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크기 비교를 위해 아이폰 3Gs를 11인치 맥북 에어 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고해상도 화면, 풀 사이즈 키보드, 멀티터치 트랙패드
11인치 제품은 1,366 x 768 해상도이고, 13인치 제품은 1,440 x 900 해상도이다. 그리고 풀 사이즈 키보드를 탑재했다. 휴대용 노트북에서 타이핑을 뺄 수 없는 부분이고, 오타를 줄이기 위해서는 풀 사이즈 키보드는 기본이다. 여기에 애플 특유의 멀티터치 트랙패드도 탑재되어 있어, 웬만한 작업은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뭐, 맥북 제품 대부분이 이렇긴 하지만, 여전히 입출력 단자가 좀 부족하다. 11인치 제품은 USB 2.0 포트 2개,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 1개가 전부다(미니 디스플레이 포트에 어댑터를 연결하면 VGA, DVI, HDMI 연결도 가능하긴 하다). 그 흔한 유선랜 단자(RJ-45)도 없다(USB 포트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를 사용하면 되긴 한다).
13인치 제품도 이와 같고 여기에 SD 메모리 카드 리더 슬롯이 하나 더 있을 뿐이다. 무게와 두께를 위해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린 듯.
한 가지 편리한 것은 전원 어댑터 부분이 자석으로 되어 있어서 포트에 가져다 데면 ‘탁~’하니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상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일반 어댑터를 연결해 사용할 때, 어댑터 케이블이 발에 걸려 높은 곳에서 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맥세이프(MagSafe) 기능이라고 한다. 여담이지만, 의외로 재미있어서 자꾸 떼었다 붙이게 되더라.
강화된 성능과 대용량 배터리 채용, 늘어난 사용 시간
탑재된 CPU는 울트라씬용 인텔 코어2 듀오 CPU이다. 인텔 코어 i 시리즈가 나와 있는 지금 언제적 코어2 CPU냐고 말할 수 있지만, 내장 그래픽 코어가 같이 들어 있는 코어 i CPU는 외장 그래픽 칩셋과 같이 사용할 경우 오히려 낭비일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된 맥북 에어는 엔비디아 지포스 320M 외장 그래픽 칩셋이 탑재되어 있어 인텔 코어2 듀오 CPU로도 충분하다. 또한, 울트라씬 초저전력 CPU이기 때문에 전력 소비가 적어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여 사용 시간을 늘렸다. 제품 뒷면을 열면 배터리가 전체의 2/3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번 충전으로 11인치 제품은 최대 5시간, 13인치 제품은 최대 7시간을 사용할 수 있고, 대기 모드로 두면 최대 3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측에서 보장하는 최대 충전 횟수는 1,000회이고, 수명이 다한 맥북 에어 배터리는 159,000원에 교체가 가능하다.
가격은?
현재 두 제품 모두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애플 온라인 스토어와 애플 공인 판매 대리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11인치 맥북 에어 64GB 제품은 129만 원, 128GB 제품은 155만 원이다. 13인치 맥북 에어 128GB 제품은 169만 원, 256GB 제품은 209만 원이다. 또한, 구매자가 한 단계 높은 성능의 CPU와 2GB 메모리, 주변 액세서리 기기를 추가로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아래 사진을 보면 확인 가능하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맥북 에어 출시를 보면서 가장 우려되었던 점이 바로 ‘가격’이었다. 사실, 애플 제품이 전반적으로 좀 비싸긴 하다. 이는 어느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맥북 에어가 처음 나왔을 때, 스티브 잡스의 서류 봉투 퍼포먼스에 놀라고, 마지막 가격에 한 번 더 놀랐던 사람이 본 기자다. 당시 들었던 생각은 단 하나. ‘저걸 어떻게 사!’
이번에 출시된 11인치와 13인치 제품의 가격은 꽤 내려왔다. ‘조금만 더 내렸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이미 IT동아 내 사무실에서 11인치 맥북 에어를 구매한 용자도 있다). ‘Back To The Mac’이라는 타이틀로 다시 맥 사용자를 늘리겠다는 포부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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