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할 제품이 아수스의 람보르기니 시리즈의 신작이라고 들었을 때 많은 기대를 했다. 고성능의 슈퍼카로 이름이 알려진 람보르기니의 브랜드 이미지를 살린 성능과 디자인을 보여주며 높은 평가를 받아온 아수스 람보르기니 시리즈의 신작이라니! 그러나 막상 제품을 받아보니 일단 아수스 람보르기니 VX6(이하 VX6)가 고사양의 노트북이 아닌 아톰 프로세서의 넷북이라는 것에 당황하고 넷북이면서도 높은 몸값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다시금 놀라고 말았다(기존의 람보르기니 시리즈에 비하면 싼 편이지만). 놀라움과 당황스러움도 잠시 어떤 제품이기에 이 가격이 나오고 성능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고 싶었다. 이렇게 놀라움과 당황 그리고 호기심으로 시작한 리뷰였다.
고급스러운 느낌의 외형과 최신규격 포트
넷북은 성능보다는 휴대성을 강조하는 제품이고 대부분의 제품이 비슷한 크기와 성능을 가지고 있다. 제품별 차이라고 한다면 디자인 정도밖에 없는데, 일단 디자인만 놓고 보면 확실히 눈에 띈다.
상판은 기본적으로 깔끔하고 지나치게 번들거리지 않는데다가 상판을 장식하고 있는 람보르기니 로고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줘 만족스러웠다. 다만 전체적인 외형에서 날렵한 스포츠카 람보르기니의 이미지가 느껴졌던 기존 시리즈 디자인과 비교해 상판 외에는 다른 부분에서 별다른 특징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좌측면에는 전원, USB 2.0 포트 1개와 외부 영상 출력포트인 HDMI, D-SUB 단자 그리고 메모리 카드 리더기(MMC / SD/ SDXC)가 있다. 우측면은 헤드셋/마이크 단자, USB 3.0 지원 포트 2개, 유선 랜 포트, 도난방지 락 홈이 있다. 특히 최신 규격 포트인 USB 3.0 지원 포트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USB 3.0을 지원하는 기기를 연결하여 사용하면 USB 2.0보다 약 10배 정도 빠르게 파일을 전송할 수 있다(물론 USB 2.0 지원 기기를 연결하면 USB 2.0까지의 속도만 나온다). 블루투스 역시 최신 규격인 3.0(최대 전송 속도 24Mbps)이니 지원하는 포트 규격만큼은 노트북 부럽지 않은 구성이다.
디스플레이는 12.1인치 LED 백라이트 스크린(해상도 1,366x768)으로 되어 있고 상단에 웹캠이 있다. 키보드는 풀사이즈 크기의 각각 독립되어 있는 형태로 문서작업 시에 탄력적인 키감이 불편 없이 사용이 가능했지만 좌우의 시프트 키 모두 크기가 작아 시프트 키 대신 Z키와 /키를 누르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VX6의 키보드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듯하다. 옆에 있는 경첩 부분 좌측에는 윈도우 실행 없이 간단하게 인터넷 서핑, 음악 감상 등을 할 수 있는 아수스 익스프레스 실행 버튼(원도우 실행 시에는 전원관리)이, 우측에는 전원버튼이 달려 있다. 터치패드의 경우 무광 처리한 팜레스트와 다르게 하이글로시 재질로 되어 있어 지문이 많이 남았다.
넷북의 기본은 지킨다
겉만 예쁘다고 다는 아니다. 가지고 다니면서 인터넷과 간단한 문서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넷북인 만큼 휴대성과 배터리 사용시간이 중요하다 볼 수 있다. 무게는 1.5kg(배터리 포함) 정도로 필자의 경우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약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걷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약 1시간 정도는 들고 다녀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어댑터 또한 작고 가벼워 가방 안에 VX6와 함께 넣고 다니기도 좋았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대략 별다른 전원관리 없이 동영상 2편 감상, 웹 서핑과 문서작업등 약 4시간 사용 후 확인해보니 1시간 15분(배터리 잔량 32%)가량 남아 있었다. 이 정도면 절전모드에서 약 6시간 정도는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된다.
이제 내부 성능을 알아보자
VX6는 인텔 아톰 D525 듀얼코어 1.8GHz, 그래픽 칩셋은 NVIDIA ION2으로 넷북으로 최신의 사양이다. 자세한 세부사항은 위의 그림을 참고하도록 하자. 퍼포먼스테스트 상에서는 C드라이브 결과만 나왔지만, 실제 하드디스크의 총 용량은 320GB이다.
퍼포먼스테스트를 돌려본 결과 약 370점 정도로 나타났다. 요즘 출시되는 넷북은 초기 넷북들에 비해서 어느 정도 성능이 향상되어 퍼포먼스테스트를 돌려보면 보통 300~330점 정도를 기록한다. 따라서 VX6가 다른 넷북에 비하면 성능이 약간 더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상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는 아니므로 전반적인 성능은 여러 가지 테스트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동영상과 게임 성능은 어떤지 봐볼까
애니메이션, 고화질 뮤직비디오, 스포츠 경기 등을 감상해봤는데,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운 재생이 가능했으며, 덴마크의 명품 오디오 제조업체 뱅앤 울룹슨의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일단 720p 동영상의 경우 별다른 설정이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스포츠 중계를 자주 보는 필자의 평소 습관에 따라 2경기를 동시에 보면서 웹서핑을 하는 상황에도 CPU 점유율 30~40% 정도를 보여주며 큰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했다. 다만 1,080p 동영상 파일의 경우 음성과 영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싱크가 점차 안 맞는 현상이 생겼는데 CoreACC 코덱 설치 후 무리 없이 감상이 가능했다. 동영상 재생 시에는 CPU 점유율이 80%로 동시에 다른 작업하기에는 불편했지만 동영상 감상만 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게임 플레이
게임 성능 테스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 크래프트 2, 서든어택으로 최초 설정 옵션으로 각기 게임을 진행했다. 월드 오브 크래프트는 중간 옵션으로 30∼40대의 프레임을 보여주면서 기본적인 게임진행에 있어 불편함이 없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달라란 같은 지역에서는 프레임이 10으로 떨어지긴 했었지만 기본적인 퀘스트 진행은 가능했다. 스타크래프트 2의 경우 중간옵션에서 프레임 수는 16~20프레임 사이로 게임진행이 가능하지만 유닛의 수가 많아질수록 프레임 수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진행은 가능하지만 멀티 플레이까지 원활하게 하기에는 다소 어려웠다. 서든 어택은 기본 옵션으로 하는 경우 무난하게 플레이 가능했으며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크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테스트 결과를 통해 예상해볼 때, VX6로 일반적으로 저사양 게임에 속하는 게임(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등)은 무난히 플레이 가능하고, 중간 사양의 게임(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서든어택)은 옵션 조정을 통해 보다 원활한 게임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데스크탑 PC 기준으로 권장사양 CPU 펜티엄4 2.8GHz, RAM 2GB 이상의 게임은 플레이하기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니 마음을 비우는 것이 좋겠다(단,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를 업데이트하면 조금쯤 달라질 수도 있다).
가격 그것이 문제로다
필자는 어떠한 제품이든지 구매한 뒤에 가급적 가격 비교 사이트를 들어가거나 비슷한 물건을 찾아보지 않는다. 이미 구입한 물건과 비슷한 성능을 가졌으면서 보다 싼 가격의 물건이 있을 경우 후회가 밀려오고는 하기 때문이다. VX6를 직접 구매했다면 아마 그랬을 것이다. 지금까지 ‘넷북’하면 자연스럽게 답답한 이미지가 떠올랐으나 VX6는 사용하는 동안 충분히 쾌적한 성능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음에 걸리는 문제는 비슷한 성능을 가진 제품과 비교해 높은 가격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서는 세계적인 명차 람보르기니의 브랜드 가치와 한정판매의 희소성, 그리고 USB 3.0 지원의 최신 포트. 뱅 앤 올룹슨의 아이스 파워 사운드 시스템 등이 더해져 있어 만족할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람보르기니가 명차로 인정받고 브랜드 가치가 생긴 것은 슈퍼카로 불리는 일반 차와 다른 성능을 바탕으로 명품 옵션과 디자인 그리고 한정생산의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라 말하고 싶다. 일반 차의 성능으로 장식만 붙인다면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가격이 문제인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적으로 ‘넷북치고는 비싸!!’라고 말할 수도 없고….
글 / 박건영(kool_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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