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의 어깨, 그것이 금이다 모두가 류현진의 왼쪽 어깨만 바라보고 있다. 순조롭게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류현진의 호투가 절실해서다. 두 차례 평가전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기에 더 그렇다. 하지만 대표팀의 믿음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그는 ‘류현진’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 DB]
컨디션 난조 불구 왜 류현진인가?
대만전 부진해도 실전감각 회복 소득준결승·결승 이겨야 금메달 목표 달성야구대표팀 중심타자 이대호(28·롯데)는 “류현진이 느끼고 있을 부담감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면서 “(김)광현이도 아파서 오지 못했다. 현진이 성격상 겉으로는 티를 안 내도, 모두들 자기만 바라보고 있는데 얼마나 부담이 크겠나. 사실 나도 현진이만 보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이대호의 말처럼 대표팀의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 나아가 한국 야구계와 국민들은 온통 류현진의 어깨만 바라보고 있다. 그가 평소처럼만 던진다면 한국의 금메달 전선에 녹색등이 켜지지만, 만에 하나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어려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표팀의 평가전에 2차례 등판한 류현진의 투구내용을 보고는 걱정어린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다. 첫 등판인 1일 KIA전에서 2이닝 동안 47개의 공을 던지면서 3안타(1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구속은 대부분 130km대 중반이었다. 2번째 등판인 7일 롯데전에서는 3.2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지며 8안타 2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역시 부진했다. 직구구속이 다소 회복됐지만 140km대 초반. 구위도 구위지만 여전히 컨트롤에 애를 먹는 상황이라 더욱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대표팀의 류현진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다. 조범현 감독은 “13일 대만과의 첫 경기에 류현진을 선발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에이스에 대한 부담감이 있겠지만 어린 나이답지 않게 그만큼 책임감도 크고, 최고투수의 자리에 오른 것은 스스로 컨디션을 만드는 노하우를 가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시진 투수코치는 “지금까지의 평가전 투구내용만 놓고 좋다 나쁘다고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 코치에 따르면 류현진은 제구에 중점을 두면서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한 상황. 구위도 아직 정상적으로 올라오지 않았는데 상대타자는 직구만 기다리면서 타격을 했기 때문에 안타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13일 대만전까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까. 김 코치는 “구속보다는 제구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진단하면서 “제구라는 것은 몸이 만들어져야 가능해진다. 체중이동이나 투구 밸런스가 잘 맞아야 컨트롤이 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마지막 컨디션을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컨트롤만 잡히면 구속도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표팀이 13일 대만과의 첫 경기에 그를 선발로 내세우려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다. 대만전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어차피 준결승과 결승전을 이겨야 목표했던 금메달을 따낼 수 있다. 물론 류현진이 대만전에서 기대만큼 호투하는 것이 대표팀이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부진하더라도 대표팀에게는 소득이 있다. 실전감각을 찾아야 더 중요한 결승전 등판에서 호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대표팀은 류현진의 어깨에 운명을 걸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