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한국도로공사 용병 사라파반(왼쪽에서 2번째)은 꼴찌 반란의 핵심 선수다. 9일 한국인삼공사 전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는 사라파반.
남자부 상무신협·여자부 도로공사 등
주전들 고른 득점…수비·조직력 끈끈
만년 최하위팀서 다크호스로 대변신
프로배구가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2010∼201 1 V리그가 시즌 초반부터 하위팀들의 거센 반란으로 대 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마디로 ‘만만한 팀’이 없다. 돌풍의 핵은 남자부 상무신협과 여자부 도로공사다. 여기에 남자부에서는 우리캐피탈과 대한항공마저 상위권 팀들을 줄줄이 잡으며 이변을 연출했다. 승수쌓기의 제물로 여겼던 팀들이 이제는 가장 긴장해야 할 다크호스가 됐다.주전들 고른 득점…수비·조직력 끈끈
만년 최하위팀서 다크호스로 대변신
상무신협의 초반 돌풍이 거세다. 상무 강동진(오른쪽)이 9일 삼성화재 전에서 강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 상무신협, 우리캐피탈 준비된 승리
우리캐피탈이 개막 후 2연승을 거두며 선두로 나서고, 만년 꼴찌 상무가 홈 개막전(9일)에서 삼성화재를 3-2로 물리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섣부른 예측이 될 수도 있지만 프로배구의 새로운 중흥을 이끌어낼 전력 평준화가 서서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위권 팀들의 반란의 원동력은 ‘스타’보다는 탄탄한 조직력을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우리캐피탈은 김정환(라이트)과 새 용병 숀 파이가(레프트)의 공격력이 살아나고 센터 박상하와 신영석까지 공수에서 활약하며 KEPCO45와 LIG손해보험을 연파했다. 상무는 삼성화재에서 이렇다할 활약 없이 입대한 세터 강민웅과 레프트 홍정표가 혹독한 훈련을 거쳐 업그레이드됐고, 실업팀 화성시청에서 입대한 센터 황성근까지 삼성화재 가빈과 박철우라는 두 거포를 확실하게 막아내는 든든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반란의 주인공이 됐다.
두 팀 모두 한 명의 ‘거포’ 보다는 주전 모두가 고른 득점을 올리는 팀워크와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운다는 점에서 닮았다. 돌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거라는 예상도 그래서 가능하다.
● 여자부 반란의 주역 도로공사
도로공사는 벌써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게 아니냐는 농담이 나오고 있다. 지난 시즌 4승(24패)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에는 개막전에서 흥국생명을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디펜딩 챔피언 한국인삼공사를 3-1로 꺾고 2연승을 올렸기 때문이다. 라이트 사라파반의 활약을 바탕으로 레프트 임효숙과 황민경, 센터 하준임과 이보람이 수비에 바탕을 둔 세트플레이로 고른 득점을 올리며 팀 전체의 균형이 잡혔다.
이처럼 어느 팀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조직력을 갖춘 꼴찌들의 반란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