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그린, 라운드 축소 잇따라, 고향땅서 컷탈락…양용은의 굴욕

입력 2010-1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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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프로골프는 올해 이상기온 등 짓궂은 날씨가 계속돼 대회를 개최하는데 애를 먹었다. 8월 열렸던 하이원컵 1라운드 때 짙은 안개가 낀 정선 하이원 골프장. 스포츠동아DB

2010 프로골프는 올해 이상기온 등 짓궂은 날씨가 계속돼 대회를 개최하는데 애를 먹었다. 8월 열렸던 하이원컵 1라운드 때 짙은 안개가 낀 정선 하이원 골프장. 스포츠동아DB

2010필드에선 이런 일이|③ 이상기온에 반토막 대회 속출
올 한해는 이상 기온으로 대회가 정상 개최되지 못하고 축소된 ‘반 토막’ 대회가 속출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관련 협회의 어정쩡한 대처로 축소된 사례도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KLPGA 투어는 올해 3개 대회가 예정된 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둔 6월 10일 상반기 마지막 대회로 열린 에쓰오일 챔피언십은 강풍과 비 때문에 2라운드 경기로 우승자를 가렸다. 제주 엘리시안 골프장에서 열린 마지막 날 3라운드 경기가 오전부터 계속된 강풍으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2라운드까지의 결과만으로 우승자를 결정했다.

이어진 하반기 첫 대회 하이원컵리조트 채리티여자오픈도 반토막 대회로 종료됐다.

국내 여자대회 중 가장 상금이 걸려 있는 하이원리조트컵 채리티여자오픈은 상금여왕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우승상금 2억원이 걸려 있어 상금레이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축소 원인은 안개 때문이었지만 경기 진행의 아쉬움도 많았다.

첫날부터 짙은 안개로 예정보다 6시간 늦게 1라운드를 시작하면서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웠다. 이틀째 오전 7시30분부터 1라운드 잔여경기를 치르면서 경기를 속개했지만 이후 다시 안개가 코스를 덮으면서 오후 1시 경 2라운드 취소를 발표했다. 사흘째 날씨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두른 감이 없지 않았다. 만약 사흘째도 같은 날씨가 계속된다면 국내 최다 상금이 걸린 대회가 1라운드 경기로 끝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다행히 3라운드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려 최악의 사태는 막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3라운드로 진행해도 무리 없던 대회가 2라운드로 끝난 것에 대해 미숙한 진행을 지적했다.

2주 뒤,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장에서 열린 LIG 클래식도 기상악화로 2라운드 밖에 치르지 못하고 우승자를 가렸다.



국내 유일의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도 안개로 대회 축소를 피하지 못했다. 대회조직위는 4월 22일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린 1라운드 경기가 짙은 안개로 지연되면서 25일까지 예정된 4라운드 대회를 3라운드로 축소한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1라운드 오후에 출발 예정이던 선수들이 6시간이나 늦게 경기를 시작하면서 이틀째 1,2라운드를 한꺼번에 치러야 하기 때문에 4라운드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로 인해 대회는 이틀째 1라운드 잔여경기와 2라운드 오전 출발 선수만 경기했고, 2라운드 오후에 출발 예정인 선수는 하루 쉬고 사흘째 2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예상하지 못한 경기 진행에 선수들도 갈팡질팡한 모습이었다.

특히 초청을 받고 출전한 양용은은 하루에 35홀 경기를 치르다 보니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결국 고향 팬 앞에서 컷 탈락했다.

외국의 경우 예정된 대회 날짜보다 예비일로 하루를 더 잡아둔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골프장 측의 사정으로 대부분 정해진 날짜에만 경기를 진행한다. 예비일을 두면 골프장 측은 그만큼 영업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발렌타인 챔피언십 역시 그랬다. 26일에는 주최사의 이벤트 경기가 잡혀 있어 하루를 연장해 대회를 치르는 것이 불가능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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