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능력에 비해 열악한 구단 환경 덕분(?)에 타 구단에서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넥센 손승락. 하지만 그는 다른 구단이 아닌 넥센에서 가을 잔치 무대에 설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구원왕’ 만들어준 팀…애정 강해… 구단서도 최고 연봉인상률 보장
“넥센에서 성적을 내 보고 싶습니다.”트레이드설에 휩싸이며 스토브리그의 핫이슈로 떠오른 손승락(28·넥센)은 11일 신혼여행에서 돌아왔다. 이미 신혼여행 기간부터 그의 향후진로에 대한 무성한 얘기가 떠돌았다. 그는 “신혼여행 다녀오니 지인들이 많은 말들을 전하더라”고 했다.
○‘넥센 유니폼을 입고 가을잔치 가고 싶다’
하지만 막상 본인은 덤덤한 모습이다. 신혼여행지인 하와이에서도 자신과 관련된 기사는 보지 않았다.
그는 “무슨 일(트레이드)이 있다면 나에게 먼저 연락이 있지 않았겠느냐”면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성격이다. 프로선수라면 일단 내가 해야 할 운동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라고 의연했다.
2005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발을 디딘 손승락은 올 시즌 마무리투수로 변신해 대성공을 거뒀다. 53경기에서 방어율 2.56, 2승3패 26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왕’에 올랐다. 넥센의 구단 역사상 최초의 타이틀 홀더였다. 손승락 스스로도 ‘최초’라는 꼬리표를 무엇보다 자랑스러워한다.
‘이적설’ 속에서도 팀에 대한 그의 애정은 변함이 없다. 자신을 성장시킨 팀에 대한 믿음과 고마움 때문이다. 손승락은 “넥센 유니폼을 입고 4강에 오르는 것,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 주부터는 목동구장에서 자율훈련을 하며, 내년 시즌을 대비할 예정이다.
○역대 최초 타이틀 홀더·최고 연봉인상률 예약
구단에서도 손승락에게 섭섭하지 않은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투수부분 연봉고과에서 1위에 올랐다. 투수연봉고과 항목은 선발보다 중간·마무리에게 다소 불리하다는 평이 존재한다. 그런 맥락에서 손승락의 고과평점 1위는 더 가치가 있다. 게다가 팀 역사상 최초의 타이틀 홀더라는 프리미엄까지 있다.
넥센 관계자는 “아직 서로가 액수를 밝힌 단계는 아니지만 투타에서 최고의 인상률은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3500만의 연봉을 받았던 손승락이 팀 역사상 최고인상률을 경신하는 것도 기정사실이다. 이제 어느 정도 경신하느냐가 관심사다.
넥센의 팀 역사상 최고인상률은 강정호가 2009시즌 연봉 4400만원에서 2010시즌 1억500만원으로 수직상승할 때 기록한 138.6%다. 손승락은 “최고의 한 해였다. 구단에서 최초 타이틀 홀더에 대해 자존심을 세워주실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