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던 ‘무승부=패’ 사라진다

입력 2011-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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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 스포츠동아DB

강우콜드 ‘무승부=패’ 등 해프닝
2년동안 시행…현장서 불만 폭증
실행위 ‘일본식 승률제’ 회귀 합의

내년부터 팀당 경기수 140경기로
엔트리 확대…클리닝타임도 부활
지난 2년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무승부=패배’제도가 사라진다. 8개 구단 단장들로 구성된 실행위원회는 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2009년, 2010년 시행된 ‘무승부=패’ 규정을 폐지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신 2007년 시행됐던 승수를 승수와 패수의 합(승수/승수+패수)으로 나누는 일본식 승률제도를 재도입하기로 합의했다.


○‘무승부=패’제도의 폐해

‘무승부=패’제도는 연장전에서 승부를 느슨히 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도입됐다. 그러나 현장의 불만이 거셌다. 치열한 순위싸움을 하고 있을 때 무승부가 ‘패’로 처리되면서 손해를 보는 팀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 제도의 가장 큰 폐해는 동점 상황에서 강우콜드 선언이 될 때. 실제 지난해 8월 24일 잠실 LG-두산전에서 2-2로 맞선 5회 강우콜드 무승부 선언이 되며 두 팀 모두 ‘패’를 기록하는 첫 사례가 나왔다.

순위싸움과는 무관했지만 당시 선수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비 때문에 허무하게 졌다”며 탄식을 쏟아냈다. 이에 앞서 8월 15일 대구 한화-삼성전에서도 4-4로 맞선 6회 폭우가 쏟아졌지만 50분을 기다린 끝에 경기를 재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30분 동안 비가 그치지 않을 경우 강우콜드 선언을 해야 하지만 SK와 삼성의 1, 2위 싸움이 치열했던 까닭에 주심도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최선을 다해 싸워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을 동시에 패자로 만든다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단장들은 현장의견을 반영해 가장 먼저 승률제 논의에 나섰다.


○승률계산법 변천사와 문제점


무승부를 승수에서 제외하는 승률계산방식은 프로야구 창단 첫 해인 1982년부터 도입돼 1986년까지 시행됐다. 그러나 이 제도에도 맹점은 있다. 무승부수가 많은 팀이 승수가 많은 팀을 승률에서 누르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이지만 이 계산방식을 적용하면 1승9무나 2승8무한 팀이 9승1패한 팀보다 승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1987년부터 11년간 무승부에 0.5승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승수와 무승부수를 합해 전체 경기수(승수+무승부X0.5/전체 경기수)로 나누는 방식이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승패를 결정짓는데 소홀할 수 있어 무승부에도 불이익을 줘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1998년(∼2002년) 또 다시 기존 승률제로 복귀했다.

이 뿐만 아니다. 끊이지 않는 무승부 논쟁 때문에 2003∼2004년에는 승률 대신 다승제를 도입한 바 있다. 2008년에도 일시적으로 무승부를 없애는 ‘끝장승부’를 실시했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판단 하에 폐지됐다. 이후 ‘무승부=패’라는 로컬룰을 만들었다가 2년 만에 다시 원 승률제로 돌아가게 됐다.


○내년부터 팀당 140경기·엔트리 확대·클리닝타임도 부활

실행위원회는 무승부=패 제도 외에도 2012년 경기수를 133경기에서 140경기로 늘리고 1군 엔트리수(26명 등록·25명 출전→27명 등록·26명 출전)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매년 논란이 되고 있는 포스트시즌 엔트리 제출시기는 경기 5일전에서 하루 전으로 바꿨다. 포스트시즌 연장전도 현재 12회에서 15회로 늘렸다. ‘스피드업(경기시간촉진)’을 위해 사라졌던 클리닝타임(5회말 공격 종료 후 4분간 구장 정리)도 부활한다.

경기시작 시간은 개막전이 열리는 4월 2일과 5월 5일 어린이날(오후 2시)을 제외하고 주중 경기 오후 6시 30분, 주말·공휴일 오후 5시로 결정했다. 포스트시즌 경기시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중 오후 6시, 주말 오후 2시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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