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4일, 이베이는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 옥션과 G마켓의 판매 상품이 검색되지 않도록 제한해달라고 네이버에 요청했다. 이는 소비자가 네이버로 구매 상품을 검색했을 때, 결과(지식쇼핑)를 통해 옥션과 G마켓의 상품 구매 페이지로 직접 연결되는 서비스를 포기하겠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4일 이후 네이버 지식쇼핑에는 옥션-G마켓 상품이 갱신되지 않고 있으며, 열흘 이내로 기존에 연결된 상품 역시 삭제될 예정이다. 이베이 측은 네이버 지식쇼핑에 지불하는 중개수수료(지식쇼핑을 경유해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할 경우 건당 2%의 수수료를 지급)에 비해 매출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 검색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화된 요즘, 이베이가 네이버 지식쇼핑을 통해 유입되는 상당 수의 소비자(이베이 측에 따르면 전체 트래픽의 약 35%)를 포기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네이버가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네이버 오픈마켓’ 사업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면서 이베이 측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해석에는 국내 오픈마켓 시장을 점유하다시피 하고 있는(옥션 14%, G마켓 23%: 2010년 상반기 조사 결과) 이베이가 지난해 지식쇼핑과 유사한 가격비교 사이트 ‘어바웃(www.about.co.kr)을 선보이면서 네이버의 뒤통수를 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이처럼 가격비교 사이트 어바웃을 통해 서서히 오픈마켓을 하나로 모으고 있는 이베이의 무서운 행보는 이번 결정을 통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반면, 지식쇼핑에 이어 체크아웃 서비스(네이버 아이디만 있으면 약 1,300여개의 인터넷쇼핑몰을 일일이 로그인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까지 순항해온 네이버의 입장은 매우 난처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네이버 역시 어바웃을 견제하기 위해 이미 지난해 말 여러 인터넷 쇼핑몰과 제휴해 7%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옥션-G마켓의 뒤를 잇고 있는 ‘11번가’와 손을 잡고 자신들이 가져가던 지식쇼핑 중개수수료(2%)를 소비자들에게 할인 혜택으로 돌려주는 프로모션도 실시한 바가 있어 이제 한번씩 견제를 주고 받은 셈이 됐다.
이렇게 온라인 상권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 네이버와 이베이 덕분에 웃는 것은 소비자다. 우선 온라인 쇼핑을 할 때 검색을 통해 상품의 정보와 가격 그리고 곧바로 구매 가능한 인터넷 쇼핑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전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더 많은 구매자를 이끌기 위해 양사가 경쟁적으로 내세우는 할인 서비스(중개수수료 리워드, 제휴이벤트 등)는 소비자들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 분명하다. 이는 또한 무분별한 오픈마켓의 증가를 막아, 소비자가 겪을 수 있는 불상사(짝퉁 판매, 부실 상품 판매 등)를 없애는데도 한몫을 단단히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포털사이트 마다 경쟁적으로 펼쳐온 오픈마켓 중개서비스 사업(중개수수료 사업)이 이제 도태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구매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달콤한 혜택(할인, 쿠폰 등)도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네이버와 이베이(옥션-G마켓)의 힘싸움 덕에 소비자들은 다양한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과연 소비자들이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안타까운 결과 대신 활짝 웃을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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