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현 버저비터…KCC ‘0.1초의 기적’

입력 2011-0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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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인삼공사와 부산KT의 경기에서 KT의 로드가 인삼공사의 이정현의 마크를 피해 슛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안양 |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14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인삼공사와 부산KT의 경기에서 KT의 로드가 인삼공사의 이정현의 마크를 피해 슛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안양 |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2차연장서 109-107 삼성 잡아
KT는 인삼공사 꺾고 단독선두
여자프로농구 신세계의 정인교 감독은 장신팀이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간단히 정리한다. “링이 위에 있으니까. 만약 링이 땅에 달렸다면 작은 선수가 유리했겠지.” 하지만 신은 공평하다. 장신선수가 슛 감각까지 좋은 경우는 드물다.

샤킬 오닐(216cm·보스턴)의 봉쇄 법으로 ‘핵어 샤크(hack a shaq)’ 전술이 있다. 자유투가 약한 오닐의 약점을 파고들어 무차별 파울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전주KCC 하승진(221cm)을 막기 위해 타 팀들이 내놓은 해법도 비슷했다. ‘핵어 하’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13일까지 2010∼2011시즌 총 20경기에 나선 하승진은 165개의 자유투를 얻었다. 경기 당 평균은 8개를 넘는다. 2010년 12월16일 인삼공사 전에서는 무려 23개의 자유투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평균성공률은 54.5%.

KCC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점은 하승진의 자유투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경기에서는 3·4쿼터로 갈수록 성공률이 좋아졌다. 이에 대해 KCC 허재 감독은 흥미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1·2쿼터부터 다른 팀들이 (하)승진이에게 자유투를 시키니까 그렇지. 매 경기마다 계속 자유투 훈련하는 셈이야. 아마 6라운드가 되면 다 넣을 걸?”

사실 삼일상고 시절의 하승진은 슛 감각도 나쁘지 않았던 선수로 알려져 있다. KCC 관계자는 “(하)승진이가 ‘고등학교 때는 60∼70%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하더라. 프로 데뷔 첫 경기 때인가 어이없게 자유투를 놓치면서 이후 심리적인 압박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일종의 트라우마인 셈이다.

14일 잠실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KCC의 경기에서도 하승진의 자유투가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2쿼터까지 KCC는 삼성에 45-51로 뒤졌다. 하승진은 2쿼터까지 5개의 자유투 시도 중 1개만 링에 넣었다.

하지만 3쿼터에서 4개 중 2개를 넣으며 감각을 조율한 뒤, 4쿼터에서는 6개 중 5개를 넣었다. 특히 4쿼터에서 나온 자유투는 모두 KCC가 71-78로 뒤진 종료 4분27초전부터 삼성의 파울작전 등으로 얻은 것이었다. 결국 KCC는 하승진의 자유투를 징검다리삼아 84-84 동점으로 4쿼터를 마쳤다. 이어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임재현의 버저비터에 힘입어 109-107로 승리했다.



한편 안양에서는 부산 KT가 박상오(15점) 등 고른 활약에 힘입어 인삼공사를 94-74로 꺾었다. 5연승의 KT(23승8패)는 인천 전자랜드(22승8패)를 반경기차로 따돌리고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잠실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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